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부터 시작된 나노기술
멋진 가을하늘, 상쾌한 바람, 요즘은 참 운동하기 좋은 날씨인 것 같아요. 조깅이나 자전거 타기와 같은 운동은 건강에도 좋고 기분전환도 되고 일석이조가 되는데요. 신나게 운동을 한 뒤 마시는 냉수는 얼마나 상쾌한지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에요.
그런데 이렇게 물을 마시다 보니, 컵들이 다양한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걸 새삼 알게 되었어요. 플라스틱으로 만든 컵부터, 머그, 유리, 스테인레스까지… 모양도 색깔도 모두 제각각인데요. 서로 다른 사람들의 만족을 위해 이렇게 많은 종류의 컵이 탄생하게 된 것이겠죠?
과거에도 사람들은 취향이나 용도에 따라 다양한 컵을 만들었답니다. 실생활에서 쓰는 컵뿐만 아니라 의식을 치를 때 쓰는 컵, 왕들을 위한 화려한 컵 등 박물관에 가면 각양각색의 컵을 볼 수 있습니다. 로마가 강성했던 시대에도 여러 종류의 컵이 있었는데요. 그 중 아주 특별한 컵이 하나 있습니다. 리카거스(Lycurgus)컵은 4세기경 로마제국에서 승리의 축배를 위해 사용한 컵이었습니다. 이 컵은 멋진 장식이 되어있어서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는 것은 물론, 특이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냥 외부에서 빛을 쪼이게 되면 컵의 외부는 초록색으로 보이지만, 컵 내부에서 빛을 비추게 되면 색이 붉은 색으로 바뀌게 된답니다. 신기하지 않나요?
이러한 특성을 신기해하던 과학자들이 컵에 대해서 자세히 분석해 보았는데요. 컵의 주성분인 유리 속에 나노크기의 금 입자가 있다는 걸 밝혀냈어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금은 노란색의 반짝이는 물질이지만 나노크기가 되면 그 색이 다르게 나타나게 된다고 합니다. 그러한 금 나노 입자가 컵 속에 쏙쏙 박혀있어서 빛이 들어오는 방향에 따라서 색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이라고 해요.
이렇게 나노크기가 되면 평소에 우리가 알고 있던 물질들의 성질이 변하게 된답니다. 큰 물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아주 특별한 일들이 일어나게 되기에 점차 나노크기의 물질에 대한 연구 많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이러한 나노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할게요!
│ 나노? 얼마나 작은거지?
개미는 사람 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작은 몸집을 가진 곤충입니다. 사람의 키는 남자와 여자의 차이도 있고 서양인과 동양인의 차이도 있지만 대략적으로 1m에서 2m사이인데요, 그에 반하면 개미는 약 1cm정도 되므로 사람 크기의 100분의 1정도 된답니다. 바늘은 어떨까요? 단추가 떨어지거나 옷을 꿰맬 때 쓰는 바늘은 직경이 1mm가 안 된다고 합니다. 개미보다 10분의 1, 사람의 키보다는 1000분의 1크기입니다. 그럼 이보다 더 얇은 머리카락은 그 크기가 70마이크로미터로 바늘의 직경보다 10분의 1정도 작은 것이랍니다. 그렇다면 나노미터는 얼마나 작은 걸까요?
1나노미터는 1마이크로미터보다 1000분의 1의 크기입니다. 머리카락 굵기보다 10만분의 1정도 크기라고 보시면 되는데요. 원자가 여러 개가 모여 생긴 분자는 나노미터 정도의 크기를 가집니다. 이렇게 작은 사이즈의 나노가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 일까요?
1959년에 저명한 물리학자인 파인만이 나노 물질에 대해서 예언을 하였는데요. 그 이후 약 20여년이 흐른 뒤 아주아주 작은 물질까지 볼 수 있는 전자 현미경이 개발되면서 나노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기 시작했습니다. 특히 탄소로만 이루어진 공 모양의 풀러렌과 탄소나노튜브가 발견되면서 점차 많은 이들이 연구를 하면서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단지 크기가 작은 것인데 사람들이 나노에 열광을 하고 있을까요?
크기가 cm, mm보다 작은 마이크로미터와 같은 물질은 그 특성이 큰 물질들과 다르지 않습니다. 반면에 나노미터 크기가 되면 아주 특별한 일들이 일어나게 됩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금의 경우, 나노크기로 만들 경우 우리가 알고 있던 색과 다른 색이 나타나게 된답니다. 보라색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고 초록색이거나 빨간색인 경우도 있습니다. 단지 크기만 나노미터 일뿐인데 말이죠. 그리고 전기를 통하게 하는 전도성도 달라집니다. 아주 얇은 나노와이어에 경우 전도성이 아주 뛰어나고 손실되는 전기도 줄어들게 됩니다. 이외에도 더 많은 물질과 만날 수 있어서 화학 반응에 도움을 주는 촉매 역할을 더욱 잘 되는 등 큰 물질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성질을 보여줍니다.
