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업무 와중에도 마음 맞는 사람끼리 간단하게 한잔하는 번개회식은 직장생활의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그래 간단하게 딱 한잔만 하는거야~’
한잔 두잔 기울이는데, 어라? 과장님이 지나가시네~ 한 명 두 명씩 합류하면서 판이 커지기도 하고 2차를 가기도 한다. 계획에 없던 일은 항상 고민이 따르게 마련! ‘이럴 때 계산은 누가 해야 하지?’ ‘에이 뭐, 과장님이 내시겠지~ 더 마셔도 되겠네.’ ‘아~ 난 한 잔 밖에 안마셨는데….’ 각자의 머리 속은 복잡해진다.계산 안 하면 쩨쩨하다고 할 것 같고 그렇다고 계산하자니 조금 억울하고…이거 고민되네~그냥 내가 낼까? 아님 슬쩍 빠질까?
날이면 날마다 오는 직장인의 딜레마들
여러분들을 위해 요런 애매~한 상황들, 다 정리 해 드립니다.
직장 생활의 애매한 상황을 정리해주는 남자!
한화케미칼 애정남, K과장이 정리해 주는 비즈니스 매너
3탄 : 계산은 누가 해야 하는가?
자~ 상황 별로 계산담당을 정리해 드립니다.
▶ 하나, 내가 마시자고 했을 경우
지갑 만지작거릴 이유 전혀 없습니다. 그냥 계산하시면 됩니다. 판 벌린 사람이 책임지는 겁니다. 집에 가겠다는 사람 붙잡아 놓고 기분 좋게 마시고 나서 더치페이 어플 이런거 꺼내서 계산하시면 후배들한테 찍힙니다. ^^
※ 단, 이 경우는 인원 변동이 없을 때 입니다.
▶ 둘, 내가 마시자고 했는데 판이 커졌을 경우
대부분 판이 커질 경우는 후배들이 합석하는 경우입니다. 어쩌겠습니까~ 내가 과장인 것을…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계산을 합니다. 이 대목의 포인트는 잠시 고민하는 듯이 핵심입니다. 자칫 맹물로 보이면 매번 바가지 씁니다. 그러면 집에서 싫어합니다. 하지만 계산할 때는 삼박자를 맞춰야지요~ 과감하게~ 확실하게~ 표나게~
▶ 셋, 내가 마시자고 안 했는데 판이 커졌을 경우
상황은 이런 겁니다.
퇴근 무렵 눈치 빠른 L대리가 번개를 친다. “삼겹살에 소주한잔?” 마다할 이 K과장이 아니죠. 그렇게 둘은 회사인근 삼겹살 집으로 향하는데….이거 분위기가 이상하게 돌아가네. 한 명, 두 명 접선이 되더니 어느새 자리는 6명으로 불어났다. 눈치 없는 후배 녀석들… 삼겹살이 물린다며 갈매기살에 항정살까지 마구 시키고 냉면까지 시킨다. 얼추 10만원 훌쩍 넘은 것 같다. 부담스럽다. 먼저 꼬시고, 판을 키운 건 L대리인데, L대리한테 뒤집어 씌울까? 나눠내자고 할까?
바로 요럴 때! 어떻게 하냐는 거죠. 결론 내 드립니다. 10만원 이하면 과장이 냅니다. 그렇지만 10만원이 넘는 경우, 심도 깊은 논의가 필요합니다. ㅎㅎㅎ 애초에 판을 벌린 L대리가 도와줘도 되고, 안도와줘도 됩니다. 도와주면 누이 좋고 매부 좋은거고, 안도와주면 K과장 폼나는겁니다? ㅠㅠ 이럴 땐 그냥 그때 그때 우리끼리 정하는 겁니다.
▶ 넷, 우연히 합석했을 경우
후배 4명이 치맥을 하고 있다. 지나가다 연락 받고 잠시 들렀다. “K과장님, 맥주 한잔 하고 가세요…” 딱 한잔 했다. 테이블의 4명은 모두 후배다. 이거 내가 계산해야 하나?
이 경우는 응용력과 순발력이 필요합니다. 우선 정말 우연이었을까를 생각해야 합니다. 지나가다가 정말 우연히 합석했을 때 처음부터 “집에 가야 하는데…”, “오늘은 좀 피곤한데…”하며 한잔만 마신다고 못을 박고 자리에 앉습니다. 처음부터 ‘객(客)’임을 강조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나중에 계산을 하게 되는 불상사를 사전에 차단하는 일명 ‘베이스 깔기 전략’인거죠. 단, 1차가 끝나면 미련 없이 자리를 떠야 합니다. 눈치 없이 2차 3차 계속 끝까~~지 함께하며 “나는 손님이얌” 이러시면 욕먹습니다. ^^
우연을 가장한 전화를 받고 합석했을 때 “과장님 혹시 시간되시나 해서 그냥 전화 한번 드렸어요~ㅎㅎㅎ” 이 말은 “시간 되시면 늦더라도 와서 계산하고 가시죠”라는 말입니다. ^^ 깊이 고민 안 해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나 K과장은~ 단 1초도 고민하지 않고 계산합니다. 계산 안 할거라면 안 가면 됩니다. 합석했다면 계산하는 겁니다. 만약에 나눠 내자고 거들어도 단호하게 뿌리치고 계산하는 겁니다. ^^ 한번을 사더라도 확실하게 사는 게 중요합니다 자칫 계산대 앞에서 마음이 약해져 어정쩡하게 나눠 내게 되면 얻어 먹은 사람도 나중에 기억 못합니다.
이제 정리가 좀 되셨습니까?
좀 밋밋하다구요? 인생이 다 그런 겁니다. 집에 가서 잔소리 좀 들을지 몰라도 이 정도는 기꺼이 감수해야 합니다. 그게 정이고 인생인 겁니다. 우리 선배들도 다 그랬습니다. 얇은 지갑 털어가며 그 시절을 보냈고, 그렇게 부장 되고, 상무 되고, 사장 됐다 이겁니다. 사람에게 투자하는 것 그게 바로 정이고 그게 바로 남는 장사니까요.
단지 후배들이 이 고충을 알아주면 좋겠다~~~아 이말인거죠. ^^ 사회생활에 정답은 없습니다. 다만, 고민하지 말자는 겁니다. 오늘부터는 술자리 계산 깔끔하게 정리하고 눈치보기 없는 거에요! 이상, 한화케미칼 애정남 K과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