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영화에 대해 어디까지 아시나요? SF영화란 Science Fiction의 줄임말로, 단어 뜻 그대로 과학적인 내용과 공상적 줄거리를 테마로 하는 영화의 총칭을 의미해요. 일반적으로 미래가 배경이 되며, 강력한 특수 효과로 미래의 다른 세계를 마치 눈앞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것처럼 공상적으로 다루죠. 이를 위해 무대 디자인부터 시작하여 컴퓨터 합성, 컴퓨터 그래픽, 미니어처 촬영 등 최첨단 특수 효과 기술이 이용됩니다.
SF영화는 우주여행을 다루는 것부터 시작해서 시간 여행, 외계인, 로봇, 각종 히어로의 등장 등 어려울 것만 같았던 SF 장르가 생각보다 굉장히 넓은 영역에 걸쳐있는데요. 그중에서도 시간 여행에 관련된 이야기들은 있을 법한 이야기를 다루다 보니 좀 더 관심이 가는 것 같습니다. 과연 영화 속 시간 여행은 가능한 이야기일까요? 지금부터 이런 SF영화의 시간 여행 속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들을 간단히 알아보도록 해요!
▲ 백 투어 퓨처2 스틸컷(출처: http://movie.naver.com/)
지난 10월 21일, 서울의 시네마 트랩, 대한극장, 서울극장, 대구 동성 아트홀, 부산 영화의 전당, 그리고 강릉 독립예술극장 등에서 영화 백 투 더 퓨처가 30년 만에 재개봉 되어서 화제였죠? 1985년에 처음 개봉되었던 이 영화는 시즌 1에서 그 당시의 시간적 배경보다 30년 전으로, 시즌 2에서는 30년 뒤인 2015년 10월 21일로 타임머신을 타고 날아가 시간 여행을 하는 영화인데요.
시간 여행을 통해 과거를 바꿈으로써 주인공의 좀 더 나은 현재를 만드는 게 이 영화의 주 내용이었죠. 이 영화가 처음 개봉한 지 30년 만에 재개봉 되면서 30년 전에 예측했던 2015년과 현재의 2015년이 얼마나 비슷한지 영화를 통해 비교할 수 있었답니다. 지금은 타임머신에 관한 영화나 소설 등을 많이 접할 수 있지만 30년 전에는 기술적으로나 이론적으로 현실성이 많이 떨어져서 이 영화가 개봉되었을 당시 매우 큰 센세이션을 일으켰을 것 같네요. 그렇다면 이 영화에 등장하는 타임머신이 실제로 존재 가능할까요?
▲ 맨 인 블랙 3 스틸컷(출처: http://movie.naver.com/)
위의 백 투 더 퓨처와 마찬가지로 과거로 돌아가 현재를 바꾸어 놓는 아이디어를 적용한 영화가 바로 맨 인 블랙3입니다. 어느 날 감옥으로부터 탈옥한 죄수가 과거로 돌아가 과거의 젊었던 케이(토미 리 존스)를 죽여버리는 바람에 하루아침에 자신의 오랜 파트너를 잃게 된 주인공 제이(윌 스미스)가 과거로 돌아가 자신의 파트너를 구하는 영화입니다. 이 외에도 어바웃 타임이나 시간 여행자의 아내, 해리포터와 아즈카반의 죄수 등 시간 여행을 다루는 영화는 굉장히 많은데요. 그럼 앞의 두 영화에서 등장하는 타임머신은 어떤 원리로 만들어진 걸까요?
▲ 영화 백 투 터 퓨처의 타임머신(출처: http://movie.naver.com/)
그럼 도대체 타임머신은 어떤 이론으로 생각해낸 것일까요? 과연 실제로 가능하기는 한 것일까요? 이에 대한 논쟁은 아직까지 끝나지 않았지만 타임머신이 가능하다는 가정하에 간단하게 이론을 살펴보도록 할게요. 일단 시간 여행에 앞서 가장 먼저 알아야 할 사실은 시간은 어디서나 똑같지 않다는 점, 그리고 시간은 일정한 속도로 흐르지 않고 중력의 세기에 따라 다르게 흐른다는 점(중력이 셀수록 시간은 느리게 흘러갑니다)입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는 3차원의 공간뿐만 아니라 1차원의 시간이 더해져 4차원의 시공간 세계에 살고 있어요. 다시 말해, 시간은 결코 절대적인 개념이 아니라 장소마다 다른 속도로 지나가는 상대적 개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 SF영화 ‘콘택트’에 나오는 타임머신의 스케치(출처: http://movie.naver.com/)
가장 먼저 속도를 이용한 타임머신에 대해 알아보도록 해요. 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광속에 근접한 속도로 이동한다면 시간 여행이 가능하지만, 아인슈타인의 유명한 공식인 E=mc^2에 의하면 어떠한 물질도 광속 c의 속도를 넘을 수 없고, 광속에 도달하기 위해선 무한대의 에너지가 필요한데 현재 우리에겐 그 정도로 충분한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이는 이론적으로 불가능합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타임머신을 만드는 다른 방법을 모색하였고, 그것이 바로 중력을 이용한 방법이에요. 중력은 단순히 지구가 끌어당기는 힘의 차원을 넘어서 질량에 의한 시공간의 왜곡을 일으키며. 작은 크기의 중력이 아닌 항성이나 우주, 블랙홀과 같이 거대한 물체는 시공간을 크게 왜곡시켜요. 이렇게 중력이 시공간을 왜곡하면 시간의 흐름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이러한 원리로 타임머신을 제작한다는 이론이에요. 지구의 중력과 그로 인한 시공간의 왜곡은 과거로 시간을 여행할 만큼 크지는 않지만 블랙홀에서는 가능할 수도 있습니다.
