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길게만 느껴졌던 여름이 지나가고 간절하게 기다렸던 가을이 오려나 봅니다. 이제 제대로 잠을 이룰 수 없었던 열대야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시원하게 잠을 청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그러나 가을이 와도 잠 못 이루는 분들이 계십니다. 열대야도 사라진 가을밤, 밤잠을 설치는 사람들은 누구일까요? 예상하신 분도 계시겠지만, 바로 해외 축구팬들입니다.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렸던 16-17 시즌이 개막했는데요. 한국시각으로 8월 8일 EPL(English Premier League)의 커뮤니티 실드를 시작으로 화려한 막을 올렸습니다. 지금부터 해외 축구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축구팬을 설레게 하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많은 국가에서 프로 구단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K-리그 클래식이 있고, 일본은 J리그가 있는 등 나라별로 많은 리그가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이들의 관심을 쏠리는 곳은 유럽입니다. 잉글랜드의 EPL, 스페인의 라 리가, 독일의 분데스리가, 이탈리아의 세리에 A 등이 대표적인 유럽리그입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는 총 20개의 팀이 있습니다. 많이 들어보셨을 팀으로는 한국 축구의 레전드 박지성 선수가 있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있고 지역 연고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 손흥민 선수가 뛰고 있는 토트넘, 같은 런던에 연고를 둔 첼시와 아스날이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모두의 예상과 달리 깜짝 우승한 레스터 시티도 있습니다.
한 번에 정리하자! #이적 시장
여름 축구의 꽃은 이적 시장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많은 언론의 주목을 받는 여름 이적 시장! 특히 이번에는 많은 선수들이 이동을 했는데요. 이탈리아 명문 유벤투스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트로 돌아온 93년생의 폴 포그바의 경우에는 1억 2,000만 유로(한화 약 1,500억 원)로 이적료 세계 신기록을 세웠습니다. 그 외에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유벤투스, 인터밀란, AC밀란, 바르셀로나, PSG 등 세계 명문을 고루 거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가 자유계약으로 합류했고, 떠오르는 신성 에릭 베일리을 영입하며 이적료로 엄청난 금액을 투자했습니다.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도 알차게 보강하며 시즌을 준비했는데요. 몇 년 전 사우디의 만수르가 천문학적인 액수를 지원하면서 중위권에 머무르던 팀이 순식간에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위협하는 팀으로 성장했습니다.
짠돌이로 소문난 아스날의 벵거 감독은 샤카를 영입했습니다. 대형 공격수의 영입이 없어 팬들의 원망이 자자 하지만 프리 시즌에서 보여준 샤카 선수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기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유로 2016에서 뛰어난 전략가임을 입증한 첼시의 콩테 감독은 지난 시즌 레스터 시티의 우승을 이끈 프랑스 출신의 은골로 캉테를 영입했습니다. 캉테는 인터뷰에서 첼시의 레전드이자 프랑스 출신인 같은 포지션을 맡았던 마켈렐레를 닮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시즌 작년처럼 멋진 활약을 하기를 기대해봅니다.
선수만큼 궁금한 #감독의 이동
선수들의 이적만큼 감독들의 이동도 엄청나게 많았는데요. 맨체스터 두 개 구단은 모두 새롭게 감독을 선임했습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무리뉴와 시티의 과르디올라입니다. 그 외에도 첼시는 이탈리아를 유로 8강으로 이끈 콩테를 선임했고, 지난 시즌 중 리버풀에 온 클롭도 눈여겨보아야 할 명장입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레스터 시티를 깜짝 우승시킨 이탈리아 출신의 라니에리 감독도 디펜딩 챔피언으로 올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눈여겨 봐야 할 것입니다. 축구계를 이끄는 명장들이 모인 올해는 가히 축구계의 춘추전국시대라 할 수 있습니다.
그중 이번 시즌 스토리라인의 주인공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조세 무리뉴가 될 가능성이 매우 커 보입니다. 지역 라이벌인 맨체스터 시티의 호셉 과르디올라와 과거 스페인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맡을 때부터 이어져 온 앙숙 관계는 잉글랜드에서 더욱 뜨겁게 불타오를 것 같습니다. 또한 무리뉴는 아스날의 장수 감독 벵거와 과거부터 설전을 벌이던 사이고, 리버풀의 클롭과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1년 전 무리뉴 감독은 첼시 감독을 하고 있었지만, 여러 문제에 휩싸이며 경질되었는데 자기 자신을 경질한 구단과 경쟁 상대로 1년 뒤 마주하게 된 그의 모습은 마치 소설 속에나 등장할 법한 이야기입니다.
