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은 어떤 내용의 드라마를 좋아하세요? 저는 제가 직접 경험할 수 없지만,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범죄 수사 드라마를 좋아합니다. 최근 드라마 시그널이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저 또한 시그널을 보며, 범인을 잡는 쾌감을 주인공들과 함께 느끼고 있는데요. 혹시 드라마의 수사 방법을 보며 "저 지문은 어떻게 분석하는 걸까?", "시체를 보고 언제 죽었는지, 어떻게 죽었는지는 어떻게 알아내는 거지?" 하며 궁금해한 적은 없으신가요? 오늘은 여러분들의 그런 궁금증을 풀어드리기 위해 과학수사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과학수사란 #무엇인가?
여러 가지 수사 방법을 소개해드리기 전에, 과학수사란 구체적으로 무엇이며, 어느 정도의 범위까지 과학수사라고 말하는지 설명해드릴게요. 우선 과학수사란, 과학적 지식과 과학기구 및 시설을 이용하는 체계적이고 합리적인 수사를 말해요. 그러다 보니 촉이나 감으로 진행되는 수사보다 훨씬 정확하고 체계적일 수밖에 없겠지요? 과학수사의 바탕이 되는 과학적 지식에 활용되는 학문은 생물학, 화학, 물리학, 생화학 등 자연과학 분야의 지식은 물론이고 범죄학, 사회학, 논리학, 법의학 등 사회과학적 지식의 원리를 복합적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과학수사는 이렇게 많은 학문들을 바탕으로 진행이 됩니다. 이런 모든 분야의 학문을 총칭하여 법과학이라고 부르는데요. 이렇게 체계적으로 과학 수사를 처음 시작했던 인물이 누구인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역사적으로 법과학의 창시자는 물적 증거에 대한 과학적인 실험의 중요성을 주장했었던 오스트리아의 법관 한스 그로스(Hans Gross, 1847-1915)라고 합니다. 또한 방법론상 초기의 진보에 큰 공헌을 한 사람은 1910년 프랑스 리용 경찰청에 과학 연구실을 만들고 스스로 실장이 되었던 에드몽 로카르드(Edmond Locard)입니다. 이분들 덕분에,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죄를 지은 사람이 죗값을 치를 수 있게 되었고, 죄를 짓지 않았지만 용의 선상에서 의심을 받던 사람들이 억울하게 옥살이를 하는 경우가 줄어들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전경(출처: http://www.kado.net/)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어떨까요? 우리나라는 과거에는 경찰에서 감식업무를 병행하였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불편함으로 인해 1955년부터 우리가 드라마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 즉 국과수가 설립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후 현재는 국과수에서 법의학, 생물학, 약독물, 문서감정, 화학분석 등을 감정하게 되었고, 그 외에 지문, 족흔적, 거짓말탐지기, 몽타주, CCTV 판독 등은 경찰청 과학수사관리관에서 나누어 담당하고 있다고 합니다.
과학수사가 왜 이렇게 중요한 것일까요? 여러분들 혹시 사극 보신 적 있으신가요? 사극을 보다 보면 죄인을 추궁할 때, 고문이나 고신을 하며 자백을 받아내는 장면을 흔히 접할 수 있습니다. 또한, 진짜 죄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고위층의 협박을 받으며 고문을 이겨내지 못하고 거짓 자백을 하는 경우도 쉽게 볼 수 있죠. 과거 중세시대의 유럽에서도 특정한 근거 없는 사실을 진실처럼 만들고 고문을 하여 스스로 자신이 마녀임을 자백하게 하던 마녀재판도 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문을 통한 자백은 자백 그 자체로서 증거라고 할 수 없습니다. 또한, 인권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그런 행위 자체가 금지되는 것이 마땅한 결과겠지요. 그렇기 때문에 자백에 근거한 진술 증거에 대해 보충할만한 증거의 필요성이 커지면서 과학수사를 통해 증거를 수집하는 일은 필수적일 수 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과학 수사는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고, 그 방법은 더욱 발전해가고 있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이야기로 여러분들에게 과학수사의 방법을 간단하게 설명해드릴게요. 여러분에게 알려드리려고 하는 과학수사 방법은 두 가지인데요, 드라마나 영화에서 가장 쉽게 볼 수 있는 지문 채취 방법과 시체 현상에 따른 사망시각 추정 방법에 대해 간단히 알려드리겠습니다. 시체, 범인 이런 단어들을 설명하려고 하니까 저도 괜히 무서워지는 것 같아요.
