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치지 않은 것 같은 장마가 지나가고 이제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제는 밤낮으로 울어대는 매미 소리와 강하게 내리쬐는 태양 그리고 찌는 듯한 더위를 견뎌야 하는 한여름이 되었습니다. 특히 올해는 다른 해에 비해 더 더울 것이라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되면 더위만큼 우리를 답답하게 하는 것이 등장합니다. 바로 호수나 강을 뒤덮고 있는 짙은 초록색의 녹조현상입니다.
혹시 녹조라떼라고 들어보셨나요? 투명 플라스틱컵에 담은 짙은 녹색의 색상을 띠고 있는 녹조가 마치 녹차라떼와 비슷하게 보인다고 해서 녹조와 라떼를 합성해서 만든 말인데요. 매년 이맘때면 더운 날씨로 우리나라 곳곳에는 나타나는 녹조현상으로 녹조라떼라는 말은 유행처럼 번져나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녹조는 왜 생기는 것이고 어떤 영향을 주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체를 밝혀라! #녹조라떼
▲ 중국 산둥성에 발생한 녹조를 몸에 바르는 사람들(출처: http://www.ibtimes.co.uk/)
최근 강한 녹조 발생으로 온통 초록빛으로 물든 중국 산둥성 칭다오 앞바다에서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일어났는데요. 녹조에도 불구하고 해변에 모인 많은 사람들 중에 일부 관광객들이 녹조류를 몸에 바르는 기이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일각에서는 녹조를 몸에 바르는 행위에 안 좋은 시선을 보였지만, 녹조가 인체에 직접적인 피해를 주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녹조가 좋은 것은 아닙니다. 인체에 피해를 주지 않고 생태계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역할을 하지만 과다하게 증식하면 물속 산소농도를 떨어뜨려 물고기 폐사 등을 유발하여 악취를 동반하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녹조가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녹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물 생태계에서 조류(algal)의 대량 발생으로 생기는 현상입니다. 쉽게 말해서 부영양화된 수질이 나쁜 곳에서 플랑크톤이 대량으로 번식하면서 물색을 녹색으로 변화시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녹조는 유속이 느리거나 폐수가 유입되는 하천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녹조의 가장 큰 피해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물속의 용존 산소량이 감소하여 생태계가 파괴되어 먹이사슬 구조에 직접적인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독소를 가진 조류가 만든 녹조가 있는 물을 마시면 간에 손상이 가거나 구토, 복통 등이 일어나고 많이 마시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뭐가 다른거지? #녹조 VS 적조
▲ 녹조와 적조(출처: http://www.wallstreetotc.com/)
우리가 일반적으로 녹조에 대해서 자주 언급하지만, 적조현상 또한 물에서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녹조와 적조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우선 단어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육안으로 식별 가능한 가장 큰 차이점은 녹조는 녹색을 띠고 적조는 적색을 띤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구분이 가능한데요. 또한 녹조는 일반적으로 하천이나 호수 등에서 발견되며, 적조는 바다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이것이 녹조와 적조의 근본적인 차이점은 아닙니다. 녹조와 적조를 보다 정확하게 구분하자면 이렇게 색이 다르게 나타나는 이유는 조류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 조류 종류 및 특성(출처: 환경부, http://www.me.go.kr/)
우리나라의 조류는 크게 남조류, 녹조류, 규조류 등으로 구분이 되는데요. 이 조류에 따라 물의 색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입니다. 물을 녹색으로 변화시키는 남조류나 녹조류는 하천이나 호수에 많이 번식하며, 물을 적색으로 변화시키는 규조류는 바다에서 많이 번식합니다. 그래서 녹조와 적조가 다른 장소에서 녹색과 적색으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한 장마가 끝난 후에 녹조와 적조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이유는 비를 통해 육지에서 영양염류가 대량으로 공급되면서 증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입니다.
녹조를 제거하라 #황토살포
▲ 황토(출처: http://jaromatherapy.com/)
가끔 언론을 통해 녹조가 자주 발생되는 지역에 황토를 살포하는 장면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 무더위가 지속될 경우 녹조가 확대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선제적 대응으로 황토를 뿌리는 것이라고 하는데요. 왜 녹조나 적조를 막기 위해 황토를 뿌리는 것일까요? 황토는 녹조를 읍집하고 침전시킴으로써 물속의 녹조 발생을 저감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황토는 천연물질이라 수질오염에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살포선을 이용해서 녹조현상이 나타난 지역이나 의심 지역에 뿌려주고 있습니다.
▲ 보령머드축제(출처: 보령머드축제 홈페이지, http://www.mudfestival.or.kr/)
다들 보령머드축제 알고 계시죠? 황토는 우리 몸에 좋은 거로도 유명한데요. 황토는 원적외선이 나와 세포의 생리작용을 활발하게 도와주고, 유해 전자파를 차단합니다. 그리고 해독작용이 있어서 인체에 유해한 각종 독소를 해독하고 불순물을 정화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 외에도 항균효과, 습도조절, 중금속 배출 및 체내 노폐물 분해까지 다양한 효능을 가지고 있는데요. 이런 황토가 녹조 제거에도 일등 공신이라니 황토는 자연에 꼭 필요한 존재인 것 같습니다.
어항에 생긴 #녹조
도시에 생활하면 녹조는 왠지 거리가 멀게 느껴지는데요. 녹조는 우리 주변에서도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어항인데요. 특히 최근에 구피와 같은 열대어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집에 작은 어항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 많아졌는데요. 어항에서 물고기를 키우다 보면 어느 순간 녹조현상이 나타난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잘 관리해준 것 같은데 도대체 녹조는 어떻게 생겨난 것일까요? 일반적으로 어항에 녹조가 생기는 이유는 태양광이나 조명이 필요 이상으로 어항에 영향을 주거나 수온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한 먹이나 각종 영양제를 지나치게 많이 투여한 경우 영양과다로 녹조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 어항 환수(출처: http://mindly.org/)
어항에 녹조가 생기지 않게 하려면 직사광선이 닿지 않는 곳에 어항을 설치하고 조명도 필요 이상으로 켜놓지 않습니다. 그리고 먹이와 영양제는 적당한 양만 제공하고 물을 일주일에 2회 정도 환수시켜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산소공급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산소공급기와 UV살균 조명을 사용하고 새우와 다슬기 같은 청소용 생물을 같이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같은 물이 계속 고여있는 어항 같은 경우 잠시만 소홀해도 녹조현상은 쉽게 나타나기 때문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무더위기 시작되면서 더위를 식히기 위해 웨이크보드, 수상스키, 제트스키 등 다양한 수상레포츠를 즐기러 가까운 강으로 떠나시는 분들이 많으실 텐데요. 녹조가 심한 물에서는 수상스포츠나 물놀이를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만약 녹조현상이 나타난 물이 피부에 닿았을 경우 알레르기성 반응을 보일 수도 있으니 깨끗한 물로 씻어내시길 바랍니다. 녹조현상은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일어나지만 우리는 녹조현상에 대해서 자세히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녹조현상에 대해서 두려움을 가질 필요는 없지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는 환경변화에 대한 작은 관심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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