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 안에서, 교실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필기구, 플라스틱 펜입니다. 점성을 띠는 유성 잉크 혹은 수성잉크가 들어 있는 플라스틱 펜은 손에 잉크를 묻히지 않고 글씨를 술술 쓸 수 있게 고안돼 있죠. 붓이나 깃털 펜에 비해 깔끔하고, 만년필에 비해 저렴하며, 좀처럼 고장 나는 일도 없는 플라스틱 펜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사무실 안에서, 교실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필기구, 플라스틱 펜입니다. 점성을 띠는 유성 잉크 혹은 수성잉크가 들어 있는 플라스틱 펜은 손에 잉크를 묻히지 않고 글씨를 술술 쓸 수 있게 고안돼 있죠. 붓이나 깃털 펜에 비해 깔끔하고, 만년필에 비해 저렴하며, 좀처럼 고장 나는 일도 없는 플라스틱 펜의 이야기 들어보실래요?
펜이라는 이름은 라틴어에서 깃털이라는 뜻을 가진 penna에서 유래됐습니다. 펜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은 ‘잉크의 발명’과 ‘플라스틱의 발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가 세상에 나오면서 펜은 귀족들만 누릴 수 있는 사치품이 아닌,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보급품이 되는데요.
인도와 그리스, 로마 등 고대부터 사용된 펜은 우리가 생각하는 잉크 펜이 아닌, 주로 점토판이나 납판 등에 뾰족한 촉으로 새기는 정도의 수준이었답니다. 그리고 잉크가 발명되면서 펜촉에 잉크를 묻혀 사용하는 갈대 펜, 깃털 펜 등이 주류를 이끌게 되었죠. 하지만 잉크에 찍어 사용하는 펜들은 가격이 무척 비쌌기 때문에 귀족들이 향유하는 물건이었다고 합니다.
▲ 펜 브랜드 워터맨 광고(출처: http://www.pendemonium.com/)
펜의 보급화는 1780년 한 영국인이 강철제 펜을 발명하고 나서부터 가능해지는데요. 첫 강철 펜이 등장한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기계를 이용한 대량 생산에 성공하게 되면서 상용화됩니다. 여기에 ‘플라스틱’의 발명은 필기구 혁신과 대중화를 더욱 가속하게 하는 계기가 됩니다. 플라스틱을 재료로 사용한 펜은 강철이나 나무로 만든 펜과 비교해 가볍고 질기며 간편했습니다.
플라스틱 발명의 결과로 단순히 펜이 사용하기 편리해졌다고 요약할 수는 없을 겁니다. 펜의 보급은 인쇄술의 발달과 마찬가지로 지식의 평등에 일조하는 결과를 낳습니다. 평민들도 지식을 기록하고 저장할 수 있는 시대가 온 것이죠! 문맹률을 낮추는 데에 큰 기여를 한 것이 바로 필기구의 발달 덕분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답니다.
현재 시중에서 판매하고 있는 펜의 90% 이상이 플라스틱 재질이며, 우리는 세상을 바꾼 획기적인 발명품을 기껏해야 1000원 대의 매우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것도 바로 플라스틱의 발명 덕분이죠. 플라스틱의 다양한 종류만큼, 플라스틱 펜에 사용되는 재질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는데요. 특히 볼펜 같은 플라스틱제 생활용품은 주로 폴리에틸렌(PE,Polyethylene)이나 폴리프로필렌(PP, Polypropylene)으로 만듭니다. 가볍고 싸고 만들기 쉽기 때문이죠.
'폴리프로필렌(PP)'은 석유 분해가스 속에서 순수하게 만든 프로필렌 가스를 중합하여 만든 수지입니다. 기계적 강도가 크며, 내열성이 우수하고 비교적 투명해 생활용품에 많이 활용됩니다. 플라스틱 펜의 재질로서 빼놓을 수 없는 석유화학 제품이죠.
'폴리에틸렌(PE)'는 에틸렌의 중합체로 화학적으로 안정하고, 산과 알칼리에 강해 다방면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안전성 또한 검증되면서 PVC를 능가하는 플라스틱의 제왕으로 떠오르고 있지요. 유백색 불투명 또는 반투명 상태로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과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으로 크게 구분됩니다.
▲ 우주펜(출처: http://ko.wikipedia.org/)
우주 펜이라고 불리는 이 펜은 폴 피셔(Paul C. Fisher)라는 사람이 발명한 것으로 무중력 상태에서도 잉크 공급이 원활한 펜이죠. 3.4 bar 정도의 질소로 가압된 잉크카트리지가 장착되어 있어, 무중력 상태에서는 물론 위쪽으로도 쓸 수 있고, 어떠한 각도에서도 글씨를 쓸 수 있게 고안됐습니다. 심지어 물속은 물론 극한 온도환경(섭씨 -35 ~ +120 도)에서도 사용이 가능하죠. 비싸서 아무나 사용 못할 것 같다고요? 수천 원대부터 있어 일반인도 쉽게 구매해 사용할 수 있다고 하네요.
▲ 3D펜(출처: 3doodler.com)
3D 프린터의 기능을 가져온 펜도 있습니다. 학습용은 물론 스타일리스트나 디자이너, 건축가 등에게도 활용도가 높을 것 같은데요. 게다가 매우 가볍고 가늘어 일반 펜과 거의 다를 바 없어 차세대 펜으로 기대 받고 있답니다. 원리는 다양한 색깔을 가진 플라스틱 재료를 녹인 뒤 곧바로 냉각시킨 것으로, 막대 형태로 된 플라스틱 재료를 펜 상단에 집어넣으면, 펜촉에 도달하는 동안 플라스틱 재료가 섭씨 200도 안팎의 열에 녹아 액체 상태로 배출되고 그런 다음 곧바로 굳게 된다고 하네요. 플라스틱 재료가 용융점에 도달하는 데는 1분 가량 걸린다고 합니다.
스마트 세상이 다가오면서 필기구의 무용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쇄물이 여전히 존재하듯이, 필기구도 여전히 우리 주변에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데요. 다만 우주에서 사용하는 펜, 3D펜 등의 혁신 제품을 보고 있노라면, 펜은 앞으로 더 전문화되고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