놓치지 말아야할 #경기
1. 맨체스터 유나이트드 vs 맨체스터 시티
9월 10일 8:30 PM(이하 한국 시각 기준), 주목받는 두 감독의 대결이자 지역 라이벌의 대결입니다. 이번 시즌 새 감독과 함께 전력 보충을 하고 돌아온 두 팀입니다. 같은 맨체스터를 연고로 한 시끄러운 이웃끼리의 경기는 어떤 결과를 낳을지 궁금합니다.
2. 첼시 vs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10월 22일 11:00 PM, 무리뉴 더비라고 칭할 수 있는 경기입니다. 딱 1년 전 첼시의 감독으로 있던 무리뉴 감독이 라이벌 팀의 감독으로 돌아와 친정팀에게 복수를 할 수 있을지, 아니면 반대로 친정팀에게 패배를 당할지 모두가 주목하는 경기입니다.
3.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vs 리버풀
10월 15일 11:00 PM, 유서 깊은 더비입니다. 두 팀은 모두 팀 컬러가 붉은색이라 통칭 레드 더비로 불립니다. 무리뉴 감독과 클롭 감독의 신경전도 경기 전부터 화제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알고 보자! #애칭
축구팬들이 경기를 인터넷으로 보는 방법으로는 크게 네이버 중계와 다음 TV팟 중계가 있습니다. 이때, 채팅방을 보시는 분들은 빠르게 올라오는 채팅들에 한 번 놀라고, 처음 보는 단어들에 또 놀랄 것 같습니다. 팬들이 많은 만큼 별명도 많고 애칭도 많습니다. 여기에서 가볍게 별명에 대해 정리해볼까 합니다.
맨유나 맨시티처럼 같이 단순한 구단명 줄임말이 있습니다. 이건 이해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사햄, 서햄, 새성이라고 하면 머릿속에 물음표가 뜰 것입니다. 하지만 알고 보면 간단합니다. 순서대로 각각 사우스햄튼, 웨스트햄, 뉴캐슬을 그대로 번역한 것입니다. 아스날과 토트넘의 경우에도 각각 개집과 닭집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습니다. 토트넘의 닭집이라는 별명은 구단의 엠블럼에 닭이 있어서 닭집이라고 불립니다. 비슷하게 레스터 시티의 경우에도 엠블럼에 여우가 있어 여우 군단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아스날의 경우 개집이라는 별명을 가진 유래가 2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역사적으로 토트넘과 라이벌 관계인데, 여기에 한국 속담인 ‘닭 쫓던 개’에서 유래했다는 이야기가 있고, 다른 하나는 아스날의 구단 초창기 엠블럼에 개가 있어서 개집이라고 불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어느 이야기가 사실인지는 모르지만 이런 이야기는 경기 외적으로 재밌는 스토리가 구성되니 알아두면 좋은 꿀팁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별명들은 인터뷰에서 나온 것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 무리뉴와 리버풀의 감독 클롭이 있습니다. 무리뉴의 경우 약 10년 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처음 입성했을 때, 기자회견에서 본인을 “스페셜 원(Special One)”이라고 지칭했습니다. 그 뒤로 꾸준히 스페셜 원이라고 불리고 있죠. 그리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로 돌아온 인터뷰에서는 이를 인지하고 “해피 원(Happy one)”이라는 표현을 사용했습니다. 인터뷰에서 유머 있고 센스있기로 소문난 클롭 감독도 리버풀의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이를 가만히 두지 않았습니다. 기자의 질문에 본인을 “노말 원(Normal One)”이라고 소개하며 무리뉴와의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맨시티의 호셉 과르디올라 감독의 경우에는 이름인 호셉(Joseph)에서 딴 펩(Pep)이라는 별명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다뤘는데요. 유럽축구는 오랜 전통과 함께 다양한 선수와 감독이 모여들면서 한 편의 영화처럼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를 모른다고 축구 경기를 못 보는 건 아니지만, 이런 이야기들을 알고 있다면 관중들이 환호성을 지르는 이유와 선수들의 신경전까지 다 이해할 수 있어 재미를 더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기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역사를 다 설명해 드릴 수는 없지만, 이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하나씩 알아나가신다면 유럽축구가 더 재미있게 다가올 것입니다. 자! 이번 주말은 다양한 이야기가 숨어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시청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