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온 지도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겨울이 오려는지 날이 쌀쌀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이렇게 가을을 보낼 수는 없겠지요! 가을을 즐기는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왠지 가을 하면 재즈 한 곡쯤은 들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재즈를 즐기는 방법에는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요. 앨범을 통해 들을 수도 있고, 재즈 공연을 직접 찾아가 눈앞에서 연주를 감상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영화로 접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재즈를 어렵게 생각하시는데요. 조금은 센티해지는 가을, 재즈 영화로 재즈와 친해지는 건 어떨까요? 사실 영화관에서 적지 않은 재즈 영화들을 접할 수 있습니다. 최근 흥행한 대표적인 재즈 영화로는 ‘위플래쉬’가 있습니다. 플렛쳐 교수 역을 맡은 J.K. 시몬스의 연기가 인상적인 영화였는데요. 오늘은 여러분께 세 편의 재즈 영화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모두 실존 인물들을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재즈 연주자들의 삶을 다룬 영화인데요. 단순하게 그 인물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입니다.
에단 호크에 오스카상을 안겨준 #본 투 비 블루(Born to be blue)
▲ 출처: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
본 투 비 블루는 쳇 베이커의 삶을 다룬 영화입니다. 쳇 베이커는 재즈계의 전설적인 인물 찰리 파커와 함께 무대에 오르며 재즈계에 발을 내밉니다. 재즈 트럼페터로써도 엄청난 명성을 떨쳤고, 훈훈한 외모로도 많은 인기를 끕니다. 하지만 그렇게 성공적이고 화려하기만 한 인생이었다면 Born to be blue라는 제목이 나올 수 없었겠죠. 그는 약물 중독 등으로 인해 완전히 무너지게 됩니다. 그리고 폭행 사건에 휘말리며 이가 모두 부러지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기하는 그의 삶이 영화 속에 녹아 있습니다.
▲ 출처: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
비포 선라이즈, 비포 선셋, 비포 미드나잇으로 잘 알려진 에단 호크가 영화에서 쳇 베이커 역할을 맡았습니다. 쳇 베이커로써 그의 감정 연기는 영화를 보는 내내 눈을 뗄 수 없게 만듭니다. 에단 호크는 감정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음악에도 직접 참여를 했습니다. OST에도 수록된 My funny valentine과 I’ve never been in love는 그가 직접 부른 곡입니다. 이 파트를 준비하기 위해 1년 정도 연주자들을 따라다니면서 트럼펫을 배웠다고 합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이 영화를 통해 그는 오스카상을 거머쥐었습니다.
▲ 출처: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
영화에는 위에서 언급한 재즈의 거장 찰리 파커와 또 다른 재즈 스타 마일스도 등장을 하는 쏠쏠한 재미가 있습니다. 다만 그의 인생에서 고된 시기에 초점을 맞추어 만든 영화이기 때문에 분위기가 무겁습니다. 또한 위플래쉬나 비긴 어게인 같은 음악 영화에 비해서 음악이 조금 적다는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음악과 인물의 감정적인 면, 그리고 시각적인 효과라는 세 가지 박자를 고루 갖추었다는 점에서 너무 훌륭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영화 엔딩을 앞둔 10~15분은 정말 스포를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서러움이 몰려옵니다. 에단 호크가 오스카상을 받게 된 이유를 이 장면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와인처럼 숙성된 영화 #레이(Ray)
▲ 출처: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
레이는 이번에 소개하는 최근에 개봉한 영화와는 다르게 12년 전에 개봉한 영화입니다. 조금 시간이 지난 영화지만 오랜 시간 숙성된 와인처럼 그 가치를 지금도 가지고 있습니다. 레이 찰스는 7세 때, 시력을 잃었습니다. 시각장애인이 된 그는 음악을 배우기 시작했고, 가스펠과 블루스 등을 결합시킨 음악으로 음악계에 떠오릅니다. 장고, 모범시민, 솔로이스트 등으로 잘 알려진 배우 제이미 폭스가 레이 찰스 역을 맡았습니다.
