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감기만큼 독한 것, 바로 감기약이죠~
너무 써서 얼굴마저 찌푸리게 되는 감기약, 왜 이렇게 맛이 없는 걸까요?
하늘이 높고 말이 살이 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왔습니다. 독서를 즐기는 분들이 많아지기도 하고 야외활동을 하기 좋은 날씨 때문에 주말에 가족이나 친구분들과 함께 등산을 가시는 분들도 많아졌죠. 저 역시, 이번 주말 약속을 잡고 일주일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는데, 왠걸! 막상 주말이 되니 몸도 무거워지고 콧물은 훌쩍훌쩍 거리고 몸은 으슬으슬 거리기 시작합니다.ㅠㅠ 이런~~ 슬프게도 감기에 걸리고 말았네요-_-
가을은 일교차가 클 때 감기에 걸리기 쉽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많이 알려진 사실입니다. 감기에 걸리기 쉬운 환절기에는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조심해야 하는데요, 이렇게 한번 감기가 걸리면 먹기는 싫지만 감기약이라도 먹어서 빨리 낳으려고 합니다. 감기약은 아무 맛도 없거나 약간은 달달한 맛도 있지만 쓴 맛을 갖는 약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쓴 맛이 싫어서 약을 거부하거나 혹은 약을 복용하여도 그 뒤에 오는 쓴맛을 제거하고 싶어서 사탕이나 초콜릿과 같은 단 맛을 내는 음식을 먹기도 합니다.
그런데 병을 치료해주는 감기약은 왜 이렇게 쓸까요?
감기약 속에 사용되는 성분들은 여러가지가 있지만 쓴 맛을 내는 물질에는 약한 염기성 물질이 들어 있습니다. 감기약 뿐 만 아니라제산제와 같은 위산을 중화시키는 약의 경우에도 염기성 물질이 함유되어 쓴 맛을 느끼게 됩니다
이렇게 쓴 맛을 느끼게 해주는 염기성 물질! 씁쓸한 맛 때문에 싫지만 그래도 우리 생활 속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요, 오늘은 주변에 조용히 숨어있는 염기성 물질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자료출처 - http://en.wikipedia.org/wiki/File:SodiumHydroxide.jpg, 위키피디아)
씁쓸한 맛을 느끼게 하는 염기성 물질, 과연 무엇 때문에 염기성이라는 단어를 붙일까요? 염기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 물질들은 일반적으로 세가지 정의에 의해서 정해지게 됩니다.
첫 번째로 물에 녹아서 수산화 이온을 내놓는 물질을 일반적으로 염기라고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수산화 나트륨(Sodium hydroxide, NaOH)입니다. 수산화 나트륨은 물에 녹아서 나트륨이온과 수산화 이온으로 나누어 지면서 염기성을 띄게 됩니다. 강한 염기로 알려져 있어서 강한 산성 물질을 중화 시킬 때 사용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산성 물질에서 나오는 수소이온을 가져갈 수 있는 물질을 염기라고 합니다. 이러한 정의에 가장 잘 맞는 물질이 암모니아(Ammonia, NH3)입니다. 암모니아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 삭힌 홍어인데요, 홍어 특유의 냄새와 맛은 바로 이 암모니아 때문인데요, 암모니아는 수산화이온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약한 염기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암모니아 분자 속에 있는 질소 원자가 수소이온을 가져갈 수 있어서 산성물질과 만나면 암모니아는 암모늄(Ammonium, NH4+)이라는 물질로 바뀌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전자쌍을 줄 수 있는 경우 염기라는 물질로 정의하게 됩니다. 이 정의는 어렵게 느낄 수 있지만 앞에서 이야기한 두 가지 염기성 물질 모두 이 정의에 해당하게 됩니다. 수산화이온이나 암모니아에는 수소이온에 줄 수 있는 전자쌍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두 가지 물질은 수소 이온과 결합하여서 수산화이온은 물이 되고 암모니아는 암모늄이온으로 변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염기성 물질을 뜻하는 다른 단어로 알칼리가 있죠!
그렇다면~ 염기와 알칼리, 뭐가 다른 걸까요?
알칼리라는 단어는 타고 남은 물질인 재(灰)를 뜻하는 아라비아어 kali에서 유래 되었습니다. 이러한 단어를 쓰게 된 이유는 육지 식물이나 바다 식물을 말려서 태운 재를 물에 녹인 뒤에 여러 용도로 사용하였는데요, 그 용액이 강한 염기성을 가지고 있어서 그 뒤에 그와 유사한 염기성 물질을 알칼리라는 단어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과거에 우리나라에서는 볏짚을 태우고 그 뒤에 나온 재를 물에 녹인 뒤에 걸러서 세탁에 사용한 잿물도 같은 원리로 강한 염기성 물질이어서 마시면 안 되는 물질로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에는 강한 염기성 물질 중에서 나트륨이나 칼륨과 같은 금속에 수산화이온이나 암모늄이온 또는 탄산염과 같은 이온이 붙어있는 물질을 지칭합니다.
너무나도 좋은 꿈을 꾸면서 달콤한 잠을 자고 있었는데, 자명종 소리에 일어나 시간을 보니 악! 지각이네요;; 빨리 세수를 하기 비누를 얼굴에 바르다가 그만~ 실수로 비누가 입안에 들어갔더랬죠. 바로 그때, 입안에 퍼지는 쓴 맛이란… 윽 정말 최악입니다!
