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과학 기술의 발전과 함께 성장해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다양한 과학 기술이 등장하고 그 기술을 실생활에 적용하면서 우리는 편리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우리는 좀 더 편리하고 발전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와 반대로 과학 기술은 원래의 의도와는 다르게 전쟁에서 대량살상을 위한 무기로 사용되는 부작용도 낳았습니다.
노벨의 다이너마이트는 과학 기술 발전이 가지고 있는 양면성이 잘 나타난 대표적인 예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이너마이트가 처음 개발되었을 때는 광산업에 유용하게 쓰이도록 만들어졌지만, 그 의도와는 달리 전쟁에도 쓰이면서 많은 인류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암모니아 역시 이러한 양면성을 지녔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암모니아의 대량생산이 어떻게 인류에게 도움을 주고 해를 입혔는지 자세히 살펴볼까요?
▲ 암모니아 분자식(출처: https://www.khanacademy.org/)
일반적으로 고대부터 염화암모늄을 얻는 방법은 알려져 있었는데요. 염화암모늄이 이집트의 암몬의 사원 근처에서 산출되었다고 하여 이를 “암몬의 염”이라고 불렀습니다. 이후 8세기 무렵 중세 이슬람 연금술사들은 암모니아를 중요하게 다루어 기록하였고, 중세시대에 이 기록을 토대로 연구를 하다가 염화암모늄은 황소의 발굽과 뿔을 증류시킨 뒤 함께 발생하는 탄산염을 염산으로 중화시켜 얻었습니다. 이 시기에 암모니아는 “뿔의 정령”이란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시간이 흘러 1880년대부터 상업적인 암모니아 생산이 시작되었는데, 이때는 암모니아를 석탄 건류 과정의 부산물로써 얻어냈습니다. 특히 1913년 프리츠 하버와 카를 보슈가 개발한 하버-보슈법은 암모니아의 생산량을 크게 증가시켰습니다. 현재 암모니아는 공업적으로 가장 많이 생산되는 화합물 중 하나입니다.
암모니아는 질소 원자 1개에 수소 3개가 결합된 분자입니다. 상온에서 무색의 기체로 존재하지만 독특한 자극성 냄새가 납니다. 우리가 화장실에서 한 번쯤 느껴봤을 그 냄새인데요. 심하게 삭힌 홍어의 톡 쏘는 강렬한 맛과 냄새는 암모니아 및 휘발성 아민 때문에 나타나는 특성입니다. 우리가 이렇게 불쾌한 냄새로만 기억하는 암모니아가 위험한 특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공장에서 주로 취급되는 무수 암모니아(물을 포함하지 않은 암모니아)가 공기 중에 16~25% 섞여 있을 때 점화가 되면 폭발적으로 불이 나는 특성도 있습니다.
특히 암모니아는 체내의 신진 대사 작용 과정 가운데 하나인 시트르산 회로를 억제하여 혐기성 당분해, 혈당, 혈액 유산증이 증가한다고 밝혀져 있습니다. 암모니아는 주로 크렙스 회로를 저해하고, 유해 수준의 암모니아는 산화대사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 때문에 암모니아에 중독되면 신경독성이나 소화독성을 보이게 됩니다. 이렇게 위험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비료, 냉각제, 용매, 연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없어서는 안될 화학 물질입니다.
▲ 암모니아 합성(출처: zum학습백과, http://study.zum.com/)
암모니아를 합성할 때 공업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방법은 질소와 수소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질소와 수소를 고압하에서 촉매(산화철과 약간의 세륨 및 크로뮴)를 사용하여 직접 합성하는 방법인데요. 1907년 독일의 프리츠 하버가 그 기초를 확립하여 1913년 독일 IG사의 K.보슈가 연 생산량 9,000t 공업적 규모의 생산에 비로소 성공하였습니다. 이 방법은 20세기 초에 프리츠 하버가 질소와 수소를 촉매(산화철과 약간의 세륨 및 크로뮴) 존재하에 고온, 고압의 조건으로 암모니아를 얻는 것을 발견하여 공업적으로 적용하였습니다.
비료는 식물이 잘 자라나도록 토지의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뿌려주는 영양물질입니다. 19세기까지 인류는 유럽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기존 농업 방식으로는 식량문제를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20세기 초 프리츠 하버가 공기에 있는 질소를 이용하여 암모니아 합성에 성공하였고, 그 후 보슈가 암모니아의 상업 생산에 적합한 화학 공정을 완성하면서 비료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습니다. 이로 인해 인류는 식량난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암모니아 자체는 상온에서 기체이므로 비료로써 땅에 뿌리기 힘들기 때문에 이것을 액체 또는 고체의 질소화합물로 변형시켜 식물에 공급해야 합니다. 현재 전 세계 생산되는 암모니아의 약 80%는 비료 생산에 이용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 프리츠 하버(출처: http://gohighbrow.com/)
앞서 하버는 경제성과 현실성 있는 암모니아 합성법을 완성시켰습니다. 이에 힘입어 하버는 한 비료회사와 합작해서 하루 20t 이상의 암모니아를 생산하기에 이르렀고 그에게는 인간의 식량난을 해소한 위대한 과학자라는 칭호도 따라붙었습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1918년에 노벨 화학상까지 수상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이 시작되자 하버는 화학전을 치르기 위해 새로운 독가스 개발과 사용법은 물론, 독가스로부터 군인을 보호하기 위한 도구들을 개발해왔습니다. 이로 인해 노벨상 수상 이후 살상무기를 만든 반인륜적인 행위를 비난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유대인인 하버는 히틀러의 반유대주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독일에서 쫓겨나 이스라엘로 가는 도중에 심장마비로 인해 사망하였습니다.
과학 기술의 발전은 인류의 생존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암모니아 역시 대량생산으로 인해 인류의 식량난을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중요한 열쇠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그런 기술을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 생명을 구하는 기술이 생명을 빼앗아가는 기술로 변질되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과학 기술이 개발될 때는 인류의 발전이라는 올바르고 정당한 목표를 가지고 있는 것처럼 기술이 사용되는 부분에서도 개발 취지에 맞게 사용하는 모두가 올바르게 사용해야겠습니다. 현재 인공지능 로봇, 전기 자동차 등 다양한 과학기술이 개발되고 있는데, 이러한 과거의 경험이 본보기가 되어 앞으로 인류가 어떻게 과학 기술을 발전시켜 나아가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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