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한화케미칼 발전사 1편에서는 한화케미칼의 1960년대~1980년대의 발전사를 다루었는데요. 이번 2편에서는 한화케미칼이 한국 화학산업의 리더로 나아가게 되는 1990년대의 시기를 소개드리려 합니다.
1990년대 우리나라의 석유화학공업의 실태는 어떠했을까요? 1983년 세계경제가 회복되면서 관련 산업에서의 수요증가로 석유화학제품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고, 1980년대 후반기에도 국내 경기 호조가 지속되면서 우리나라 석유화학공업은 높은 성장세를 지속했습니다. 1990년대 우리나라 석유화학공업은 정부의 법 개정으로 인해 석유화학공업에 대한 투자가 완전 자유화되면서 공급측면에 있어 일대 전환기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신규 기업의 진입과 기존 업체의 신규 투자가 활발하게 이루어져 생산능력이 급격히 늘어납니다. 공급능력의 확대는 석유화학산업의 국내 자급도는 1989년 77.8%에서 1993년 124%로 높아졌지만 이는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고, 국제 석유화학 경기 불황으로 인한 가격 하락이 더해지면서 기업채산성은 크게 악화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시대적 배경을 염두해 1990년대의 한화케미칼 발전사 알아볼까요?
▲ 한화케미칼 여수 공장 야경
1990년대에 들어선 한화케미칼의 가장 첫 번째 사건은 1990년 9월 여수 PVC 공장이 준공된 것입니다. 'PVC(Polyvinyl chloride)'는 '폴리염화비닐', '염화비닐수지'라고도 하며 염화비닐을 주성분으로 하는 플라스틱으로 필름, 시트 등 광범위한 제품으로 가공되어 생활 속에서 많이 접할 수 있죠. 한화케미칼은 1966년 국내 최초로 PVC를 개발하고 상용화한 만큼 PVC사업에 대한 유별난 애착을 가지고 있으며, 오랜 역사를 통해 수직적인 공정을 갖추어 세계 10위권에 해당하는 규모의 높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 한화케미칼 울산 공장
1991년 7월에는 울산1공장이 준공되고 울산1공장은 CA, EDC, VCM을 주력 생산하게 됩니다. 같은 해 1991년 8월에는 여수 ECH 공장 준공이 이루어집니다. 여수 ECH 공장은 여수국가산업단지 내에 위치해있으며 1986년 3월 L-LDPE 공장, 1989년 11월 HDPE 공장, 1990년 9월 PVC 공장에 이어 준공된 것입니다. 여수 공장은 한화케미칼 주력 공장으로 회사 생산 제품의 약 70%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 한화케미칼 여천 NCC
1992년 10월에는 여수 나프타 분해 공장(NCC) 준공변경이 이루어집니다. 1992년 10월 한화석유화학(현 한화케미칼) 여천나프타분해공장, 대림산업 C4복합공장과 BD공장을 준공하였고 이후 1999년 4월 14일, 한화석유화학과 대림산업은 나프타 분해 공장(NCC)을 공동 경영하고 사업을 맞교환하기로 합의하여 1999년 12월에는 대림산업, 한화석유화학 NCC부문의 통합이 이루어져 각각 지분 50:50으로 여천NCC가 출범합니다. 이는 정부의 구조조정에 대한 압력 때문이 아닌 서로의 필요에 의한 자발적인 합의라는 점, 그리고 상호 경쟁력 강화라는 목적을 실현했다는 점에서 빅딜의 모범 답안이라는 호평을 받았다고 해요.
1994년 10월 한화케미칼은 한양화학에서 한화종합화학㈜로 사명 변경이 이루어집니다.
그리고 1997년 10월에는 여수국가산업단지 내에 옥탄올(Octanol) 공장이 준공됩니다. 옥탄올(옥틸알코올)은 고래 기름이나 양모유 중에 에스테르를 가수분해하여 얻을 수 있으며 화장품에 첨가되거나 가소제의 원료로서도 사용됩니다. 같은 해 12월에는 PP 공장을 준공합니다.
1999년 6월에 한화석유화학㈜로 다시 한번 사명 변경되고 가공사업부문은 한화L&C로 분리됩니다. (한화석유화학㈜은 현재 한화케미칼㈜입니다) 한화석유화학에서 분사된 한화L&C는 강화천연석 ‘칸스톤’을 비롯한 바닥재, 창호, 인조대리석, 데코시트 등 다양한 건축자재를 생산하고 있고 뿐만 아니라 최근 태양광산업, 바이오산업 등에 활발히 진출하며 사업영역의 다각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특히 한화L&C의 칸스톤은 건축마감재로서 싱크대, 식탁 등의 가구 마감재뿐만 아니라 코엑스, 63빌딩, 인천공항청사,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 라스베가스 골드코스트 호텔 등 고급 상업용 건물의 바닥재로 사용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한화석유화학에서 분사된 한화L&C의 부문을 소개 해드리면서 1990년대의 한화케미칼의 주요 사건을 통해 발전사를 살펴보았습니다. 한국석유화학의 역사가 한화케미칼과 함께 이루어졌다는 생각이 다시금 듭니다. 기사 작성을 하며 흥미로운 부분이 많았는데요, 그 중 나프타 분해 공장(NCC) 관련 여천 YNCC 출범한 내용이 모범적인 빅딜사례라는 점에서 가장 기억에 남아요.
투자 자유화, 신증설로 인한 생산능력 확충 등 여러 요인으로 인해 확대된 공급량으로 큰 성장을이루었던 1990년대 한국 석유화학공업. 기업채산성이 악화되기도 했지만 기술적, 또는 그 외 구조 변화 등의 부분에 있어서도 큰 발전을 이루었던 시기라고 봅니다. 석유화학사업의 리더로 우뚝 올라선 한화케미칼의 발전사가 더욱 더 궁굼해지는데요, 이렇게 탄탄하게 성장한 한화케미칼은 역시 믿음직스러운 우리나라 기업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