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여름이 한 걸음 더 다가온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때 이른 여름에 폭염, 자외선, 오존까지 우리를 뜨겁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뜨거운 여름이 찾아오면 여러분들께서는 어떤 방법으로 더위를 식히세요? 강력한 바람이 나오는 에어컨과 선풍기를 틀고 집 안에 있기, 시원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워터파크 가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여름 내내 이렇게 보내기는 불가능하죠.
그렇다 보니 쉽게 더위를 식힐 수 있는 방법 중 하나인 시원한 것을 먹는 것으로 더위를 잠시 잊어보려고 합니다. 차가운 아메리카노 한 잔, 시원한 맥주 한 캔, 냉동실에서 바로 꺼낸 아이스크림 등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여름철 대표 간식거리인데요. 그중에서도 탄산음료는 청량감과 달콤함에 톡 쏘는 맛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오늘은 여름철 대표 음료 탄산음료에 숨어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압력에 따른 이산화탄소 용해도(출처: http://schoolbag.info/)
대부분의 사람들이 탄산음료를 생각하면 차가운 음료로 기억을 합니다. 그렇다면 왜 따뜻한 탄산음료는 없는 것일까요? 우리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생각하는 차가운 탄산음료, 이 속에는 화학적 원리가 숨어있는데요. 탄산음료의 제조과정을 살펴보면 그 이유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탄산음료에는 이산화탄소(CO2)가 첨가되어 음료의 맛과 톡 쏘는 식감으로 우리의 입뿐만 아니라,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줍니다. 이런 이산화탄소 기체를 음료에 첨가시키기 위해서는 저온과 고압의 환경을 만들어줘야 하는데요.
액체 음료를 4도 이하로 냉장시키고 압력을 대기압의 3~4배 정도로 올려줘 기체가 액체에 잘 혼합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합니다. 기체는 온도가 낮을수록, 압력이 높을수록 액체에 혼합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증가하게 됩니다. 즉 이 과정을 반대로 생각하면 온도가 높을수록, 압력이 낮을수록 음료 속의 탄산은 사라지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음료의 캔을 따는 순간, 압력이 낮아지면서 기체의 용해도가 감소하여 기포가 발생하는 형태로 우리 눈에 보여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탄산음료를 맛있게 먹기 위해서는 차갑게 해서 먹어야하며, 그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탄산음료하고 하면 차가운 음료로 기억하게 되는 것입니다.
예전에 한 티비프로그램에서 콜라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콜라병에 아이스크림을 바르고 실험자가 콜라를 마시면 갑자기 입에서 콜라가 쏟아져 나오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명 콜라 폭탄이라고 부르는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요? 바로 이산화탄소 때문인데요. 아이스크림에 들어있는 멘솔이라는 물질이 콜라에 녹으면, 콜라에 들어있던 이산화탄소가 멘솔의 입자와 결합하여 빠른 속도로 방출됩니다. 이때 이산화탄소가 만든 압력 때문에 아이스크림이 팽창하면서 입 밖으로 쏟아져 나오는 것입니다.
▲ 멘토스를 넣은 콜라의 폭발(출처: 유투브, https://www.youtube.com/)
같은 원리로 멘토스 콜라 폭탄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멘토스를 콜라에 넣으면 아이스크림과 마찬가지로 멘토스의 멘솔 성분이 이산화탄소와 만나 마치 폭탄이 터지듯 콜라가 분출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영상을 보고 재미있다는 생각에 따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위험할 수 있으니, 절대 따라 하지 마세요. 급격하게 불어난 이산화탄소가 외부 충격에 약한 입속을 상하게 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탄산음료를 마시면 충치가 생긴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탄산음료의 산에 의해 치아가 부식된다는 말이 맞을 것 같습니다. 특히 여름에는 입안이 건조해서 입으로 들어온 산을 충분히 중화시킬 수 있는 타액이 분비되지 못해 치아 부식률이 높아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부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치아에 함유되어 있는 칼슘이온과 탄산음료의 탄산이온이 만나 탄산칼슘을 만들어 치아를 약하게 만들게 됩니다. 그래서 탄산음료를 마실 때에는 최대한 치아와의 접촉을 줄이기 위해 빨대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탄산음료를 마신 직후에는 산성 물질로 인해 치아의 표면이 약해져 있어, 칫솔질만으로도 치아가 마모될 수 있기 때문에 30분 정도 시간이 지난 후에 양치질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단한 금속을 눈에 보이지도 않는 이산화탄소 기체로 자를 수 있다면 믿어지시나요? 믿기 힘드시겠지만, 이산화탄소를 이용해서 적외선 레이저를 만들고 있습니다. 1960년대에 개발된 레이저는 매우 밝고 퍼지지 않는 특성으로 인해 과학연구는 물론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도 활용되고 있는데요. 이 적외선 레이저를 만드는 것이 바로 이산화탄소입니다. 이산화탄소를 매질로 하여 높은 전류를 흐르게 하여 발생하는 적외선 복사를 이용하여 다양한 분야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산화탄소 레이저가 우리 주변에서 활발하게 사용되는 곳이 바로 피부과입니다. 점이나 사마귀 같은 것은 제거하는 것은 물론, 주름을 제거하고 박피를 통해 노화된 피부를 다시 돌려놓는 등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뜨거운 여름, 얼음이 들어있는 컵에 냉장고에서 막 꺼낸 탄산음료를 부어 한 모금 마시면 온몸이 시원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는데요. 탄산음료 속에도 재미있는 화학이야기가 많이 숨어있었습니다. 앞에서 알아본 것처럼 간단한 화학원리만 알아도 탄산음료를 건강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는데요. 여러분도 오늘부터 탄산음료 속에 숨어있는 화학원리를 알아보는 건 어떨까요? 생활 속 숨어있는 화학원리도 찾고 올여름도 건강하고 시원하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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