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4월 13일인 오늘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일이자 제20대 국회의원선거일입니다. 이날을 위해 많은 국회의원 후보들이 거리 유세를 하며 저마다 자신의 공약을 홍보했습니다. 일자리 창출, 주거 안정, 공정한 사회, 서민 금융, 사교육비 경감, 불평등 해소 등 다양한 공약을 앞세워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노력을 하였습니다. 그 노력의 결과가 오늘 나타날 텐데요, 여러분은 어떤 마음의 결정을 내리셨나요?
제20대 국회의원선거를 계기로 새로운 대한민국이 태어나길 기대하고 투표소로 향하면 우리에게 2장의 투표용지가 주어집니다. 이 2장의 투표용지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게 되는데요, 종이로 만들어진 투표용지에도 화학의 비밀이 숨어있다고 합니다. 나무로부터 만들어지는 종이, 분명 나무는 진한 색상을 가지고 있는데, 왜 종이인 투표용지는 하얀색을 띠고 있을까요? 오늘은 나무를 하얀 종이로 만들어주는 화학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 출처: http://www.kishandi.com/
종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펄프에 대해서 알아야 하는데요, 펄프라는 것은 종이를 만들기 위해서 목재나 그 밖의 섬유 식물에서 기계적, 화학적 방법을 통해서 얻은 셀룰로오스 섬유의 집합체입니다. 목재는 크게 셀룰로오스, 헤미셀룰로오스, 리그닌 등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통상적으로 목재 중 4-~50%의 셀룰로오스가 함유되어 있다고 합니다. 종이의 원료로는 다양한 목재가 사용되는데, 그중에서도 소나무류, 전나무류, 낙엽송류 등 침엽수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고 합니다. 침엽수는 약 50%가 셀룰로오스로 구성되어 있어, 종이를 만들기에 좋은 재료라고 합니다.
1. 기계펄프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펄프는 기계펄프와 화학펄프에 의해서 생산하게 되는데요, 기계펄프는 말 그대로 기계를 이용해서 목재를 갈아 만드는 것입니다. 그래서 기계펄프를 이용해서 만들 경우, 목재와 비슷한 누런 색깔의 펄프가 나오게 됩니다. 기계를 이용해서 목재를 집적 갈기 때문에 수율은 좋으나, 리그닌이 많이 포함되는 등 순도가 낮아 품질이 떨어집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한 신문용지, 하급지, 판지 등의 원료로 사용됩니다. 또한 리그린의 영향으로 공기 중에 방치할 경우 누렇게 변하는 황변화 현상이 일어나게 됩니다.
2. 화학펄프
▲ 목재 칩(출처: http://www.pulpapernews.com/)
펄프를 만들기 위해서는 먼저 목재를 잘게 부숴서 목재 칩(chip)을 만들고, 이 칩을 화학적으로 처리해서 얻어지는 섬유 물질을 말합니다. 만드는 방법에 따라 아황산펄프, 크라프트펄프, 소다펄프, 세미컬펄프로 분리하는데요. 아황산펄프는 약품에 아황산과 중아황산칼슘과의 혼합액을 사용한 것을 말하며, 크라프트펄프는 가성 소다와 황산나트륨의 혼합액을 사용한 것을 말하며, 소다펄프는 수산화나트륨을 사용한 것을 말합니다. 이렇게 화학처리를 하는 이유는 약품을 통해 수지와 리그닌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여 양질의 펄프를 얻기 위해서입니다. 이렇게 해서 얻어진 펄프는 셀룰로오스만으로 이뤄져 인쇄용지와 같은 고급종이의 원료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앞에서 펄프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펄프는 목재로부터 섬유질을 하나하나 분리시키는 방법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보는 하얀색의 종이가 펄프만으로는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심지어 화학펄프의 경우 원래의 목재 색보다 진한 갈색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표백과정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표백공정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종이의 용도에 따라 표백을 진행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흔하게 볼 수 있는 택배 포장용 박스는 표백을 하지 않은 본연의 펄프 색을 가지고 있습니다.
▲ 표백 단계에 따른 색상의 변화(출처: http://wood120.forestry.ubc.ca/)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종이표백은 간단하지 않아서 3~5단계를 거쳐 표백을 하게 된다고 합니다. 표백에는 주로 염소계 약품을 사용하고 과산화수소 등으로 같이 사용해서 펄프의 원래 색을 우리가 원하는 하얀색에 가깝게 바꿔줍니다. 그리고 우리 눈에는 하얀색으로 보이는 종이에 또 다른 비밀이 있는데요, 육안으로 봤을 때 종이가 더 하얗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파란색 염료를 첨가한다고 합니다. 파란색 염료를 첨가했을 때, 우리가 느끼기에는 좀 더 밝게 선명하게 보인다고 합니다.