(자료출처 - http://en.wikipedia.org/w/index.php?title=File:Taste_bud.svg&page=1, 위키피디아)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비누 역시 염기성 물질인 탓에 실수로 입안에 들어가기라도 하면, 쓴 맛에 반사적으로 얼굴을 찌푸리게 됩니다. 이것은 혀 위에 존재하는 맛을 느끼게 해주는 세포 때문에 이러한 쓴맛을 느끼게 되는 것이지요. 이 세포를 미세포라고 하는데 이 세포들이 모여있는 곳을 미뢰라고 합니다. 이곳에 쓴 맛을 느끼게 하는 물질이 침 속에 녹아서 들어오게 되면 미세포에 이 물질이 작용해서 신경전달 반응을 일으키게 합니다.
그렇게 뇌로 신호가 전달되어서 우리는 입안에 쓴 맛을 내는 물질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혀에는 쓴 맛을 느끼는 위치가 정해져 있다고 알려져 있는데요~ 정확히 말하자면 정답은 아닙니다. 맛을 느끼게 하는 미세포가 혀에 일부 위치에 몰려 있기도 하지만 전체적으로 퍼져있기 때문에 혀의 어느 부분에서라도 다 느낄 수 있는 것이죠!
또한 쓴 맛을 느끼게 하는 물질은 정말 다양합니다. 단 맛, 신 맛, 짠 맛, 감칠 맛과 같은 다른 기본 맛에 경우는 특정 성분을 갖는 물질에 대해서만 이 맛을 느끼도록 되어있지만, 쓴 맛에 경우는 정말 다양한 물질을 쓴맛으로 느낀다고 합니다. 염기성 물질도 이러한 쓴 맛을 느끼게 하는 물질 중에 하나이지만 칼륨이나 칼슘이 있는 물질도 쓴 맛이 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자료출처 - http://www.flickr.com/photos/spidermandragon5/2922128673/sizes/l/in/photostream, bryanwright5@gmail.com)
이렇게 다양한 물질에 대해 느끼는 쓴 맛에 대해서 생각해 보면 다른 맛에 비해서 상당히 강렬하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실제로 쓴 맛을 느끼는 미세포가 다른 미세포에 비해서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 사실인데요, 이와 관련하여 재미있는 가설이 있습니다.
쓴 맛을 내는 물질 중 일부는 사람에게 아주 치명적인 독성을 갖는 물질이 있기 마련이죠. 인류가 진화를 하면서 쓴 맛을 강하게 느끼는 이유가 이와 같은 독성 물질에 대해 피하기 위해서 쓴 맛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가설이 있습니다. 실제로도 우리는 쓴 물질을 먹으면 기분이 나쁘고 바로 뱉어버리고 싶은 생각 드는 것 보면, 이 가설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혹시 우리 주변에 염기성 물질이 어디 있는지 생각해 보신적 있나요?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세제입니다. 대부분의 세제들은 약한 염기성을 띠고 있는 물질을 사용하고 있는데요~ 특히 옷을 빨래할 때 쓰는 세제는 때를 제거하기 위해서 염기성 물질을 주 원료로 합니다. 옷에 묻은 때에 경우 단백질과 지방이 주 성분이기 때문에 염기성 물질과 닿으면 분해되는 원리를 이용한 것이죠~! 이 때문에 과거에도 강한 염기성 띠고 있는 양잿물로 세탁을 했던 것이랍니다. 단, 주방 세제에 경우에는 식기류가 사람이 직접 섭취하는 음식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완전한 염기성 물질로 만들어진 세제가 아닌 중성 물질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점심식사 후엔 여지없이 찾아오는 잠…
이때 정신을 차리기 위해 흔히 마시는 것이,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도 알고 보면 염기성을 띠고 있습니다. 아메리카노 한잔 안에는 커피 원두에서 나오는 여러 종류의 성분이 있지만, 그 중에 카페인이 있어서 정신을 확 깨게 해주는 각성제 역할을 하는데요, 알고 보면 이 카페인도 염기성 물질이라고 합니다. 카페인에는 분자 구조를 잘 보면 질소 원자가 들어 있어서 이 때문에 염기성을 띠는 것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또 맛있는 빵을 만들 때 없어서는 안 되는, 베이킹소다
베이킹 소다는 탄산수소나트륨이 주 성분으로 가열하게 되면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면서 기포가 뽀글뽀글 나오게 됩니다. 이 때문에 제빵을 할 때 넣어 줄 경우 구울 때 빵이 부풀어 오르게 되면서 부드럽고 맛있는 빵이 나오게 됩니다.
가성소다는 수산화 나트륨을 주성분으로 되어있는데요~비누와 세제를 만드는 원료로 사용될 뿐만 아니라 식품 가공, 제지를 만드는 곳에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또 전기 전자 재료 제작 시 사용되고, 상하수도 및 폐수를 정화하는 곳에 까지 사용될 정도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염기성 물질중의 하나입니다.
이렇게 많이 사용되는 가성소다는 한화케미칼에서 생산되고 있죠:)
한화케미칼 여수와 울산공장에서 열심히 생산 중인 가성소다! 그 양 또한 아시아에서 손을 꼽을 만큼이라고 하니~ 와우,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지금까지 염기성 물질에 대해서 알아 보았습니다. 씁쓸한 맛을 내고 미끈미끈한 염기성 물질~ 별로 좋은 느낌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렇게 자세히 알게 되니~ 조금은 달리 보이지 않나요? ^0^
-참고문헌-
General Chemistry, Thomson, Whitten, Davis, Peck, Stanley
Biochemistry 6th, E.Public, J.M.Berg, J.L.Tymoczko, L.Stry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