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고추가 맵다!
나노는 10억분의 1을 나타내는 단위로, 난쟁이를 뜻하는 그리스어 나노스(Nanos)에서 유래된 말입니다. 성인 머리카락의 1만분의 1의 단위로 원자가 서너개 들어갈 정도의 크기이라고 하니 눈 앞에 있다고 해도 볼 수 있는 크기가 아니지요! 눈으로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작은 단위입니다.
나노입자(nanoparticle)란 입자 크기가 수 나노미터(nm)에서 수백 nm 크기의 범주에 속하는 입자를 말합니다. 나노입자는 기존의 입자들이 갖지 못한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빛, 전기, 자기에 반응하는 특성이 기존 입자와 다르기 때문에 이를 응용하여 전자기, 광학, 촉매, 센서, 저장, 약물전달시스템, 조직 공학, 진단 시료 등의 다양한 응용 분야에서 뛰어난 성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작은 고추가 맵다는 속담은 ‘나노입자’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죠?
보이지도 않을 만큼 작은 난쟁이, 나노의 활약은 바이오 산업에서부터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우리 삶의 다양한 분야에 깊숙히 들어와 있습니다. 꿈의 신소재 탄소나노튜브도 이 나노기술의 한 분야이지요. 앞으로 세상을 더욱 살기 좋게 만들어줄만한 나노기술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 볼까요?
#배터리의 안전을 책임지는 나노기술
공항 검색대에서 기내로 반입을 금지시키는 물품 중 하나가 배터리입니다. 배터리의 폭발 가능성 때문에 기내 반입을 금지시키는 것인데요, 가끔 신문에서 노트북이나 휴대전화 배터리가 폭발했다는 기사를 보셨을 거예요. 잇따른 배터리 사고를 일으킨 범인은 바로 리튬이온전지입니다.
리튬이온전지는 일회용 전지지만 충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2차 전지라고 부릅니다. 이 리튬이온2차전지는 산화 환원의 원리를 바탕으로 전기가 흐릅니다. 리튬이온 2차전지는 크게 양극재 (Cathode Material), 음극재 (Anode Material), 전해질 (Electrolyte), 분리막(Separator)으로 구성됩니다. 흑연이 음극, 금속 산화물이 양극 전극 역할을 하지요. 양극에서는 환원 반응이 일어나고 음극에서는 산화반응이 일어납니다. 전원을 켜면 음극의 리튬 이온이 전해질을 따라서 양극으로 움직이면서 전자가 흘러 전류가 흐르게 됩니다. 배터리 충전은 반대 과정입니다. 리튬이온들이 양극에서 음극으로 흐르게 되면 충전 상태가 됩니다.
리튬이온전지는 기존 니켈 카드뮴 전지보다 작고 가볍게 제작가능하고 더 많은 양의 전기를 담을 수 있습니다. 이 덕분에 우리가 쓰는 휴대전화와 노트북이 작아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리튬은 공기 중에서 불안정한 원소 쪽에 속합니다. 그래서 종종 폭발을 일으키기도 하는데요, 이 위험성을 줄여주는 기술이 나노기술입니다. 양극재는 양극을 구성하는 중요한 원료로, 리튬이온 2차전지가 어떠한 성질을 갖는지 결정해 주는 소재입니다. 현재 사용되는 작은 리튬이온 2차 전지의 양극재에는 코발트가 사용되는데, 가격이 비싸고 안전성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큰 용량의 2차 전지를 만들기에는 무리가 따르고 있습니다. 또한 흑연으로 만든 음극은 리튬이온을 저장하는 능력에 한계가 있어 장시간 사용하기 힘듭니다.
그래서 안전하고 값싼 양극재를 개발하는 데 초점을 두고 나노기술을 적용하고 있는데, 한화케미칼에서 개발한 리튬이온 2차전지용 양극재 SafEnPo™는 구조적인 특성을 개선하여 전지의 폭발 위험성을 현저히 감소시켰습니다.
SafEnPo™는 기존 양극재 보다 안정한 구조로 충전이나 방전이 일어날 때 구조 변화가 없을 뿐만 아니라 수명도 깁니다. 철(Fe)을 주원료로 사용하여 소재의 공급도 용이할 뿐만 아니라 코발트같이 비싸고 유해한 중금속을 사용하지 않으므로 기존 양극재에 비해 친환경적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놀라운 기술, 초임계 수열법을 적용했답니다. 초임계수(super-critical water)를 활용하여 나노 크기의 고결정성 입자를 합성하지요. 온도와 압력을 일정 정도 이상(초임계 조건) 가해주면 물은 액체와 기체가 구별되지 않는 상태가 됩니다. 이렇게 가열, 가압하면 물은 원래의 비중, 용해도가 아닌 독특한 성질을 지니는 초임계수가 됩니다.