│ 더 작고 작은 크기로
이렇게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나노기술. 첨단 기술이지만 우리 생활 속에 많이 쓰이고 있다는 사실 알고 계세요?
깨끗하고 맑고 자신 있게!! 만들어 주는 화장품은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피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 수요가 많이 늘고 있는데요. 이 속에도 나노기술이 숨어 있습니다. 기능성 화장품처럼 미백효과를 내는 물질이나 주름이 생기는 것을 막는 성분이 들어 있는데요. 그 성분을 수십 나노크기로 만들어 피부에 잘 흡수될 수 있는 상태로 만든답니다. 또 나노크기의 캡슐에 이러한 성분들을 담아서 피부 속까지 잘 전달되도록 도와줍니다. 또 선크림은 자외선을 차단하는 이산화타이타늄이나 산화아연이 들어가는데요, 나노크기로 만들면 더욱 효과가 커지기 때문에 최근에는 산화타이타늄과 산화아연을 나노입자로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은은 오염물질을 분해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아주 작은 나노입자로 만들어 오염물을 분해하는 능력을 키우기도 하는데요. 그래서 세탁기나 치약에 ‘은 나노’라는 문구를 많이 보셨을거에요.
우리가 많이 사용하는 컴퓨터에도 나노기술이 숨어 있습니다. 저장매체인 하드디스크는 자성을 가지고 있는 물질로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인데요. 자성을 가진 물질을 더 작게 만들수록 하드디스크의 용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나노크기로 물질을 제작해 하드디스크로 만들어서 과거에는 수십기가였던 하드디스크의 용량이 최근에는 1테라바이트라는 엄청난 용량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또 플레시 메모리에도 나노 소재 공정이 도입되어서 더 빠르고 전력을 덜 소모하는 메모리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한화케미칼에서도 이러한 나노물질을 이용한 분야에 연구를 하고 있는데요. 대표적으로 카본나노튜브와 이차전지의 양극재가 있습니다. 카본나노튜브는 탄소들이 연결되어서 긴 실과 같은 형태를 이루는 물질인데요. 일반적으로 탄소는 금속이 아니기 때문에 전기를 흐르게 하는 능력이 없지만, 카본나노튜브와 같은 형태를 이루면 전기를 흐를 수 있게 해주고, 강도도 철보다 100배 이상 강해서 여러 가지 분야에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한화케미칼에서는 초임계수 산화기술을 이용해서 연간 8ton의 카본나노튜브를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고 더욱 많은 분야 카본나노튜브를 적용하기 위해서 노력 중 입니다. 또 리튬이온전지에 꼭 필요한 양극재는 전지의 특성에 가장 영향을 주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한화케미칼에서 개발한 리튬이온 2차전지용 양극재 SafEnPo™에 경우 초임계수를 이용해 합성된 것으로 나노크기의 입자들이 고르게 배열되어 있어서 기존 양극재보다 뛰어난 성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지구는 변신 로봇으로 지키고, 치료는 나노 로봇으로 작고 작은 크기로
이렇게 많은 곳에 사용되고 있는 나노기술 과연 미래에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요? 나노기술이 응용될 곳은 무궁무진합니다. 현재는 사이즈를 작게 만들어서 사용하는 정도이지만, 작은 입자들을 조절하여 원하는 물질을 만드는 기술이 발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즉 원자나 분자를 직접사람들이 조절하여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는 시대가 오는 것입니다.
그래도 미래의 나노기술 중 가장 큰 기대를 받고 있는 곳은 아마도 의학 분야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현재 암이나 에이즈와 같은 질병을 치료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은 바로 질병의 원인이 되는 부분만 약물로 공격하기가 어렵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답니다. 그 중 하나가 약물을 나노 사이즈로 만들고 이 약을 원하는 부분까지 전달해주는 나노 로봇이 그것입니다.
사람 몸에 나노로봇을 넣어서 치료를 할 경우 지금과 달리 약물치료가 부작용 없이 진행될 수 있고, 간단한 외과 수술에 경우 나노로봇을 이용하여 진행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체내에서 남아서 신체의 변화를 시시각각 체크해주어 즉각적으로 몸 상태를 알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아직은 이에 대해서 많은 연구가 진행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미래에는 이러한 기술이 많은 사람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어때요? 지금까지 나노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먼 옛날의 로마제국에서부터 발달된 나노의 기술, 지금도 많은 도움을 주고 있지만 먼 미래에는 더 많은 곳에서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지 않으신가요?
참고문헌: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단 http://www.nanoedu.re.kr
나노융합사업연구단 http://www.nanokorea.net/
한화케미칼 http://hcc.hanwha.co.kr
나노기술 의료기기의 발전방향, 유규하
나노시대를 여는 천년전 기술, 이응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