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기는 냄새뿐만 아니라 곰팡이를 발생시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데요. 하루 종일 제습기를 가동할 수도 없기 때문에 제습제는 필수입니다. 제습제는 습기를 빨아들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인체에 무해한 것과 재활용이 가능해 환경에도 영향을 덜 미치는 소재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습도가 높은 옷장과 신발장, 그리고 빨래 건조대 등 집안 곳곳에 놓아두면 알아서 습기를 제거해 주는 기특한 제습 소재들을 소개합니다.
실리카겔
실리카겔은 원래 액체가 있던 공간이 비게 되면서 공간이 생기는데, 나노 크기의 미세한 구멍이 나 있어 수분이나 작은 분자들을 빨아들이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실리카겔은 1g당 20%의 정도의 수분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실리카겔의 주성분은 먹어도 될 만큼 인체에 무해하며 수분을 흡수한 상태에서도 형태가 바뀌지 않고 그대로 유지됩니다. 또한 전자레인지나 햇볕에 말리면 재사용이 가능해 친환경 제습제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실리카겔을 버리지 않고 평소 잘 모아 두었다가 습도에 민감한 카메라나 휴대용 배터리, 작은 전자제품 기기에 넣고 밀봉하면 습기로 인한 손상을 방지할 수 있는데요. 신발 속에도 넣어주면 습기뿐만 아니라 냄새도 잡아줄 수 있습니다.
염화칼슘
염화칼슘은 우리에게 겨울철 도로의 눈을 녹여주는 제설제로 익숙합니다. 염화칼슘은 눈의 수분을 흡수해 녹이는 ‘조해성(공기 중에 노출되어 있는 고체가 수분을 흡수하여 녹는 현상)’이라는 특징을 지니고 있는데요. 제습제가 수분을 흡수하면 물로 바뀌는 게 바로 이것과 같은 현상입니다.
염화칼슘은 염소와 칼슘의 화합물로, 화학식은 CaCl2입니다. 흡습성이 뛰어나 100g의 염화칼슘이 100g의 수분을 흡수합니다. 실리카겔 100g이 수분을 20g 흡수하는 것과 비교하면 흡수력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염화칼슘은 피부에 닿을 경우 건조하게 하고, 금속을 부속시키는 성질을 지니고 있어 제품을 다룰 때 장갑을 끼는 등 주의가 필요합니다.
염화칼슘은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염화칼슘을 작은 용기에 소분하여 공간의 1/3만 채워준 후, 공기가 잘 통할 수 있도록 종이 또는 티슈로 입구를 감싼 뒤, 테이프나 끈으로 잘 밀봉해 옷장과 서랍장, 신발장 등에 넣어주면 됩니다. 보통 2~3개월 정도 사용 후에 교체하면 되는데, 요즘 같은 장마철에는 물이 차 있는 것을 확인하여 상황에 따라 자주 교체해 주면 좋습니다.
베이킹 소다
베이킹소다는 탄산수소 나트륨으로 중탄산나트륨, 중탄산소다라고도 불리며 화학식은 NaHCO3입니다. 식품에 널리 사용되지만, 주방용품과 과일 등의 세척과 청소용으로도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요. 습기 제거와 탈취 효과가 뛰어나 친환경 제습제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베이킹 소다는 백색의 결정성 분말 형태로, 뚜껑이 없는 용기에 담아 옷장, 주방, 신발장, 냉장고, 자동차 안 등에 놓아주면 습기와 냄새제거까지 됩니다. 특히 빨래가 잘 마르지 않을 때 베이킹 소다를 천 주머니에 담아 건조대에 같이 걸어두면 빨래의 꿉꿉한 냄새를 없애 주면서 뽀송하게 마르는 데 도움을 줍니다.
세탁이 어려운 매트리스도 쉽게 관리할 수 있습니다. 매트리스 위에 베이킹 소다를 뿌린 후 30분 정도 뒤에 청소기로 빨아들이면 습기는 물론 세균과 곰팡이까지 모두 흡수해 쾌적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제올라이트
제올라이트(Zeolite)는 그리스어로 끓는다는 ‘zeo’와 돌이라는 ‘lite’의 합성어로, 화산 폭발로 흘러나온 용암과 해수가 만나 화학반응을 일으켜 만들어진 광물입니다. 나트륨, 칼륨 등 알칼리 금속과 칼슘 등의 알칼리 토 금속을 함유하는 알루미늄 규산염 광물의 일종으로, 나노미터 지름의 미세한 구멍들이 있는데요. 이 구멍들이 습기 및 가스 등의 물질들을 흡착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1μm2(제곱마이크로미터, 1μm=10-6m) 크기의 면적에 1nm 크기의 구멍이 100만 개 정도가 보입니다. 물 분자는 1나노미터보다 작기 때문에 수많은 구멍들에 물 분자를 가둘 수 있어 천연 제습제 및 탈취제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세 구멍보다 더 큰 분자는 흡착할 수 없고, 흡착 용량이 한정되어 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효과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장마철에는 전자레인지나 오븐에 넣고 한번 돌려주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