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룩, 또각.
절룩, 또각.. 멈춰 서서 정면응시
얼굴에는 미소 한 껏!
“안녕하십니까, 지원자 이우연입니다.”
한쪽 다리에는 깁스를 한 채, 방금 전 문장을 시작으로 임원면접에 응했던 때가 1년 여 전이었습니다.
자기소개서에 나와 있는 내용을 천천히 읽고 질문을 시작하셨던 면접관님들.
그리고 1년 뒤, 사내필진으로 그 면접관 분들 중 한 분을 제가 직접 인터뷰하게 되었습니다.
한화케미칼 유영인 재경 부문장님과의 인터뷰 현장으로 다 함께 go, go, go!
임원이 되면 대부분이 20년 전후의 장기 근무를 하신 분들입니다. 인터뷰에 이러한 표현을 써도 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실 가장 중요한 건, 안 잘리는 거지요. 하하^^ 그러면 결국 ‘안 잘리는 비결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과 연결이 될 텐데~ 그 것은 바로 본인만의 경쟁력을 갖는 것입니다.
경쟁력을 가진다는 것은 자기 업무에서 최고가 되는 것과 그 것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흔들렸던 경우가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직장 생활 중 어려운 고비들도 많이 있었고, 좀 더 좋은 직장을 추천 받은 경우도 있었지만 ‘나는 한화인’이라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한화그룹에 입사하여 진정한 한화인으로써 여기서 승부를 보자’는 승부욕이 있었기 때문에 그 것이 지금까지도 식지 않는 뜨거운 열정의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업무와 관련된 측면에서 잠시 언급을 하자면, 재무라는 것은 generalist보다는 specialist에 가까운 직무입니다. 이 재경부문의 specialist로써의 경쟁력을 지니기 위해 늘 공부하고 노력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어떤 분들은 ‘숫자만 보면 머리가 아프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은데, 제 생각에는 글로써 풀어서 쓴 것 보다는 숫자로 표현된 것이 더 쉽게 파악이 되고 어떠한 결정을 내리는 데에 있어 객관적인 비교가 가능한 숫자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 합니다.
무엇보다 어느 누구와 소통함에 있어 커뮤니케이션 에러를 최소화 하고 분석, 예측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보다 유용한 tool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숫자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이겠지요.
재경부문이라는 곳은 몸 전체가 잘 돌아갈 수 있도록 재무자금을 적시적소에 뿌려주는 역할과 정해진 법과 규정에 의해 잘못된 것을 걸러주는 역할을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재무부문이 인간의 심장이자 신장이라 생각합니다. 기획 같은 경우에는 머리라고 볼 수 있겠지요~ 영업부문 같은 경우에는 팔과 다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중요성에 있어서는 무엇 하나 빠뜨릴 수가 없겠지요! 모든 파트가 다 같이 협력하며 움직일 때만이 하나의 개체로써의 존재 가치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요즘 신입사원들의 부모님 세대가 겪었던, IMF직후가 가장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 때는 매일 매일 회사가 돌아갈 수 있도록 부족한 자금을 조달해서 메워야 했던 시절이었죠. 매일 돌아오는 차입금을 막기 위해 차입하고, 그 다음 날 차입금을 막기 위해 다시 차입을 하고. 그 기간을 전체적으로 놓고 봤을 때 하루하루가 정말 피가 마르는 상황이었습니다.
지금은 이해가 힘드시겠지만, 심지어 새벽 5시에 차입 연장을 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힘든 시기였지만 하루를 잘 버티고, 정신 없이 일을 하다 보면 어느덧 10시, 11시. 퇴근 후 동료들과 맥주 한 잔 하고 집으로 돌아갈 때면 피곤함 속에서도 전해지던 그 뿌듯함! 그래서 제겐 그 때가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보람차기도 했던 시기였습니다.
제 개인의 능력으로 극복을 했다기 보다는, 그 당시에 그룹 재경부문이 금융기관과 신뢰를 쌓은 상태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업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끈끈한 팀워크를 자랑하던 한화그룹의 재무인력들이 외부에서 상당히 좋은 평을 받고 있었지요! 이러한 진가는 경제가 전반적으로 호황일 때에는 잘 드러나지 않다가 불황이 찾아오면 드러나게 되는 법이죠.
하나의 개인 프로젝트와 같은 경우에는 한 사람의 능력에 의해 좌지우지 되기도 하지만, 여기 재무부문은 그렇지 않습니다. 밖에서 자금조달이라든지 금융기관과의 관계, 또는 내부적으로 타 부서와의 수월한 업무진행에 있어서는 뛰어난 개인의 능력만큼이나 내•외부고객들과 호흡을 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재경부문이라는 것이 외부에서 보기에는 ‘관리파트’ 정도로 생각하지만, 재경부문 역시 반은 영업, 반은 관리입니다. 여기서의 ‘영업’이라 함은 돈을 벌기 위한 영업이 아닌 돈을 빌리기 위한 영업을 하는 것이지요. 이 과정에서 고객에게 부정적이고 신뢰도가 떨어지는 이미지를 각인시킨다면 심장이 제대로 뛰는데 지장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회사 내부에서도 각 사업장을 비롯해 다른 부문과의 마찰이 생기게 되면 재경부문의 업무까지 상당히 지연되겠지요.
사람이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건 긍정적인 마인드입니다. 무슨 일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지요. 그렇게 되면 항상 얼굴에 웃음이 피어날 것이고, 그 해피바이러스가 주변 사람들에게까지 전해져 팀의 전반적인 사기가 북돋아질 것입니다.
또 하나는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들이 입사를 할 때에는 지원서에 적었듯, 포부와 열정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예의를 지켜서 행동하고 항상 겸손하지요. 하지만 오랜 시간 그 것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초심을 지킨다면 자연스레 좋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이고, 자칫 잘못했을 시에 자만심으로 인해 본인의 가치를 스스로 떨어뜨리는 오류를 범하지 않을 것입니다.
끝으로, 제가 마음 깊이 새기고 실천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하나 있는데 그 것은 바로 ‘역지사지(易地思之)’입니다.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라’는 것이지요. 모든 상황에서 항상 이렇게 임하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의사결정과 같이 중요한 순간이나 혹은, 상대가 어려운 시기에 한 번이라도 실천하고자 한다면 모두가 win-win할 수 있는 최적의 솔루션을 도출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이유 중 상당부분이 입사부터 지금까지 많은 도움을 주셨던 상사분들및 동료들의 도움과, 그리고 가족들의 지원이 없었으면 힘들었으리라 생각 됩니다. 회사에서 항상 편하게 일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동료들과 내조를 해준 집사람이 항상 자랑스럽죠. 마누라 자랑, 자식 자랑하면 팔불출이라고 하는데 저도 옛 시대를 거쳐서 그런지 마음은 항상 감사함을 느끼면서도 표현하는 건 쉽지가 않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회사에서는 팀원들에게 ‘잘했다, 수고했다’는 말을 자주하지만, 가족들에게도 항상 고마워하고 있고 늘 생각하는 마음이지만 그걸 표현하는 것이 왜 이렇게 어색하기만 한지..^^ 그래도 결혼하고 산지가 20여 년이 되었으니~ 우리 집사람은 제 이런 마음을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새해에는 우리 모두 열심히 사장님을 잘 보필하여 ‘한화케미칼’의 위상을 세계에 알릴 수 있도록,
그리고 주가 100,000원의 시대를 빨리 열어 주주분들이 ‘부~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