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대 명절인 설이 지난달에 있었는데요. 세뱃돈으로 개강 맞이 겸 봄옷 쇼핑 많이 하셨나요? 저는 이번에 받은 세뱃돈으로 조금은 새로운 아이템을 하나 구입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바로 생활 한복인데요. 명절에 SNS를 뜨겁게 만들었던 아이템 중 하나가 한복이었거든요. 작년 트윈룩으로 한복이 대세로 떠오르면서, 여행을 많이 가는 방학 시즌이 되면 SNS 피드에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이 매일매일 올라오곤 했는데요. 한복을 입고 유럽여행을 떠난 친구는 수많은 현지인이 다가와 사진을 찍자고 하며 관심을 보여 색다른 경험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또한 해외에서 한국을 알리는 애국자가 된 것 같아 기분도 좋았다고 합니다.
명절이나 특별한 행사 때만 어쩔 수 없이 입었던 한복이 이제는 대학생 여행 필수품이 되었는데요. SNS에 사진을 올리면 많은 외국인들도 찾아와 “beautiful”을 외치고 가는 한복은 풍성한 치마, 곡선의 배래 등 아름다운 요소들이 많지만 한복의 미를 증폭시키는 것은 역시 색감인 것 같아요. 유럽풍 패턴 무늬가 들어간 원단을 많이 쓰고는 있지만, 인기가 많은 생활 한복은 은은한 색상의 고급스런운 분위기의 한복이거나, 쨍한 색감을 가지고 있는 캐쥬얼함을 강조한 한복인 경우가 많습니다. 요즘은 합성 섬유를 많이 사용하지만 과거에는 이런 예쁜 색깔을 천연 재료로 염색하여 사용하였는데요. 이 천연 염색에도 과학이 숨어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지금부터 한복의 인기비결과 천연 염색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최근 대학생들 사이에서 한복이 유행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제가 직접 생활 한복을 입어 보니 전통 한복과 다른 소재와 디자인의 변화가 큰 이유인 것 같은데요. 기존에 입던 전통 한복은 비단과 같은 고급 소재로 제작되어 관리가 어려웠다는 점과 배자, 두루마기 등 갖춰 입어야 하는 것들이 많아 부담스러웠죠. 하지만 요즘 대학생들이 즐겨 찾는 생활 한복은 합성 섬유, 면 등 관리가 쉬운 재질로 되어있고 무릎길이의 원피스 형태 등으로 캐주얼하게 입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인기가 높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전통 한복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 또한 주머니 사정이 가벼운 대학생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요즘은 위아래를 모두 한복으로 맞춰 입기보다는 티셔츠에 허리 치마를 입거나 한복 위에 코트를 입는 등 새롭게 연출을 하기 때문에 실용성도 높다는 것이 한복의 인기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천연 염색의 과정을 간단히 요약하면 [선매염 - 염액 만들기 – 염색하기 – 후매염]이에요. 여기서 매염이란 단어가 생소할 텐데요. 매염이란 천에 직접 염색되지 않는 염료를 천에 결합시켜 염색이 잘되도록 하는 것을 말해요. 이때 사용되는 약제를 매염제라고 하는데요. 식물을 천연 염료로 사용한 염색은 색이 쉽게 없어지는 성질이 있기 때문에 색깔을 오래 유지하기 위해 매염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합니다. 매염하는 방법에는 천에 염색이 잘 되게 하기 위한 보조 역할인 선매염, 염색액과 매염액을 섞어 사용하는 중매염, 염료가 천에 잘 결합하도록 고정하는 후매염이 있어요. 매염단계에서는 섬유에 금속 매염 처리해주고 염색을 하는데요. 이러한 금속 이온들은 섬유-염료 간의 강한 결함을 형성해서 색을 유지시켜 준답니다.
▲ 염색의 과정
이렇게 매염제에 천을 담가 놓으면 섬유 사이사이에 금속 산화물이 침투하게 돼요. 그다음, 염색액에 담그면 금속 착화합물이 생성되면서 색이 나게 된답니다. 이때 염색시키는 천을 고르는데도 과학적인 원리가 적용된답니다. 모든 섬유는 중합체로 이뤄져 있는데요. 예를 들면 견은 polypeptide, 나일론은 polyamide 중합체랍니다. 섬유는 비교적 규칙적인 분자가 배열된 결정 부분과 무질서하게 흐트러진 비결정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이때 염색제가 관여하는 곳은 비결정 영역으로, 염료가 들어가는 구멍의 폭이 중요하답니다. 이 구멍으로 염료가 들어가서 색을 내기 때문이에요.
▲ 매염처리된 섬유의 분자
매염처리를 한 섬유가 염색되는 과정을 좀 더 과학적으로 알아볼까요? 색이 나타나는 현상을 발색된다고 말하는데요. 섬유상에서 발색 과정은 매염제가 섬유 사이사이로 침투된 상태에서 염색제에 담그게 되면 금속 착화합물이 생성됩니다. 이때 -〖NO〗_2,C=O와 같은 원자단이 있으면 색을 띠게 되는데, 이들을 발색단이라고 칭한답니다. 그리고 염색성을 향상시키고 섬유와 결합하는 조색단인 -OH, -〖NH〗_2 등이 있답니다.
지금까지 염색에 대한 이론적 지식을 쌓았으니, 그 지식을 바탕으로 염색을 해보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재료는 염색을 하고 싶은 흰색 옷과 백반(명반) 그리고 양파껍질입니다. 생각보다 준비물은 아주 간단합니다.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준비물을 다 준비하셨으면 섬유 수화시켜야 하는데요. 용어가 어렵지만 방법은 간단합니다. 준비한 흰옷을 물에 담그고 주물럭주물럭 해주세요.
수화가 끝나면 앞에서 배운 매염을 할 건데요. 매염 역시 어렵지 않아요! 따뜻한 물에 백반을 풀어준 뒤 옷만 담가주면 됩니다.
매염을 하는 동안 염료를 만들어야 하는데요. 염료 만들기 왠지 어려울 것 같은데요. 그냥 양파껍질을 물과 함께 끓여주기만 하면 됩니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면 약불로 40분간 끓여주세요.
염료가 완성이 되면 뜨거운 염료를 바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식혀야 합니다. 염료가 식은 후에 옷을 넣고 염색을 시켜주시면 됩니다.
이제 마지막 작업이에요. 염색된 옷을 깨끗한 물로 8~10회 헹궈주시면 끝이에요!
짠! 염색이 완성된 모습이에요. 말려서 입으면 끝! 생각보다 어렵지 않죠?!
한복의 모양이 좀 더 편하게, 세련되게 변하고 있는 만큼 원단 또한 과거 한복을 만들 때, 상상도 할 수 없는 유럽 수입 원단, 패턴 원단이 많이 사용되고 있어요. 우리 전통의 변화를 우려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생활에서 한복을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어 우리의 전통을 더 사랑하고, 알릴 수 있는 점도 있으니 너무 부정적으로만 볼 건 아닌 것 같습니다.
과거 선조 때부터 피부병이 발생하면 천연 염색의 옷을 입었었죠. 천연 염색은 인체에 무해하고 환경을 오염시키지 않는 친환경 염색방법이에요. 물론 화학적 염색 방법에 비해 그 색이 선명하지 않고 오랜 시간이 지나면 색이 바래는 단점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매염처리가 염색 과정에서 제일 중요하답니다. 오늘은 빛바랜 색 또한 매력적인 천연염색에 한 번 도전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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