▲ 출처: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
레이가 우리에게 감정적으로 크게 다가오는 이유는 그의 삶에 있었던 역경들 때문일 것입니다. 동생의 죽음, 시력 상실, 성공 후에 다가오는 마약 등 삶의 굴곡이 있죠. 그런 중에도 음악을 놓지 않고 그의 삶과 존재를 표현하는 모습이 감동적입니다. 레이는 대부분의 일생을 다루어 앞서 이야기한 본 투 비 블루와는 다른 매력을 가집니다.
▲ 출처: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
레이 찰스의 음악은 사실 우리가 많이 접해보았습니다. Hit the Road Jack on Saturday Live 1996과 같은 곡이 대표적입니다. 음악을 듣고 있노라면 선글라스를 끼고 피아노 앞에 앉은 그가 고뇌 속에서 이런 스윙감을 통해 흥을 만들어내는 음악을 작곡했다는 것이 여러 가지 감정을 불러일으킵니다.
대중 앞에 사라진 5년 #마일스(Miles)
▲ 출처: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
마일스는 쳇 베이커와 비슷한 시기에 활동했던 재즈 트렘페터 마일스 데이비스를 주제로 한 영화입니다. 마일스는 오늘 소개한 다른 영화와는 조금 다릅니다. 마일스 데이비스 역을 맡은 돈 치들이 감독과 연출까지 맡은 점에서 색다릅니다. 사실 많은 이들은 돈 치들이 누구지? 라고 질문을 하실 겁니다. 돈 치들은 마블 사의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 맨 등에 출연해 워 머신 역을 맡은 배우입니다. 하지만 가장 큰 차이는 마일스는 마일스 데이비스가 대중 앞에서 사라진 5년간의 시간에 대해서 만든 픽션 영화라는 점입니다. 앞선 두 영화는 픽션이 있더라도 큰 줄기는 그들의 삶에서 가져왔습니다.
▲ 출처: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
영화에는 시간을 거스르는 플래시백이 많이 등장합니다. 과거와 미래 시점의 교차 편집이 난무해서 조금은 어지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본 투 비 블루와 비슷한 연출이지만 깔끔하지 못합니다. 그의 인생 이것저것을 다루고 싶었다는 것은 알겠지만 과한 것은 좋지 않다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마일스를 스크린 속에 나타내기 위한 초보 감독이자 주연 배우인 돈 치들의 노력은 엄청났습니다. 트럼펫을 10년 이상 연주해온 돈 치들은 이번 영화에 대역 없이 모든 장면을 소화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매우 허스키한 목소리 또한 마일스와 함께 연주했던 분들의 증언들을 통해 재연했다고 합니다.
▲ 출처: 네이버 영화, http://movie.naver.com/
마일스의 매력 포인트는 사운드 트랙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돈 치들, 그가 마일스의 열렬한 신도이기 때문에 확실히 음악에 공을 많이 들인 것이 티가 났습니다. 그중에서도 So What이란 곡은 심플한 드럼 비트 위에 올라탄 그의 트럼펫 소리가 너무나 매력 넘칩니다. 영화를 보고 음악에 매력을 느끼셨다면 OST를 통해 다시 한 번 재즈에 매력에 빠져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재즈는 왠지 어둡게 느껴지고, 게다가 어렵게 느껴집니다. 하지만 우리는 광고, 드라마, 영화 등을 통해 다양한 재즈를 접하고 있고, 때로는 그 음악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다만 재즈라는 단어에 사로잡혀 재즈를 접하는 것을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을 뿐인데요. 올가을은 앞에서 소개해드릴 영화를 통해 재즈와 친해져 보는 건 어떨까요? 아마도 재즈의 매력에 빠져드는 순간 여러분의 음악 플레이 리스트는 재즈로 가득 차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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