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해가 바뀌고, 며칠 후면 우리 민족의 대명절 '설'이 다가옵니다. 올해는 '청양의 해'라고 하는 것을 주위에서 여러 차례 들어보셨을 거에요. 작년 이 맘 때에는 '청마의 해'라고 했지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라고 해서 천간이라는 게 있고, 말 오(午) 다음에 양 미(未)가 오는 것까지는 어찌어찌 알겠는데, 왜 ‘청’마 다음에 또 ‘청’양이지? 이런 의문을 품으신 분들도 많을 거에요. 그래서! 오늘은 '청양의 해'의 의미와 함께 '천간'과 '지지'에 대해 설명드리려고 해요.
▲ '청양의 해' 이미지(출처: photo.elsoar.com)
먼저, 청양의 해의 한자식 이름은 '을미(乙未)년'이에요. 을미년이 청양의 해가 되는 이유는 밑에서 살펴볼 천간에서 을(乙)에 해당하는 색이 푸른 색이고 미(未)에 해당하는 동물이 양이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청양의 해에는 무슨 의미가 담겨있을까요?
기독교에서 순수한 신자를 양에 비유하듯이, 양은 기본적으로 깨끗하고 착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요.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의하면 양의 해에 태어난 사람은 대체로 인정이 많고 생각이 깊으며, 평화주의를 지향한다고 해요. 또한, 순수한 본성과 친절한 마음씨 덕분에 행운이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도 하네요. 청이 뜻하는 파란색은 진취적이고 긍정적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요. 합쳐보면 올해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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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갑) |
乙(을) |
丙(병) |
丁(정) |
戊(무) |
己(기) |
庚(경) |
辛(신) |
壬(임) |
系(계) |
음양 |
양 |
음 |
양 |
음 |
양 |
음 |
양 |
음 |
양 |
음 |
오행 |
木 |
火 |
土 |
金 |
水 | |||||
방위 |
동 |
남 |
중앙 |
서 |
북 | |||||
색상 |
파랑 |
빨강 |
노랑 |
하양 |
검정 |
때로는 십간이라고 불리는 '천간(天干)'은 과거에 날짜나 달, 연도를 셀 때 사용했던 단어의 총칭이에요. 보시다시피 두 개씩 짝을 지어서 같은 색을 가지고 있고, 그 둘은 각각 음양으로 다시 구분이 되요. 천간에 사용되는 다섯 가지의 색은 오방색을 의미하니까, 음양과 오방색을 아우르는 천간이 음양오행적 우주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을 아주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음양오행이 세계의 근본이라고 본 조상님들의 세계관을 감안하면, 조상님들이 천간을 통해 우리 세계를 나타내려 했다는 아주 흥미로운 사실을 추론해낼 수 있어요.
자(子) |
축(丑) |
인(寅) |
묘(卯) |
진(辰) |
사(巳) |
오(午) |
미(未) |
신(申) |
유(酉) |
술(戌) |
해(亥) |
쥐 |
소 |
호랑이 |
토끼 |
용 |
뱀 |
말 |
양 |
원숭이 |
닭 |
개 |
돼지 |
23~01 |
01~03 |
03~05 |
05~07 |
07~09 |
09~11 |
11~13 |
13~15 |
15~17 |
17~19 |
19~21 |
21~23 |
여담이지만 천간 자체에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라는 나름의 순서가 있다 보니까 아라비아 숫자가 지금처럼 보편화되기 전에 순서를 나타내는 용도로도 자주 사용되었어요. 아직도 남아 있는 사례 중 유명한 것으로는 첫째인 갑과, 순서상으로 그 뒤에 있는 을을 이용한 ‘갑을’관계나, 송파갑, 송파을처럼 선거구를 순서대로 이름 붙일 때가 있어요. 이외에도 우리 주변을 둘러보면 의외로 천간을 이용한 명칭들이 많다는 것을 보실 수 있을 거에요.
지지, 또는 십이지는 중국의 율력 체계에서 천간의 뒤에 와요. 또한 지금의 아라비아 숫자를 이용한 시간체계가 확립되기 전에 하루 24시간을 나타내는 기호이기도 했어요. 위에 있는 표의 세 번째 줄이 각각의 지지가 가리키는 시간이에요. 이 외에도 십이지 각각이 특정 동물을 의미하기도 하고요. 십이지가 의미하는 동물들이 우리가 흔히 무슨 무슨 띠라고 부르는 바로 그 동물들이에요.
▲ 십이지(출처: 오늘의 운세 앱)
이제 앞에서 살펴본 두 개념을 합쳐볼까요? 천간과 지지를 합친 것의 명칭은 천간지지, 줄여서 간지에요. ‘천’간의 천은 하늘 천(天)자로 하늘을 의미하고, ‘지’지의 지는 땅 지(地)로 땅을 의미해요. 천간과 지지를 통해 하늘과 땅, 즉 이 세계를 나타내려 한 거에요. 또! 간지의 다른 이름인 갑자(甲子) 또는 육십갑자라는 말을 들어보셨을 텐데요, 갑자가 60개로 구성된 이유는 천간과 지지 각각의 개수인 10과 12의 최소공배수가 60이기 때문이에요. 이를 해석하자면 천간과 지지가 각각 맞물려서 총 60가지의 경우의 수를 만들어낸다는 말이겠죠. ‘갑오’개혁이나 ‘임진’왜란 같이 국사 시간에 배운 여러 사건들의 명칭이 갑자를 이용한 사례라 볼 수 있어요.
이제 마무리로 올해의 의미를 되짚어볼게요. 올해의 동물인 양은 하루하루를 성실하고 순박하게 살아가는 우리네 모습을 닮아있어요. 양은 단순히 생각하면 연약해 보이지만, 무리를 지어 행동하면 포식자들도 함부로 덤벼들지 못해요. 이 점에서 교훈을 얻어 올해는 이미 아는 주변 사람들과의 유대를 다지고, 푸르고 진취적인 기상으로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나가면서 동시에 매사에 적극적으로 임해 보는 게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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