1. 지문 채취
첫째로, 지문 채취방법에 대해 설명해드릴게요! 지문 채취는 크게 고체법, 액체법, 기체법이 있습니다. 고체법은 흔히 분말법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요, 우리가 쉽게 미디어를 통해서 보게 되는 방법입니다. 매끄러운 표면에 남은 지문 위에 미세한 분말을 뿌리면 지문이 나타나고, 그 지문을 스카치 테이프 등을 통해 채취하는 방법입니다. 종이류에 사용하는 방법인 액체법은 열을 가하면 보이는 특정한 시약을 통해 채취합니다. 난히드린과 같은 특정한 시약을 뿌리고 열을 가하면 보라색으로 지문이 나타나고 그것을 채취하는 방법이지요. 마지막으로 기체법은 요오드를 가열하여 나온 기체에 종이를 대면 마술처럼 지문만 갈색으로 나타나는 방법입니다. 이렇게 다양한 방법을 통해서 채취한 지문을 통해 용의자의 지문과 비교, 분석하여 범인을 찾아내게 됩니다.
2. 사망 추정 시간
이번에는 시체 현상을 통해 사망 추정 시간을 알아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사람이 죽은 후 시체가 되면 48시간을 전후로 초기현상과 후기현상으로 나누어 판단을 한다고 합니다. 초기현상에는 체온하강, 시체건조, 각막혼탁, 시체얼룩, 시체 굳음 등의 현상이 나타난다고 하는데요, 체온하강은, 시체는 약 16~17시간이 지나면 주변의 온도와 체온이 같아지는데요. 남자가 여자보다, 마른 사람이 뚱뚱한 사람보다, 아이나 노인이 젊은 사람보다 체온이 떨어지는 속도가 빠릅니다. 사후 10시간 이내에는 시간당 약 1'C씩 하강하며, 그 후에는 약 0.5~0.25'C 정도씩 하강합니다. 이러한 정보를 바탕으로 사망시각을 추정하지요. 다음으로 표피에 외상이 있었던 부위는 다른 부위에 비해 더 건조가 빨리 되는 시체건조현상과 사후 12시간을 전후로 흐려지기 시작하여 24시간이 되면 현저하게 흐려지고, 48시간이 되면 완전히 불투명해지는 각막혼탁현상 등도 시체현상을 분석하는 데에 도움을 줍니다.
다음, 중력과 관련되어 시체의 아래 부위에 형성되고 피부가 암갈색으로 변하는 시체 얼룩 현상을 통해서는 사후 4~5시간 이내에 시체의 위치가 바꾸면 시체얼룩도 이동하며, 사후 10시간 후에는 사체의 위치가 변하여도 이미 생긴 시체얼룩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정보를 통해 분석하는 방법입니다. 마지막으로 시체 굳음 현상은 턱, 어깨, 팔다리, 손발가락 순으로 시체가 굳는 현상을 말하며, 사후 2~3시간이 경과하면 턱관절부터 굳어지기 시작하고, 사후 12시간 이후에는 전신이 굳습니다. 이렇게 사후 48시간 이전에는 이러한 초기현상들을 분석, 종합하여 사망시각을 추정하게 되지요.
후기현상으로는 자가용해, 부패, 미라, 시체밀랍, 백골화가 있습니다. 자가용해는 체내에 있는 각종 분해효소가 작용하는 것을 말하며, 부패는 말 그대로 썩는 것입니다. 공기에서는 1주, 물에서는 2주, 흙에서는 8주가 지나면 시체가 부패된다고 합니다. 미라는 고온건조할 때 시체의 건조가 부패나 분해보다 빠를 때 생기는 현상입니다. 시체밀랍은 화학적 분해에 의해 고체형태의 지방산 또는 그 화합물로 변화한 상태를 말하는데, 물이나 수분이 많은 곳에서 형성되는 현상입니다. 주로 물속에서 2주 후에 시체밀랍이 진행됩니다. 마지막으로 백골화는 백골이 되는 현상인데, 성인은 7~10년, 소아는 4~5년 후에 완전히 백골화가 됩니다. 이렇게 사후 48시간 이후에는 이러한 후기현상을 통해 시체를 분석하게 됩니다.
오늘은 여러분들께 과학수사가 무엇인지,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대표적인 과학수사 방법에 대해 소개해드렸는데요. 다소 무겁게 느껴지는 이야기를 쉽게 풀려고 노력해봤는데 어떻게 읽으셨나요? 과학수사라는 것은 확실한 물리적 증거를 통해 죄를 지은 범인이 죄에 대한 대가를 치룰 수 있도록 하여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해주는 좋은 장치인 것 같습니다. 이러한 과학수사를 통해서 죄를 지은 죄인에게는 그에 맞는 죗값을 치르게 하고, 잘못이 없는 사람이 억울하게 감옥에 들어가는 일은 더욱더 적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과학수사가 지금보다 더 발달하여 그런 범인들도 꼼짝없이 죗값을 치르게 할 날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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