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미칼 드림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코너에요. 바로 '화학을 찾아서'인데요.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깨알처럼 우리 생활 속에서 없어서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화학'을 찾아 여러분께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그 동안 미처 모르고 지나치셨다면, 앞으로 이 코너를 통해 조금이나마 화학을 쉽게 이해하시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가장 먼저 화학을 찾아 떠난 곳은 바로 '가을산'이에요. 바로 이번주가 단풍 절정을 이룬다고 하는데요, 웰빙 바람을 타고 등산열풍과 함께 아웃도어 시장도 더불어 급속도로 증가했죠. 수십개의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다양한 디자인과 기능으로 무장한 신제품들을 내놓기가 바쁜데요. 도대체 아웃도어 제품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길래 이토록 우리는 아웃도어 제품에 열광하는 것일까요? 저희는 그 답을 바로 '기능성 소재'에서 찾았답니다.
▲ 오프로드 광고 캡쳐
가을 산행 시즌인 만큼 요즘 아웃도어 제품 광고와 프로모션이 활발합니다. 최근 한 아웃도어 브랜드의 CF를 참 인상 깊게 봤는데요. 수렁에 빠진 자동차 바퀴에 바람막이를 깔고 빠져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무거운 차 바퀴가 지나갔음에도 흙먼지만 탁탁 털어 내니 멀쩡한 새 옷으로 변신합니다.
바람막이가 갖고 있는 '방오(오염물로부터 보호)'와 '내마모(마찰과 열에 강함)'라는 제품의 속성을 표현하기 위해 보여준 장면인데요, "정말 저게 가능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정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요.
이렇게 광고에서도 볼 수 있듯이 아웃도어 제품은 일반 패션과는 다르게 기능성 제품들인 경우가 많은데요. 습기에 강한 '방습기능', 체온을 보호해주는 '보온기능', 물이 새어 나오지 않게 하는'방수기능', 바람을 막아주는 '방풍기능', 땀을 밖으로 배출해주는 '투습기능', 오염물과 각종 먼지들로부터 위생적으로 유지하는 '방오기능' 등 아웃도어의 기능은 정말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 폴리에스테와 나일론 소재로 만들어졌죠. 그런데 아웃도어의 소재들은 도대체 일반 섬유제품과는 어떤 점이 다르기에 이렇게 수 많은 기능들로 무장할 수 있는 것일까요? 특히 운동량에 걸맞게 땀을 배출하면서 동시에 방습 기능이 있는 제품들이 많은데요! 어떻게 방습과 투습이라는 모순적인 속성이 가능할 수 있는 걸까요? 그것의 특별함은 바로 우리가 자주 들어 보았던 ‘고어텍스’라는 섬유를 통해 알 수 있답니다.
고어텍스는 방수와 투습이 모두 가능한 최초의 소재입니다. 비옷, 텐트, 재킷, 등산화, 장갑, 침낭커버, 모자 등의 소재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우주복의 소재로도 사용되고 있지요. 고어텍스라는 이름은 이것을 발명한 미국의 고어(W.L.Gore) 박사의 이름에서 유래되었답니다.
▲ 테프론 중합체_폴리사풀루오르 에틸렌(polytetrafluoroethylene)
탄소 원자 2개와 수소 원자 4개가 결합되면 에틸렌(C2H4)이 만들어 집니다. 에틸렌이 가지고 있는 수소원자 4개를 모두 불소 원자로 바꾸면 사플루오르 에틸렌(tetrafluoroethylene)이 되며, 이들 분자들이 연속되어 연결되어지면 폴리사풀루오르 에틸렌(polytetrafluoroethylene)이라고 불리는 고분자 물질이 만들어 집니다.
▲ 고어텍스 확대 출처: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
고어텍스는 이 폴리사플루오르 에틸렌을 가공해서 만든 것입니다. 듀폰사에서는 이것을 테프론이라 명명 지었고, 우리에게도 상품명인 테프론이 훨씬 친숙한 표현일 것입니다. 테프론은 고어텍스 외에도 프라이팬에 코팅제라던가, 테이프, 저장용기 뚜껑 등으로 사용되고 있답니다. 테프론은 다른 화학물질과 화학 반응이 쉽게 일어나지 않아서 다른 물질로 변형이 쉽게 일어나지 않는 화학적으로 매우 안정한 물질입니다.
▲ 고어텍스의 투습과 방습의 원리 출처: 위키피디아 http://en.wikipedia.org/wiki
이 테플론계 수지를 가열하면 늘리면서 작고 수 많은 구멍이 생긴 엷은 막이 생깁니다. 이것을 나일론에 접착하여 만든 것이 고어텍스랍니다. 고어텍스 섬유에는 1제곱인치당 90억 개 이상의 미세한 구멍이 나있다고 하네요! 따라서 물 분자는 이 미세한 구멍을 통과하지 못하고, 오로지 수증기 분자만이 빠져나갈 수 있답니다.
내부에서 땀이 증발되면 옷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지만, 반대로 비나, 이슬 같은 분자가 큰 물은 옷을 통과하지 못하는 것이죠. 그래서 고어텍스를 설명할 때, 방습과 투습이 모두 가능한 양면의 기능을 지닌 섬유라고 소개하는 거랍니다.
고어텍스는 테플론계 수지의 얇은 막에 1만분의 2mm 크기의 무수한 작은 구멍을 뚫어 놓은 얇은 필름이기 때문에 그대로 의복으로 제작할 수 없답니다. 그래서 나일론이나 폴리에틸렌 등 보호천을 덧붙여 만들지요. 일반적으로 '보호용천 + 고어텍스 필름'의 구조로 2 layer가 기본입니다.
또한 고어텍스는 방수용 재질이기 때문에 보온성이 거의 없어 이것을 보완하고자 안쪽에 나일론이나 폴리에틸렌 계열 옷감을 추가하여 3 layer를 만들기도 한답니다. 특히 기능성 폴리에틸렌과 고어텍스는 정말 서로를 보완하는 관계로 자주 이용되고 있답니다.
한화케미칼에서는 연간 80만톤 이상의 폴리에틸렌(PE)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W&C(Wire and Cable) Compound'를 국내 최초로 생산한 데 이어, 고부가가치 특화 제품인 'EVA(Ethylene Vinyl Acetate)'를 생산해 세계일류상품으로 인증 받으며 화학 산업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니다.
마지막으로 팁을 드리자면 고어텍스는 세탁을 자주하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기능이 떨어진다고 하네요. 세탁을 할 때 일반 세탁물처럼 비벼 빨면 얇은 필름막인 고어텍스가 손상된답니다. 따라서 고어텍스를 세탁할 때는 고어텍스 섬유 전용 세제를 사용하고, 조물조물 조심스럽게 물빨래를 해주는 것이 좋답니다. 올 가을 산행에는 양면의 매력을 지닌 고어텍스와 동행하는 것은 어떠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