직장인이라면 피할래야 피할 수 없는 연중 행사가 있죠? 바로, 회식!
지인과의 약속도~ 가족들과의 오붓한 시간도~ 회식자리를 위해 포기할 줄도 아는 것이
직장인의 센스라고 하는데요. 가끔은 이러한 센스를 발휘하는 것이 버거울 때도 있다는 거~!
오늘 한화케미칼에서는 류재규 인사부문장님께서 모두가 공감할 만한 ‘회식’에 관한 직장인의 속내를 이야기해 주신다고 합니다.
신입사원도, 부장님도, 각자 나름의 이유가 있다는 점~~~
자! 그럼 공감 백배 “상사를 위한 변명(회식편)”을 만나보실까요?
아침에 아내와 다퉜다. 그래서, 아! 굶었다… 어제 마신 소주가 갈비뼈도 다 녹인 것 같다.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다. 오늘은 일찍 들어가야지. 이젠 몸도 생각해야 하고, 큰 애 작은애 할 것 없이 얼굴 본지 한 참이니… 지난 주 결혼 기념일 놓친 것도 문제지만, 어제가 작은 녀석 생일인 줄은 오늘 아침까지 몰랐다. 예정에 없던 회의가 소집되고, 안 좋은 실적으로 모두 바늘방석이다. 부장님의 일장 훈시와 차장님의 자아비판으로 간신히 끝이 났다. 공기는 하루 종일 싸늘하다 -_-;;
아침에 혼내신 게 미안하다면서 부장님께서 부서 회식을 하자하신다. ‘어려울수록 함께해야 한다, 전우애가 필요한 시기다, 부장님 서운하시지 않게 특별한 일 없으면 빠지지 말라’는 친절한 차장님의 멘트! 하지만 정말이지 오늘만큼은 빠지고 싶다..!
박신입이 자리에서 일어섰다.
“부장님 저는 오늘 선약이 있어서 죄송하지만 빠지겠습니다.”
(아~~저 오를레앙 잔다르크의 기개+_+)
“아, 그래요? 뭐, 일 있으면 그게 우선이지 허허~”
차~암 인자하신 우리 부장님.
2년차가 일어서려는 걸 정과장이 눌러 앉혔다. 후배를 아끼는 마음의 향기가 그윽하시다. 나도 내 옆 최대리에게 눈 빛 한번 쏴주었다. ‘어리석은 후배야, 선배 없으면 너넨 어찌 살래?’ 결국 철 모르는 박신입만 빼고 전원 참석이 되어버린 회식. 아내는 내가 이리 험하게 사는 줄 짐작이나 할런지... 마음이 허하다.
“신입은 좋겠다.
안가고 싶으면 안가도 되고,
늦어도 집에서 뭐라 할 사람도 없고… 부럽다~”
“형 나 정말 빠져도 괜찮은 거야?”
그리 걱정할 거면서 나서긴 왜 나서느냐며 신입 후배에게 핀잔을 줬지만, 빠져도 될까? 글쎄.. 나도 잘 모르겠다. 술 마시고 상사 비위 맞추려고 입사한 것도 아닌데, 이 청춘에 왜이리 눈치를 봐야 하는 건지! 나도 안 간다 그럴까? -_-;;
“근데 지 과장님 오늘 회식은 어딥니까?”
“부장님 가시는 데가 뻔하지 회식장소는 왜 물어?”
날 선 대답에 오늘도 상식 없는 사람이 되어.. 나는야 간다~ 오늘도 회식에 나도야 간다~♬
김부장님의 장황한 건배사를 필두로 바야흐로 회식은 시작된다. 앞에 앉은 이차장님보다 한참 왼쪽에 앉은 장과장님 曰, “부장님 한잔 올리겠습니다” 아 빠르다..! 순간 이차장님의 얼굴이 편치 않았으나 뒤이어 시작된 절묘한 멘트 “부장님은 갈수록 젊어지시는데 비결이…” 어떡하면 저런 말이 자연스레 나올까 생각…만 하다가 아뿔싸! 한발 늦어버렸다. 얼른 잔을 들고 부장님을 향한 그리움과 존경의 대열에 동참해 보지만 꼴찌다.
최대리님 박대리님마저 잠시 부장님 앞 자리에 머물다 이쪽 저쪽 구석으로 피신한 탓에, 어느새 회식자리는 모세가 홍해를 갈라 놓은 듯 둘로 갈라져버렸고.. 바다 한가운데는 부장님과 나만 남아버렸다. 공허한 가운데 울리는 부장님의 말씀, “예전에는 말이야…”
“부장님은 좋겠다 회식 하고 싶으면 하고,
메뉴도 입맛대로 정하고.
모두 칭송하지~ 끝까지 얘기 들어주는 나도 있지, 부럽다~”
회사가 안 좋다. 직원들도 기운 없어 보인다. 팀웍이 살아나야 할텐데… 내가 봐도 아침에 잔소리가 너무 심했다. 어떻게 수습하면 좋을까? 저녁이나 사줄까? 아, 아니지.. 요즘 젊은 사람들은 회식 싫어하는데. 가자고 했다가 아무도 안 가면 그 무슨 -_-;;
다행히 신입 하나 빼곤 다 간단다. 내가 서운할까 억지로 가는 건 아니겠지? 메뉴를 맘껏 고르랬더니 굳이 삼겹살을 먹자는 걸 보면 이차장이 그래도 짠밥이 있다. 삼겹살이 회식 메뉴로는 지겨울 만도 하지만, 실적 안 좋을 땐 그게 제일인걸! 회식이 끝나갈 무렵, 삼겹살 집을 나와 등 떠밀리듯 택시에 올랐다. 이차장은 나와 한잔 더할 것 같은 눈치였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과장 이상은 어디 가서 맥주라도 한잔 더 하자 그럴걸… 그런데 왜 그런 건 매번 먼저 와서 말해주지 않는 걸까, 내가 그리 어렵나?
집은 조용하다. 방 하나씩 차지한 두 딸년은 인기척도 없고, 마누라는 안방침대에 大자로 누워 잔다. 거실에 TV 켜고 앉아보지만, 그냥 아무도 없다… 내일도 일찍부터 시달릴 걸 생각하니 피로하다. 헌데 막상 소파에 누워서는 말똥말똥하다. 오늘 지과장은 표정이 어찌 그리 어두웠을까? 아무래도 내일은 저녁이라도 같이 먹으면서 등이라도 두드려줘야겠다.
“뭐, 과장이면 한창이지~~
뭐든 다 할 수 있잖아! 후배들 따르지 선배들 챙겨주지~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지!
아,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그리운 시절.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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