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눈을 뜬 00씨는 자신의 앞에 벌어진 광경에 깜짝 놀랐다. 벽에는 벽지가 사라지고 시멘트벽만 보이는 것이 아닌가. 방바닥을 밟고 일어서니 장판도 온데 간데 사라지고 딱딱하고 차디찬 시멘트 바닥이 밟혔다. 비누와 치약 없어져 대충 세안을 끝낸 00씨는 자신의 집 안 여기저기에 구리선들이 무방비하게 방치돼 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당황한 00씨는 관리인에게 전화를 하려고 전화를 찾아보는데, 회로와 구리선만 남아있었다. 일단 밖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든 00씨는 옷장을 열었는데... 아뿔싸! 옷장 안에 옷이 한 벌도 남아있지 않았다. 도대체 00씨에게는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우리 몸의 70%는 물이라고 흔히들 말합니다. 그렇다면 우리일상의 70%는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요? 지금 우리의 소지품을 찬찬히 둘러볼까요? 우리가 입고 있는 옷은 합성섬유로 만들어졌고 신발은 합성고무, 가방은 인조가죽으로 만들어져 있을 것입니다. 우리 일상의 70%는 석유화학이라고 해도 무방하겠군요. 00씨가 겪었던 황당한 하루는 석유화학이 사라졌을 때 여러분에게도 똑같이 나타날 수 있는 일이랍니다.
▲ 원유 부두(출처: 위키피디아 http://ko.wikipedia.org/wiki)
석유라고 하면, 자동차와 보일러 등에 사용되는 ‘연료’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연료로써도 유용하게 사용되지만, 석유는 비연료계로써의 가치도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원유가 수입되면 원유부두로 옮겨져 '원유저장탱크'와 '탈염기', '열교환기', '가열기', '상압증류탑'의 순으로 이동하게 됩니다. 상압증류탑에서는 화학적 정제과정을 거쳐 연료로 사용되는 물질과 연료외에 우리 실생활에서 다양하게 활용될 비연료물질로 나뉘게 되죠.
▲ 석유화학산업(출처: 위키피디아 http://ko.wikipedia.org/wiki)
바로 이 비연료물질을 만드는데 빠질 수 없는 분야가 바로 ‘석유화학’입니다. 석유화학은 석유의 성분인 탄화수소 등을 합성해서 유기화합물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일컫는데요. 쉽게 정리하면 석유와 천연가스를 활용해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벤젠 등 기초유분을 생산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기초유분을 활용해 합성수지와 합성섬유, 합성고무 등을 제조하는 산업을 뜻하기도 하지요.
기초유분 중 하나인 합성수지는 우리가 흔히 플라스틱이라고 부르는 물질입니다. 우리 실생활에서 플라스틱제 물건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지요. 전자제품서부터, 페트병, 포장재, 가구 등 일상 곳곳에 플라스틱이 있으니 말이죠.
합성섬유 또한 마찬가집니다. 이제는 천연 100% 섬유를 찾는 일이 더욱 어렵지 않을까 싶네요. 합성고무는 타이어나 신발 밑창 등을 만드는데 사용됩니다. 마지막으로 기타 화학제품이 있는는데요. 기타 화학제품으로는 페인트나 세제, 화장품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이렇듯 석유화학으로 만들어진 제품은 우리생활 주변에서 광범위하게 찾아볼 수 있답니다.
“만약 우리나라의 모든 의류수요를 석유화학산업이 아닌 목화로 대체하려 한다면, 우리나라 국토 전체에 목화를 심어도 모자랄 것이다”
석유화학산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한 경영인의 말인데요. 비단 목화가 아니어도 나무(가구의 재료)나 모래(유리의 재료) 등도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석유화학은 좋은 품질뿐만 아니라 양적으로도 우리 산업에 엄청난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석유화학산업은 초기 설비투자로 인해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지만, 일단 기반시설을 갖추고 있다면, 투입대비 엄청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렇게 창출된 가치는 원유의 10배에서 100배에 달한다고 하는데요.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우리생활을 풍요롭게 하는 석유화학이 없다면? 상상은 여러분에게 맡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