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스키와 보드의 계절이 왔습니다. 요즘은 대여문호가 발달하면서 장비가 없어도 누구나 쉽고 저렴하게 겨울 스포츠를 즐기는 시대가 왔는데요. 스키장에서 사용되는 눈은 상당수가 인공적으로 만들어진다는 사실 알고 계신가요? 인공 눈은 지금으로부터 약 80년 전, 일본 홋카이도에서 눈(雪)을 열구하는 과학자에 의해 처음 고안됐답니다.
홋카이도는 겨울이 되면 정말 엄청난 양의 눈이 내리는 지역인데요. 눈은 정말 쉽게 구할 수 있는 연구재료였지요. 물론 당시의 연구 장비는 카메라와 현미경이 전부였답니다. ‘나카야 우키치로’라는 박사는 해발 2,000m가 넘는 산 중턱 등에서 찍은 눈 사진으로 눈 결정 구조를 2년 동안 연구하면서 온도와 습도에 따라 결정구조가 달라진다는 사실을 알아냈답니다. 이러한 노력 끝에 1936년에는 세계 최초로 인공눈 결정을 만들어 냈지요. 나카야 박사의 연구로 우리는 1년 4계절 언제든지 눈을 볼 수 있는 기술을 갖게 되었답니다.
▲ 인공 제설기(출처: http://en.wikipedia.org/wiki/Snowmaking)
스키장에서 볼 수 있는 있는 제설기에요. 인공 눈은 제설기를 이용해 아주 작은 입자로 된 물을 공중에 뿌려서 급속으로 냉각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진답니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인공 제설기가 만드는 눈은 눈이 아니라 얼음가루라고 볼 수 있는데요. 이 과정에서 염화칼슘이라는 물질을 섞기도 하는데 염화칼슘의 양에 따라 눈의 입자(구조)가 달라진다고 알려져 있지요.
이렇게 만들어진 인공 눈은 우리가 일반적으로 보는 눈과는 성질이 다른데요. 겨울철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육각형 모향의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인공 눈은 빠르게 얼기 때문에 결정이 생길 충분한 시간이 부족하답니다. 그래서 육각형이 아닌, 직사각형 등 단순한 구조를 가지게 됩니다. 하늘에서 내린 눈을 밟았을 때 눈과 눈 사이에 공간이 메워지면서 나는 뽀드득 뽀드득 소리도 인공 눈에서는 들을 수 없다고 하네요.
▲ 폴리아크릴산나트륨(출처: http://en.wikipedia.org/wiki/)
인공 제설기 없이도 간단히 인공눈을 만들 수 있답니다. 집에서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인공눈은 바로 ‘이것’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하는데요. 혹시 초등학교 3학년 과학시간 때 혹시 인공눈 만들기를 했던 기억 있으신가요? 하얀 인공눈가루에 물을 넣으면 진짜 눈처럼 변했었죠! 인공눈가루는 '폴리아크릴산나트륨'이라는 성분으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딱딱했던 폴리아크릴산나트륨이 물을 흡수하면, 보드랍고 시원한 눈처럼 되는데요. 이 성분은 물을 잘 흡수하고 밖으로 다시 잘 내보내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어요. 하지만 부풀어 오른 인공 눈가루를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 건조시키면 수분이 빠져 나가면서 원래의 가루로 돌아간답니다.
폴리아크릴산나트륨은 백색의 분말형태로 냄새와 맛이 없답니다. 폴리아크릴산나트륨은 특히 물을 흡수해 촉촉하고 폭신폭신하게 만드는 성질이 있어서 음식에도 자주 이용되는데요. 오랫동안 촉촉함과 폭신폭신함을 유지해야 하는 빵이나 케이크, 떡은 물론 마요네즈나 케첩, 아이스크림에도 사용된다고 해요. 단, 폴리아크릴산나트륨의 사용량은 식품의 0.2% 이하이어야 한다고 해요.
또한 폴리아크릴산나트륨은 물을 아주 많이 흡수하는 반면, 물을 다시 내놓지 않는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저귀에나 여성 위생용품에도 사용된답니다. 아기가 소변을 보면 재빨리 흡수하기 때문에 뽀송뽀송한 느낌이 유지되는 것이죠.
화학으로 인공 눈 뿐만 아니라 얼음도 만들 수 있답니다. 일전에도 소개드렸던 ‘수퍼 아이스’는 폴리에틸렌(PE)으로 만들어지는 ‘인공 얼음’입니다. 수퍼 아이스는 영하 31도에서 영상 65.5도까지 온전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어 1년 4계절 어느 장소에나 기온의 구애 없이 설치가 가능하답니다. 특히 바닥재처럼 깔기만 하면 돼 시공도 간단하다고 하네요.
또한 물을 얼려 사용하는 기존 얼음과 다르게 수퍼 아이스는 재사용이 가능한데요. 수퍼 아이스로 만들어진 아이스링크의 경우 물걸레로 몇 번 문질러 주는 것만으로도 빙질 관리를 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답니다. 한 쪽 표면의 수명은 대개 4~5년 정도라고 하는데요. 한 쪽 표면이 닳아버리면 반대편을 뒤집어 다시 4~5년을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정말 경제적입니다.
지금까지 화학으로 만드는 인공 눈과 인공 얼음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자연물을 대체하는 화학 이야기는 언제 들어도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 같아요. 인공눈과 얼음은 우리의 삶을 더욱 즐겁고 활기차게 하는 레저 영역에 국한돼 있지만, 앞으로 자연을 모방한 화학은 우리 삶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답니다.
특히 우리의 장기를 대체할 수 있는 화학, 나무 등 자원을 대체하는 화학 등은 우리 인류의 가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정말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될 것입니다. 한화케미칼에서도 이러한 이야기의 밑바탕이 되는 역할을 꾸준히 수행하고 있는데요. 한화케미칼의 한 걸음, 한 걸음의 전진이 앞으로 미래의 어떤 그림을 그려나갈지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