▲ 인터스텔라 스틸컷(출처: http://movie.naver.com/)
비슷한 내용을 담은 영화가 바로 인터스텔라인데요. 하드 SF영화라고 불릴 만큼 기존의 SF영화보다 한 층 더 우주 물리학을 심층적이고 정밀하게 담고 있는 이 영화는 웜홀(wormhole)과 블랙홀에 의한 시간 이동을 다루고 있습니다. 웜홀이란 간단히 말해서 우주 공간의 지름길 같은 것을 의미해요. 여기서 블랙홀이란 별의 일생에서 마지막에 해당하는 단계로, 에너지를 모두 소모한 후 아주 작은 부피로 쪼그라든 별엔 엄청난 중력이 남아 있어 주변의 모든 것을 심지어 빛까지도 빨아들입니다. 이렇게 빨아들인 것이 이동하는 통로가 웜홀인 것이며 웜홀을 통해 다른 우주로 갈 수 있죠.
실제로 영화 속에서 주인공이 블랙홀 안으로 빠져 5차원의 세계로 들어가게 되요. 이곳에서는 시간이 물리적으로 표현된 3차원의 공간으로 나타나며, 따라서 시공간을 가로질러 자신이 원하는 시간으로 능력껏 이동할 수 있고, 중력을 이용해서 그 시간에 존재하는 인물에게 메시지를 전달하죠. 영화 속에서 중력은 시간을 포함해 차원을 가로지르는 설정이 도입되었거든요.
▲ 프리퀀시 스틸컷(출처: http://movie.naver.com/)
그런데 만약 여러분이 수많은 범죄를 저질러 세상에 심각한 혼란을 가져다준 할아버지를 세상을 구하고자 과거로 돌아가서 할아버지를 죽인다고 가정한다면 여러분의 아버지뿐만 아니라 본인도 태어나지 못하게 될 거에요. 그렇다면 태어나지도 못한 여러분이 과거로의 여행 자체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리는데 여기서 모순이 생겨버리는 거죠. 이것이 바로 할아버지 패러독스(The Grandfather Paradox)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개념이 바로 평행 우주(parallel universe)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이 여러 개 존재한다는 개념입니다.
즉, 다시 말해 할아버지가 죽는 사건이 발생하는 우주와 멀쩡히 살아가는 사건이 전개되는 우주가 나란히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여러분은 할아버지를 죽이려고 과거로 여행하는 순간에 다른 평행 우주로 가게 되며, 할아버지를 죽이는 데 성공하면 그 우주에서는 여러분이 태어날 수 없지만 다른 우주에서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이죠. 이런 평행 우주를 다룬 영화로 프리퀀시가 있는데요, 이 영화는 1969년에 존재하는 아버지와 1999년에 존재하는 아들이 아마추어 무선 통신을 통해 동시에 교신이 이루어진다는 설정이에요.
어려울 것만 같았던 SF영화 속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 막상 듣고 나니 매우 흥미롭지 않나요? 사실 제가 설명해 드린 부분은 매우 일부분에 불과해요. 더 깊고 전문적으로 파고들면 물론 어렵겠죠. 하지만 영화를 이해하고 재미를 느끼기 위한 정도의 과학적 원리를 찾아내는 건 어렵지 않아요. 특히 요즘에는 인터넷이 발달해서 조금만 검색하면 누구나 쉽게 영화 속에 숨겨진 과학적 원리를 찾을 수 있어요. 이제 SF영화를 단순히 화면만으로 만족하지 마시고, 숨겨진 간단한 원리를 찾아 스토리까지 즐겨보세요. 영화의 재미는 두 배가 될꺼에요! 오늘 밤 가족들과 모여앉아 SF영화 한 편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