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엘리베이터 안,
“저… 어디서 많이 본거 같은데….혹시.. TV 나오지 않으셨어요?”
“아… 네… ‘짝’에 나왔었어요.”
“… 아… 맞아요. 짝! 여자… 1호? 맞죠?”
이런 대화가 그녀에겐 낯설지 않습니다.
매주 수요일 저녁 11시. 내일을 위해 잠자리에 들어야 할 이 시간,
대한민국 선남선녀들의 생생하고 치열한 애정 배틀을 보기 위해 많은 이들이 TV앞으로 몰려듭니다.
SBS의 ‘짝’은 최근 8% 대의 시청률을 꾸준히 유지하며 숱한 화제를 만들어내고 있는데요.
그 화제의 중심에 선 한화케미칼의 그녀. ‘여자 1호’ 이규선씨를 만나봤습니다.
Q) ‘짝’에 어떻게 출연하게 되었나요?
우연한 기회에 회사에서 출연 추천을 받게 되었어요. 처음엔 회사 이름을 걸고 공중파 방송에 나간다는 것이 부담이 되어서 정중히 거절했었는데요. 한편으론 제 인생에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고, 제 주위에서도 긍정적인 의견들이 많아서 용기를 내어 출연을 결심하게 되었죠. 결국, 좋은 분들도 많이 만나게 되고 제 자신도 많이 성장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경험을 했어요.
Q) 일 주일 동안 촬영했다고 하던데, 정말 그런가요?
네. 일 주일 동안 태안 지역의 모 리조트에서 합숙하며 촬영했어요. 거의 매일 하루 4시간 정도를 자면서 강행군했죠. 자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을 촬영했다고 보시면 되요. 저희도 힘들었지만,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촬영에 임했던 제작진들도 고생이 많으셨을 겁니다.
Q) 정말 대본이 없는 리얼 다큐인가요?
저도 처음엔 설마 대본이 없을까 했었는데요. 정말 없었어요. 제작진들의 세세한 가이드 조차 없습니다. 아주 기본적인 사항들만 알려줍니다. 예를 들어, ‘몇 시까지 어디어디에 모여주세요’, ‘오늘 몇 시에 이동합니다’ 와 같은 프로그램 진행을 위한 최소한의 사항들만 말이죠. 특히, 촬영 기사분들은 촬영하시면서 단 한마디도 안 하십니다. 정말 독특한 경험이었어요.
Q) 그러면, 방영되지 않은 부분이 거의 대부분이었겠어요.
방영 안 된 내용 중에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나는 누구인가’라는 코너가 있는데요. 새벽에 무려 4시간 동안이나 촬영했는데, 방송된 분량은 거의 미미했죠. 각자 자신이 살아온 이야기들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는 시간인데요. 출연자들의 이야기를 듣고 저도 울고 제작진 모두가 울었습니다. 프라이버시를 지켜주기 위해 방영되지는 않았지만 그때 많은 것을 느꼈어요. ‘세상에는 감당하기 힘든 큰 아픔들을 품고도 꿋꿋하게 잘 사는 분들이 계시는구나’라는 것을 말이에요. 가장 특별했던 경험이었어요.
Q) ‘짝’에 출연하신 후 좋았던 점과 어려웠던 점이 있다면?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던 것이 좋았어요. 특히, 인생의 반려자에 대해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보다 구체적이고 진지한 고민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의외의 좋은 일도 생겼는데요. 한동안 연락이 끊겼던 어린 시절 친구들과도 이번 방송 출연을 계기로 연락이 되고 만남의 기회도 가졌답니다. 평생 하기 힘든 경험이었어요. 회사와 방송 관계자님들께 감사 드립니다.
한편으론 어려움도 있었어요. 부모님과 주위의 친지들께서 방송 출연 후 언론이나 인터넷에 게시된 저와 관련한 안 좋은 이야기들 때문에 속상해하셨어요. 특히, 제가 졸업한 학교가 방송에 잘못 나왔고, 방송국 측에서 이를 해당 게시판에 정정 게시했죠. 그 이후에도 악플이 꽤 있었는데 일 주일 촬영 분량이 2시간으로 편집되기도 했고, 저를 잘 모르시는 분들이 그것을 보고 하시는 말씀이니까 특별히 마음 쓰진 않았습니다.
Q) ‘짝’에 출연하신 후 회사 생활에 변화가 생겼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네. 방송 출연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답니다. 회사의 많은 분들께서 더 친근하게 느끼시는 것 같고요. 그러다 보니 업무 협조가 너무 잘 되요. 가끔 일면식도 없는 그룹 계열사 인턴 사원들로부터 “선배님, 너무 뵙고 싶어요. 밥 한 번 사주실 수 없으세요?”라고 메시지를 받은 적도 있어요. 좀 당돌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기분은 좋더군요.
Q) 지금 회사에서 하시는 일은 어떤 일인가요?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이 있다면?
회사 내 소통 강화를 위해 ‘한통속’ 이라는 온라인 커뮤니티 운영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소통은 저희 사장님께서 매우 중요하게 챙기시는 경영 키워드 중 하나인데요. 익명성이 보장된 ‘아이디어 제안방’, ‘자유 게시방’을 통해서 임직원들의 다양한 창의적인 아이디어와 의견들을 제시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안된 아이디어들에 대해 신속한 피드백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회사 내 여러 담당 부서와 회사 최고의 전문가들의 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 드립니다.
보람 있었던 일이라면, 일년 남짓 밖에 안 된 신입사원인 제가 온라인 커뮤니티의 구축 시작 단계부터 참여하여 현재 운영에 이르는 모든 과정에 상당한 재량권을 갖고 일 할 수 있었고 지금도 그렇다는 점입니다. 그 배경엔 저희 팀장님의 전폭적인 지지와 선배님들의 귀중한 조언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죠. 늘 감사 드리고도 모자람이 있습니다.
Q) 앞으로 한화케미칼에서 일 하시면서,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바라나요?
업무와 무관하게 늘 만나고 싶고, 연락도 주고 받고 싶은 그런 사람으로 여겨졌으면 해요.
한마디로 말하면 볼매^^
볼매가 되고 싶다는 그녀. 인터뷰 내내 밝은 미소와 때론 진지한 모습이 교차되면서 ‘짝’에서 보았던 ‘여자 1호’와는 또 다른 ‘여자 1호’를 확인했습니다.
더 인터뷰하고자 했으나, 온라인 커뮤니티 ‘한통속’과 관련한 전화를 받고, 양해를 구해 황급히 자리를 뜨는 그녀에게 많은 분들의 응원과 격려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