초임계 수를 활용하면 온도와 압력의 변화에 따라 물리화학적 성질을 함께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원자 단위에서 균질한 합성이 가능합니다. 즉 Morphology가 우수해지지요. 또한 고온 합성으로 인해 고결정성 제품을 만들 수 있답니다.
나노입자나 나노와이어를 사용하기에는 지금은 값이 비싸지만 나노기술이 더 발전하면 저렴하게 대량생산된, 고성능의 안전한 2차 전지를 만날 수 있을 거예요. 그러면 더 이상 공항 검색대에서 배터리를 찾아 따로 짐을 부치지 않아도 되겠죠?
#반도체의 성능을 높이는 나노기술
나노는 10억 분의 1의 단위입니다. 이 전에는 마이크론, 100만분의 1의 수준에서 제작했던 반도체 기술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열쇠를 나노가 쥐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나노급 상용반도체를 만들어 낼 정도로 이 분야에서 전세계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답니다.
반도체를 만드는 방법 중 하나인 깎아내기 방법은 재료를 깎아내면서 원하는 형태로 만드는 방식입니다. 이 방법은 일정 크기 이하로는 적용하기가 힘들었답니다. 나노기술이 더 발전하면 극미세한 크기의 나노입자들을 레고 블록 쌓아 올리듯 척척 쌓아나가면서 기존 반도체 보다 훨씬 작게, 그리고 더 효율이 좋은 반도체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요.
#생명을 연장시키는 나노기술
의학계에서 주목하고 있는 나노기술. 난치병을 조기에 발견해내는 첨단 방법으로 나노 의학이 떠오르고 있어요. 병을 미리 알아내기 위한 각종 검사 방법, 치료 방법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 올 수 있을 거라 기대되고 있지요. 연구진들은 나노기술로 만든 나노입자에 약물을 원하는 만큼, 원하는 곳으로 보내는 약물전달 시스템을 만들고 있어요. 아주 미량의 시료로 병을 알아내고 병균을 검출해 내는 방법도 연구하고 있지요. 이런 ‘나노바이오테크놀로지’가 발달하면 인간의 수명연장의 꿈이 조금씩 현실로 다가올 거예요.
#생활 수준을 높이는 나노기술
생활 속의 나노기술을 찾아 볼까요? 은나노라는 말을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항균과 살균 능력이 있는 은을 나노 크기의 입자로 만들어서 각종 생활용품을 만들 때 섞어나 코팅을 하는 방법으로 나노기술이 응용되고 있습니다.
혹시 전자파를 막기 위해서 모니터 옆에 작은 화분을 놓아둔다거나 보호 스크린을 씌우시나요? 나노기술을 이용하면 그런 수고를 덜 수 있습니다. 나노 크기로 입자를 가공한 다음 전자파가 쏟아져 나오는 모니터, TV 표면을 코팅하여 전자파를 막아내는 데에도 나노기술이 쓰이고 있습니다.
좋은 영양성분이 듬뿍 들었다는 화장품. 발라도 피부에 흡수 되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겠지요? 화장품에 든 영양성분의 피부 흡수력을 높이기 위해 나노크기로 입자의 크기를 작게 하여 만든 나노 화장품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우리 몸에 도움이 될 생리활성물질을 작은 나노입자에 담아 각질의 틈 사이로 스며들게 만들고 있어요. 이 화장품은 아주 작은 입자로 구성되어서 빛을 통과시키기 때문에 보통의 ‘로션’처럼 불투명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 나노 기술, 업그레이드 팍팍!
우리나라에서는 정부차원에서 나노기술 발전을 위해 애를 쓰고 있습니다. 국가차원의 연구지원정책을 마련하고, 나노기술 종합발전 계획안을 마련하기도 했지요. 그리고 각 기업들도 나노기술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꼽으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한화케미칼에서는 이 작은 나노입자를 일정한 크기로 뭉침 없이 만들어내는 기술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나노입자를 만들어 내는 기술은 다양한 분야에 나노입자를 응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기술입니다.
첨단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산학계의 긴밀한 협력이 중요합니다. 나노 관련 기술의 향상을 위해 기업의 지원을 받아 좋은 연구 결과를 내도록 지금 이 시간에도 과학자분들이 열심히 연구 중에 있습니다. 한화케미칼은 지난 2007년 서울대 현택환 교수의 '균일한 나노입자 대량생산 기술'의 독점 실시권에 대해 라이센싱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또 2008년 라이센싱 기술에 대한 Pilot plant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연구 개발 및 설비 투자를 통해 본격적인 양산 설비를 구축하여 '나노입자 사업'의 기틀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나노입자들은 나노 바이오 분야(BT)를 비롯하여 IT, ET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 사용될 계획입니다.
이렇게 보이지도 않는 작은 입자 나노. 기계, 화학, 바이오, 에너지, 전자, 정보통신 등 나노기술이 적용될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이 놀라운 난쟁이가 엄청나게 세상을 변화시키는 걸 함께 지켜봐주세요!
* 참조/ 사진출처 : 한화케미칼 공식사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