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장재 에어캡(출처: http://ko.wikipedia.org)
우리에게는 ‘뽁뽁이’로 친숙한 에어캡(AirCap). 심심할 때 터트리고 놀면 재미있는 포장재로 뽁뽁 터지는 소리에 비유하여 뽁뽁이 혹은 뾱뾱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미국 등 대다수의 국가에서는 Bubble Wrap이란 상표로 판매되고 있다는데요. 미국에서는 버블랩이 고유명사처럼 사용되고 있을 정도라네요. 인터넷 백과사전에는 에어캡을 일컬어 포장지계의 누텔라. 혹은 가공할 중독성을 지닌 마성의 비닐이라고 묘사하기도 합니다.
▲ 포장재 에어캡(출처: http://ko.wikipedia.org)
에어캡은 우리 일상에서 흔히 택배상자 안에 물건이 파손되지 않도록 완충재 역할을 하는 포장재로 알려져 있는데요. 수천 개의 공기주머니가 있어 물체를 충격으로부터 보호하는데 탁월한 효과를 가지고 있답니다. 에어캡의 충격 완화 기능은 생각보다 대단한데, 한 방송에서 에어캡을 바닥에 깔고 로드롤러로 밀어보는 실험에서도 멀쩡한 자태를 뽐내기도 했지요.
▲ 택배박스들(출처: CNN 뉴스 http://money.cnn.com/video/news/)
에어캡은 1957년 발명됐답니다. 처음에는 벽지 용도로 만들어졌다고 하는데요. 사용처 없이 실패를 거듭하던 에어캡은 IBM이 처음 포장재로 활용하면서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완충재로 거듭나게 됩니다.
▲ 단열재로 활용되는 에어캡(출처: 다이위키 http://diywiki.net/dokuwiki)
2010년이 들어서면서 에어캡은 우리나라에서 포장재 외에도 다른 용도로 크게 각광받게 되는데요. 창문에 붙이면 단열효과로 난방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겨울나기 필수 아이템으로 극부상합니다.
뉴스에서 실험한 결과 에어캡을 부착한 방과 부착하지 않은 방의 온도 차이가 2~3도까지 차이난다고 하는데요. 방풍필름보다도 열효율이 더 높다고 하니 가격 대비 단열 보조재로 과연 으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예기치 못했던 에어캡의 뛰어난 단열 효과로 이제는 겨울만 되면 주문량이 대폭적으로 늘면서 품귀현상까지 일고 있다고 하는데요. 단열재로 사랑받고 있는 뽁뽁이의 변신은 이것이 끝이 아닙니다.
▲ 브래들리의 작품(출처: 브래들리 홈페이지 http://www.bradleyhart.ca/)
뽁뽁이를 활용한 모자이크가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캐나다인 예술가 브래들리 하트는 뽁뽁이 하나하나에 색을 더해 스티브 잡스와 모나리자, 마릴린 먼로 등 유명인사들의 초상화를 그려 큰 인기를 끌고 있답니다. 브래들리 하트는 버블랩을 구성하는 수많은 공기 방울에 주사기를 이용해 아크릴 물감을 주입해 예술 작품을 만든다고 합니다.
▲ 에어캡 타이포그래피(출처: lo siento 홈페이지 http://www.losiento.net/)
한 그래픽 디자인 회사는 뽁뽁이로 멋진 글씨를 만들어 인터넷 상에서 큰 화제가 된 바 있는데요. 위의 이미지는 그래픽 디자인 연구소 lo siento에서 작업한 버블랩 타이포그래피입니다. lo siento은 뽁뽁이 타이포그래피로 회사 이름을 전세계에 톡톡히 알리게 되었지요. 역시 주사기에 잉크를 넣어 에어캡 하나하나 주입해서 멋진 글자예술을 만들어 냈답니다.
▲ 에어캡 초콜릿(출처: http://alicook.com/blog)
요리에도 뽁뽁이를 활용할 수 있답니다. 영국의 한 유명 파티셰는 뽁뽁이를 활용해 멋진 초콜릿 장식을 만들어 선보였는데요. 틀에 따라서 다양한 모양으로 변신할 수 있는 초콜릿과 올록볼록 재미있는 모양의 에어캡이 만나 위트있는 초콜릿 디저트가 완성됐네요!
▲ 에어캡 타이포그래피(출처: lo siento 홈페이지 http://www.losiento.net/)
뽁뽁이의 재질은 한화케미칼의 메인 생산품인 폴리에틸렌(polyethylene ; PE)이랍니다. 폴리에틸렌은 저밀도(LDPE)와 고밀도(HDPE)로 나뉘는데요.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내열성이 불필요한 대부분의 범용 필름(비닐봉지, 비닐하우스 같은)의 재료가 됩니다.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보다 단단한 특성이 있어 상수도관이나 각종 용기를 만드는데 널리 사용됩니다.
▲ 에어캡 제작 공정(출처: CNN 뉴스 http://money.cnn.com/video/news/)
에어캡은 폴리에틸렌의 얇은 필름을 모양 판에 찍어서 만들어지는데요. 뽁뽁이를 보면 알겠지만 뽁뽁이의 재료는 저밀도 폴리에틸렌입니다.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가공성이 좋고 연성을 지닌데다가 인체에 무해하기 때문에 주로 식품포장용 랩과 비닐봉지 등을 만드는데 널리 사용되고 있지요. 재활용 업계에서는 폴리에틸렌을 일컬어 물렁이라고 부르기도 한다네요. 우유팩이나 종이 컵라면 용기의 안쪽 코팅도 폴리에틸렌이랍니다.
▲ 브래들리의 작품(출처: 브래들리 홈페이지 http://www.bradleyhart.ca/)
뽁뽁이가 다양하게 사랑받는 이유는 폴리에틸렌의 성질 덕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공기주머니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인체에 무해하며 가볍고 얇게 성형이 가능한 폴리에틸렌의 특징이 아니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석유화학은 우리 생활에 매우 유용하면서도 때로는 에어캡의 화려한 변신처럼 우리에게 즐거운 위트를 주기도 하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