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바? 에비타? EVA가뭘까?
한 유명 방송인 덕분에 우리에게 친숙한 이름인 EVA, 여성 이름이기도 한 EVA는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Ethylene Vinyl Acetate)의 줄임말 입니다.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는 에틸렌과 비닐아세테이트를 공중합, 즉 화합하여 생산합니다. 이렇게 생산된 EVA는 폴리에틸렌과는 또 다른 성질을 갖게 되죠. 비닐아세테이트의 함량에 따라 탄성력과 열접착온도, 내구성, 투과력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용도에 따라 비닐아세테이트의 함량을 조절하여 물성을 달리한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를 생산합니다.
EVA는 저밀도폴리에틸렌(LDPE)에 비해 투명성과 접착력이 크고 탄성과 저온열봉합성도 우수합니다. 부드러우면서도 강하며 폴리우레탄과 같은 다른 극성폴리머보다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어 다양한 분야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답니다.
#충격흡수의 달인, 스포츠용품업계의 엄친아
한 게임 더!
뛰고 구르느라 온몸이 지쳤을 법 한데 들리는 목소리. 한 게임 더! 운동시 발생하는 충격 흡수의 달인 EVA가 있기에 가능했지 않을까요?
우리가 운동을 할 때 몸은 많은 충격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달리기를 할 때 발이 받는 충격은 몸무게의 2~3배에 달합니다. 덩크슛을 한 농구선수가 착지할 때의 충격은 선수 몸무게의 8~10배에 달한다고 하지요. 그래서 충격을 잘 흡수할 수 있는 운동장비와 운동화를 갖추어야 운동 효과도 높이고 다치지 않을 수 있답니다.
이렇게 운동시에 발생하는 충격을 효율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물질이 EVA입니다. 분자가 무수히 많이 연결된 고분자 수지로, 일종의 압축된 형태의 스펀지와 비슷한 EVA쿠션은 탄성력이 무척 우수하지요. 그래서 스포츠용품업계에서 떠오르는 엄친아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 EVA쿠션을 응용하여 개발한 기능성 신발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런닝화 외에도 걷기에 특화된 워킹화, 다이어트화 등 기능이 세분화된 운동화가 출시되고 있지요.
EVA 쿠션으로 깔창을 만들면 발이 지면에 닿는 느낌을 살리면서도 체중의 분산과 충격 흡수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발의 자유로운 움직임을 유지하면서 편안하고 충격을 덜 받게 특화된 운동화를 만들어 낼 수 있지요. 나이키, 아디다스 등 유수의 스포츠 브랜드 신발에 사용되는 밑창, 깔창 등의 발포 시트는 모두 EVA로 이뤄져 있답니다.
EVA의 탄성력은 생활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어요. 유연하면서 충격흡수력이 좋고 단열성과 보온성이 좋아서 각종 스포츠, 레저용 안전장비를 만드는데도 널리 이용되고 있습니다.
#매끈한 코팅, 문구류의 황태자
문구류의 황태자 같은 재료를 꼽으라면 EVA를 들 수 있습니다. EVA를 이용한 코팅은 종이류에 고급스러움을 더해주고 장기 보관 및 사용이 가능하도록 기능성을 높여주기 때문에 고급 문구류의 제작을 할 수 있지요.
중요한 문서나 소중한 내용이 담겨 있어 오래 보관하고 싶은 서류. 종이는 쉽게 물에 젖고 찢어질 수 있으므로 비닐 코팅을 하면 내구성이 좋아져서 장기 보관이 가능해 지지요.
투명성과 접착력이 좋은 EVA는 기존 코팅 재질 보다 친환경적이면서 고속가공성을 가지고 있어 새로운 코팅 재료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강력한 접착력, 공업의 감초
에틸렌비닐아세테이트 중 접착제나 왁스류 첨가제로 쓰이는 EVA는 비닐아세테이트 함량이 25%인 것들이 주를 이룹니다. 접착력이 우수한 EVA는 포장 박스나 제본, 목공용의 접착제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혹시 글루건 사용해보신 적 있나요? 포장이나 목공을 할 때 사용하는 글루건의 심은 바로 핫멜트용 EVA로 만들어진답니다. 이제까지의 접착제들보다 친환경적이면서도 사용하기 편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 많은 분야에 쓰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투명함과 단단함, 태양광발전 시스템의 핵심
태양에너지는 무궁무진한 에너지를 지구로 보내고 있습니다. 태양이 가진 열을 이용한 발전이 태양열 발전, 태양의 빛을 이용한 발전이 태양광 발전입니다. 이 발전은 고갈될 걱정이 없는 태양에너지로 환경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청정에너지를 생산해냅니다.
