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일부터 기온이 가파르게 내려가면서 본격적인 초겨울 날씨에 접어들게 되었다는데요. 이번 한 주부터 서울의 날씨는 영하로 떨어진다고 하네요. 거기에 시베리아 기단을 타고 찬바람까지 불어오니 체감 온도는 이보다 더 낮겠죠. 그래서일까요? 대로변을 지나다 보면 유독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다니는 젊은 남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쌀쌀한 날에는 손을 따뜻하게 덥혀줄 테이크 아웃 커피 생각이 간절하기 때문이겠죠. 저도 따뜻한 커피 한잔이면, 꽁꽁 언 손은 물론 마음까지 녹는 기분이랍니다.
커피가 테이크 아웃이 가능하게 된 것은 바로 가볍고 물에 잘 젖지 않는 ‘종이컵’이 존재했기 때문인데요. 종이컵 안쪽에 코팅이 되어 물에 젖지 않는 컵이 발명되면서 종이컵 사용이 늘어나게 되었지요. 해마다 우리나라에서는 116억개의 종이컵을 사용한다고 합니다. 이것을 길이로 환산하면 무려 87만 킬로미터(자판기용 종이컵 7.5cm 기준)나 된답니다. 우리 국민 1인당 하루 평균 3개의 종이컵을 소비하고 있는 것이죠.
▲ 종이컵 구조 자료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Insulated_paper_cup_cutaway.JPG
물에 젖지 않는 종이라는 우리의 상식을 뒤엎는 종이컵이 가능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에 대한 답은 바로 '폴리에틸렌(PE)'에서 찾아볼 수 있답니다. 종이컵은 폴리에틸렌이라는 합성수지제를 코팅한 종이를 종이컵 바닥면과 옆면 모양으로 절단한 후, 폴리에틸렌을 가열하여 종이컵 모양으로 성형하여 만들어진답니다. 바로 안쪽에 콩팅된 폴리에틸렌(PE)이 액체가 새어 나와 종이가 젖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죠.
▲ 폴리에틸렌 구슬 자료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Polyethylene
종이컵의 방습기능을 하는 폴리에틸렌(PE)은 가장 많이 생산되는 생산되는 플라스틱으로 우리 생활에서 사용되는 플라스틱에 1/3이 넘는답니다. 특히 우리가 사용하는 플라스틱 포장재 중 대략 60% 가량이 폴리에틸렌 재질로 만들어지는데요. 폴리에틸렌은 식품에 냄새나 맛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가공이 쉽고, 투명도가 높으며 수명이 길기 때문입니다.
▲ 폴리에틸렌 구조 자료출처: http://en.wikipedia.org/wiki/File:Polyethylene
그리고 폴리에틸렌은 압력과 온도라는 반응조건에 따라서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과 고밀도 폴리에틸렌(HDPE)으로 나뉩니다. 저밀도 폴리에틸렌은 일반적으로 병이나 포일, 비닐봉투를 만드는데 사용되며, 고밀도 폴리에틸렌은 쓰레기통이나 헬멧 등의 소재에 사용됩니다. 우리가 비닐 포장에서 흔히 발견되는 폴리에틸렌은 그냥 PE라고만 표기되어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폴리에틸렌은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으로 알고 계신면 된답니다.
그런데 종이컵에 담긴 뜨거운 커피를 보면 스믈스믈 올라오는 걱정이 있습니다. 뜨거운 액체를 담아도 종이컵 내부의 합성수지제, 폴리에틸렌이 녹지 않을까요? 또한 플라스틱이 높은 온도에 노출되면 환경호르몬이 나온다는 말이 있는데요.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폴리에틸렌은 인체에 안전한 걸까요?
일회용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코팅된 폴리에틸렌이 녹아 나와 건강에 해롭다는 속설이 있는데요. 일회용 종이컵에 뜨거운 물을 부어도 폴리에틸렌이 녹지 않는답니다. 물론 폴리에틸렌이 녹는 성질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폴리에틸렌의 녹는점(105~110℃)이 물의 끓는점(100℃)보다 더 높은 온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뜨거운 물에 녹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답니다. 또한 고분자 물질인 폴리에틸렌은 인체에 흡수되지 않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답니다.
그간 우리를 찜찜하게 했던 종이컵에 대한 오해 풀리셨나요? 올 겨울에는 따뜻한 커피 걱정 없이 즐기셨으면 합니다. 더불어 종이컵의 방습 기능을 하는 폴리에틸렌에 대한 오해도 풀리셨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