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는 우리 생활에서 많은 편리함을 제공합니다. 그중에서도 석유는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 생활 속에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 석유들은 다 어디서 왔을까요? 아마 이 질문을 받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질문을 듣자마자 중동을 떠올릴 겁니다. 주변에서 중동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듣다 보니 조건 반사적으로 나오는 대답인 것 같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해왔고 항상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석유하면 중동, 중동하면 석유라고 아마 대부분 생각하실 겁니다. 하지만 중동말고 중동에 못지않게 많은 원유생산량을 자랑하는 나라가 있습니다.
어디인지 짐작이 가시나요? 이미 알고 계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바로 미국입니다!! 그런 미국이 작년 말에 큰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바로 원유 수출 제한을 해제하기로 했다는 점이죠. 40년 동안 원유 수출을 금지해왔던 미국이 도대체 무슨 이유로 다시 원유 수출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을까요? 그리고 2014년에 중동의 원유하락으로 국내 정유회사들이 타격을 입었는데요. 이번 미국 원유 수출은 국제 석유 시장에 어떤 흐름을 가져오고 어떤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효과를 가져올까요? 함께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출처: http://www.bottarelliresearch.com
1973년 중동지역에서 발생한 1차 오일쇼크 이후 큰 타격을 입은 미국, 그로 인하여 1975년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에너지 안보를 이유로 원유 수출을 금지시켰습니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미국은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만 하루 50만 배럴 정도만 수출해 왔습니다. 이렇게 수십 년 동안 원유를 수입해 쓰던 미국은 지난해 말 자국산 원유수출 금지 조치를 40년 만에 해제하였습니다. 40년간 꾸준히 원유 수출을 제한하던 미국이 원유 수출 제한을 이제 와서 해제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 원유보유량(출처: http://www.cnbc.com/)
최근 오일 생산 기술 발전과 셰일혁명 이후 미국 내 원유 생산재고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즉 셰일가스 추출에 성공하면서 미국 시장 내에 기름이 남아돌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자 최근 텍사스유의 가치가 다른 유종보다 떨어지게 되었습니다. 그와 맞물려 미국 내 실업률 증가가 문제화되면서 안 그래도 어려운 저유가 문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미국 내 남아도는 원유를 팔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졌고, 결과적으로 원유 수출 제한을 해제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영국 북해 지역에서 생산되는 브렌트유, 아랍에미리트연방의 두바이유 그리고 미국의 서부텍사스유까지 세계 3대 유종으로 뽑히는데요. 서부텍사스유가 미국의 원유 수출 자유화 이전에는 국제적으로 거래가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국제지표로는 지속적으로 이용되어 왔습니다. 이는 텍사스유가 세계 최대 규모의 뉴욕 상품 거래소에 상장된 대표 유종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석유시장에 직, 간접적인 영향을 주는 중요한 유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텍사스유가 수출 자유화가 되면서 미국 내 그리고 세계 석유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으로 예측됩니다.
우선 미국 내에서는 원유 수출이 시행되면서 자국 내 재고가 감소되고 그에 따라서 텍사스유의 가격이 상승하게 될 것입니다. 텍사스유의 가격이 오르게 되면 텍사스유를 원료로 쓰는 미국 정유업계의 수입이 감소되고 그 결과로 설비가동률이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세계 정유 공급량이 줄어들게 되고 그에 따라 정제마진세가 강세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습니다. 그리고 증산된 미국 원유가 국제 원유가를 낮추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모든 원유가가 평준화될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 출처: http://www.rigzone.com
특히 이번 미국 원유 수출 자유화로 인해 베네수엘라와 같은 경우 국제유가 하락으로 심각한 경제위기에 놓이게 되었습니다. 베네수엘라의 원유 매장량은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이란보다 많고 심지어 미국 매장량의 8배에 이른다고 합니다. 그러나 베네수엘라의 경우 원유가 중질유로 채굴과정에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유가가 하락할 경우 큰 타격을 입게 됩니다. 그런 이유에서 미국 원유 수출 자유화는 국제 유가 하락을 가져왔고 베네수엘라의 경우 미국의 원유를 수입하기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국가 경제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통제를 강화하고 있으나, 사실상 국가 부도 상태에 들어갔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유업계는 대부분 중동산 원유인 두바이유를 많이 사용합니다. 그래서 단순히 생각하면 미국의 원유 수출이 우리에게 큰 영향을 줄 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2014년 원유가 큰 폭으로 하락했던 적 기억하시나요? 이 일로 인해 국내 정유업계가 타격을 입은 사실은 아마도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원유가가 하락하면서 국내 기업이 가지고 있던 원유 재고의 가치도 같이 떨어지게 되어 큰 손해를 보았는데요. 아무래도 이번 미국의 원유 수출 자유화도 원유가와 세계 석유시장에 직, 간접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측됩니다.
물론 우리나라 석유업계도 그 영향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석유업계도 영향을 받게 되는데요, 예상되는 긍정적인 효과와 부정적인 효과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우선 앞서 언급되었듯이 정제마진이 강세가 되면 이는 정유업계의 전체적인 이익이 증가됨을 의미합니다. 2014년, 원유가와 정제마진이 모두 좋지 않아 손실을 냈지만 이번엔 그때와는 상황이 달라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의견이 많습니다. 하지만 원유가 하락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와 해외 자원개발 투자가 줄어드는 단점도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나라 업계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 원유 수출을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의 원유 수출 자유화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 우리와는 먼 이야기 같았지만, 이 글을 읽고 나니 생각이 조금 달라지셨나요? 단순하게 이번 미국의 결정이 세계시장이 어떻게 영향을 미칠지 또 그에 따라 우리에게 미치는 효과가 어떠할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 지속적으로 국제유가도 지켜봐야 할 것이며, 주변 국가들의 반응, 그리고 미국의 추후 행동들이 다 복합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단순하게 나쁠 것이다 혹은 좋을 것이다라고 섣불리 판단하기는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세계 석유시장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일이라고 가볍게 넘어가지 말고 글로벌 시민으로서 그 영향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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