태양광 발전은 태양빛이 태양전지(Solar cell)에 쪼여지면 태양전지 안의 전자와 양공이 반도체 내부를 가로지르며 전류가 흐르는 원리를 이용합니다. 태양광발전시스템의 핵심은 태양전지 모듈입니다. 태양전지를 연결한 판의 형태를 태양전지 모듈이라고 합니다.
이 모듈을 구성하는 태양전지셀에 빠질 수 없는 투명수지가 EVA 시트입니다. 투명성이 좋아 태양빛을 잘 투과시키며 내구성이 좋아서 오랜 기간 사용할 수 있지요. EVA 시트는 태양전지를 이루는 각 층을 접착하는 역할을 하면서 태양전지 셀을 보호하고, 빛의 투과율을 높이는 역할까지 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EVA는 태양전지셀을 만드는 핵심 소재 중의 하나로 쓰이며, 그림에서처럼 태양전지 셀 상하를 EVA로 봉하고 표면을 무색투명의 강화유리로, 뒷면을 보호용 필름으로 처리를 하고 있답니다.
#몰라주면 섭섭한 EVA의 다양한 활용
EVA는 투과력과 보온성이 우수하여 농업용으로 비닐하우스 제작에 쓰이고 있어요. 투명하여 농작물이 자라는데 필수적인 빛을 많이 투과시키거든요. 기존 비닐보다 먼지도 덜 달라붙기 때문에 농업용 필름으로 안성맞춤이랍니다. 또한 저온열접착성과 열 접착 직후의 접착강도인 핫택(hot tack)성질이 우수하여 유연포장용 필름으로도 쓰이고 있답니다.
EVA는 각종 잡화, 의류 소재로도 이용되고 있어요. 놀이방의 깔개, 주방용 매트 등으로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부드럽고도 내구성이 강하기 때문에 어린이 장난감, 학습기자재로도 사용이 되지요.
EVA로 만든 필름은 강하면서도 접착성이 좋아 세제, 약품 등 다양한 물품의 포장재로 사용되며 나일론, 폴리프로필렌 등과 함께 식품용 포장재로도 이용되고 있어요. 건축재료로도 각광을 받고 있는데, 방음재나 단열재로 건물의 층간 소음을 막아내는 역할도 톡톡히 수행하고 있어요.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EVA 개발 생산의 선두주자
우리나라가 특정 제품에 대하여 독자적인 기술력과 생산력을 확보하는 건 국가적으로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수출할 수 있는 제품이 늘고, 원천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이에 대한 로열티를 받을 수도 있지요.
한화케미칼은 국내 최초 독자 기술로 EVA를 생산하기 시작하여 현재는 아시아에서 가장 다양한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어요. 1986년부터 EVA를 자체 개발하여 상업판매를 시작하였으며 2009년에는 태양전지용 EVA를 개발했고 현재는 고함량 EVA까지 생산하고 있어요. 에틸렌과 비닐아세테이트를 더해 만드는 EVA는 비닐아세테이트(VA)의 함량이 21%이상이면 고함량 EVA라고 해요. 한화케미칼에서 개발 생산하기 전에 우리나라는 전량 외국에서 수입해서 사용했었지요. 고함량 EVA는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세계적으로 생산 가능한 회사가 열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예요.
이런 EVA 기술력을 바탕으로 울산 EVA공장을 증설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우디 석유화학기업인 Sipchem과 합작하여 사우디에 EVA 공장신설 Project를 진행하고 있답니다. 한국 석유화학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중동 산유국에서 EVA 생산시설을 보유하게 될 기념비적인 사업이지요. 덕분에 우리나라의 이름을 빛냈을 뿐 아니라 무역수지도 개선시키며 국가 간의 긴밀한 관계형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찬찬히 살펴본 EVA의 활약이 대단하지요? 앞으로 EVA는 기존 플라스틱에서 우려되는 환경호르몬의 위험도 거의 없어 친환경적 차세대 신소재로 앞으로 더 많은 사랑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