▲ 종이 제조과정(출처: http://www.paper.or.kr/)
종이의 제조과정은 기계의 발달로 인해 거의 모든 과정이 기계화되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기초 처리 과정은 과거나 지금이나 거의 변화가 없다고 하는데요, 펄프는 종이를 만드는 전에 조성공정이라는 여러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조성공정은 펄프를 물에 풀어주고, 세척을 하고, 섬유를 절단하거나 갈라주고, 잉크가 번지지 않게 하는 작업 등이 포함됩니다. 조성공정을 거쳐 만들어진 종이의 원료를 물과 함께 초지기로 투입하여 종이를 생산하게 됩니다. 초지기에서 나온 종이는 압착파트에서 수분을 짜주고, 건조파트에서 수분을 완전히 건조시키고 광택파트에서 종이의 표면을 균일하게 만들어 우리가 사용하는 종이가 탄생하게 됩니다.
리사이클링의 대표주자 #종이
▲ 재활용하기 위해 분리수거되는 폐지(출처: http://www.paperonline.org/)
누구나 한 번쯤 쓰레기를 버릴 때, 한쪽에 종이를 차곡차곡 쌓아서 분리수거를 하거나, 분리수거를 하는 장면을 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그런데 종이를 분리수거를 하다 보면, 찢어진 박스, 낙서 가득한 종이, 하루의 뉴스가 담긴 신문, 비에 젖은 전단지 등을 발견할 수 있는데요, 이렇게 쓸모없어 보이는 종이들을 어떻게 재활용하는지 궁금해집니다. 이런 종이들을 활용해서 만든 것이 재생펄프라고 하는데요. 최근 환경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많은 제지회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재생펄프인데요. 재생펄프는 우리가 분리수거해서 버린 종이를 활용해서 잉크를 제거하고 표백하여 사용하는 것입니다.
▲ 염소를 개발한 셸레(출처: https://en.wikipedia.org/)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종이를 하얗게 만들기 위해서는 표백작업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요, 여기에 한화케미칼 기술이 스며들어 있습니다. 바로 염소입니다. 염소는 원자번호 17번으로 원소기호로는 Cl로 표기합니다. 대부분의 생명체는 염소를 생물분자의 구성 원소로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필요로 한다고 합니다. 염소원소는 1774년 셸레(Carl W. Scheele)에 의해서 만들어졌는데요, 소금에 황산을 가해 나오는 염화수소 기체를 물에 녹여 염산을 만든 후에 이산화망가니즈를 넣고 가열하면 염소 기체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염소를 표백제, 살균 소독제로 사용하였습니다.
생산된 염소의 약 80%는 염소가 들어있는 화합물에 사용되며, 나머지 20%는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종이나 섬유의 표백, 수돗물, 수영장 하수의 살균, 소독제 등으로 사용된다고 합니다. 염소 표백제의 발견으로 6개월의 긴 시간과 노동력이 필요했던 표백 과정이 단시간으로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수산화칼륨, 수산화칼슘, 하이포아염소산나트륨 등과 합성하여 다양하게 발전하여 왔습니다. 최근에는 액체 염소가 저가로 공급되면서 알칼리액에 염소를 넣어 표백하는 방법이 펄프에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염소가스를 물에 녹이면 H+(하이드론; Hydron), Cl-(염소이온; Chlorine ion), OCl-(하이포아염소산 이온; Hypochlorite ion)의 이온이 생기는데, 표백 작용은 OCl-이 많을수록 효과가 잘 나타납니다.
우리 눈에 보이는 하얀 투표용지, 당연하게 종이는 하얗다고 생각했었는데 알아보니 종이가 하얀색을 띠기 위해서는 많은 표백 과정이 필요했습니다. 이렇게 어렵게 탄생한 종이 위에 우리의 권리를 행사하는 제20대 국회의원선거, 혹시 권리를 포기하고 집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계시지는 않으신가요? 아직 늦지 않았습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기회가 여러분의 손과 작은 투표용지 두 장에 달려있습니다. 지금 바로 투표소로 달려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여러분이 손으로 바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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