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31일은 할로윈 데이라고 하여 외국에서는 귀신분장을 하고 축제를 즐기는 광경을 텔레비전을 통해 접한 기억이 있을거에요. 요즘에는 우리나라에서도 할로윈 행사를 즐기는 젊은층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랍니다. 북유럽과 미국의 축제로 알려진 할로윈 데이는 사실 기원전 500년경 아이랜드 켈트족의 ‘삼하인’이라는 풍습에서 유래되었다고 합니다.
켈트족들에게 있어 새해 첫 날은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1일이고 한 해의 마지막 날은 10월 31일인데요. 켈특족들은 망자의 영혼이 10월 31일에 사람의 몸속에 깃들다가 1년 후에 내세로 간다는 믿음이 있답니다. 그래서 귀신이 기거할 상대를 정하는 10월 31일에 귀신 복장을 하고 집안에 온기를 없애 죽은 자의 영혼이 접근하는 것을 막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삼하인 풍습이 오늘 날의 할로윈 데이로 발전하게 된 것이죠.
할로윈 데이의 밤이 찾아오면, 마녀와 귀신, 만화 캐릭터로 분장한 아이들이 trick or treat(과자를 안주면 장난 칠거에요)을 외치며 집집마다 돌아다니는데요. 어른들은 미리 준비한 사탕과 초콜릿을 아이들에게 나누어 줍니다. 이는 중세 말기에 ‘죽은 영혼을 위로하는 날(All Soul’s Day, 11월 2일)’ 기도자들이 마을을 돌며 음식을 얻으러 다니던 풍습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합니다.
할로윈의 “trick or treat” 풍습을 잘 보여주는 영화중에 ‘찰리의 초콜릿 공장(2005년, 팀버튼 감독)’이 있습니다. 세계적인 초콜릿 회사, 윙카 초콜릿 공장의 주인인 윌리 윙카는 오랜 세월 아버지와 연을 끊고 살아옵니다. 그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할로윈 ‘캔디’ 때문인데요. 치과 의사인 윌리의 아버지는 충치의 원인이 되는 초콜릿이나 캔디를 엄격하게 금지했습니다.
어느 날, 윌리는 난로속으로 버려져 불타버린 할로윈 캔디와 초콜릿의 잔해 속에서 타다 남은 초콜릿을 발견하고 생애 처음 단 맛이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후 집을 나간 윌리는 세계 제일의 초콜릿 회사를 세우게 되죠.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단 것을 먹으면, 충치가 생긴다는 말을 귀에 딱지가 내려앉을 만큼 많이 듣고 자랐는데요. 단것을 먹으면 왜 충치가 생길까요?
▲ 충치를 유발하는 '뮤탄스 균'
충치가 생기는 이유는 아직까지도 여러 학설들이 분분하지만, 세균학자인 밀러의 화학세균설이 가장 일반적으로 인정되고 있답니다. 입속에서 상주하는 세균인 뮤탄스균이 바로 충치를 발생하는 원흉이라고 하는데요. 뮤탄스균은 치아에 부착된 음식찌꺼기나 당분 등의 탄수화물을 먹고 산을 배출해 냅니다. 그리고 산은 치아 표면인 인산칼슘수산화물과 화학 반응을 일으켜 침식을 일으키고, 치아에 구멍을 냅니다.
그래서일까요. 충치는 문명인에게 많은 병이라고 합니다. 야생동물이나 수렵채취 생활을 하던 신인류에게서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질환이라고 하죠. 문명사회를 이룩하면서 우리 인류는 정착생활을 하게 되고, 농경문화가 꽃피게 되면서 ‘탄수화물’ 섭치가 늘었습니다. 따라서 당을 먹고 자라는 충치균이 치아 우식을 유발하는 산을 더욱 많이 배출할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를 상하게 하는 것은 바로 ‘산’이라는 것을 확인했는데요. 산은 식초와 레몬 같은 것에 많이 함유해 있답니다. 식초의 산은 화학반응이 잘 일어나서 금속이나 석회 성분으로 된 물질을 녹이는 성질을 지녔습니다. 이런 원리에서 아세트산과 석회의 화학반응 실험을 이용하여 충치의 원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준비물: 달걀 2개, 식초, 물, 컵 2개
▲ '산'과 유기물의 화학 실험
달걀 껍질을 각각 두 개의 컵에 하나씩 담아 주세요. 한 컵에는 식초를, 다른 컵에는 물을 똑같은 양만큼 충분히 부어 줍니다.
2~3일 후에 컵 안을 보면, 식초 속의 달걀껍질은 사라지고 얇은 막만 남아 있는 반면, 물에 있던 껍질은 아무 반응도 없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답니다.
충치는 산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것이므로 염기성 물질로 중화시킨다면 치아 우식을 지연할 수 있는데요. 탄산수소나트륨 등 염기성분을 물에 타서 입안을 헹군다던가, 치약으로 양치질을 함으로써 충치를 예방할 수 있답니다. 그래서 단 것을 먹고 나면 양치질을 하라는 것도 중화반응이라는 화학적 원리에 의한 것이죠.
▲ 자일리톨 생성 화학 공식
정답은 YES입니다. 일반적으로 단 맛을 내는 성분으로 우리는 ‘당’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But! 충치의 원인이 되는 산을 형성하지 않으면서 단 맛을 지닌 천연 감미료가 존재한답니다. 바로 자작나무와 떡갈나무에서 채취되는 '자일리톨(xylitol)'입니다.
자연계에 널리 분포된 5탄당 알콜인 자일리톨은 잘게 쪼갠 자작나무 칩에 물을 넣고 가열하여 얻은 자일로스(Xylose)를 기본 원료로 하여 수소첨가 반응에 의해 제조됩니다. 유기화학 세계가 열린 1890년대 세계 2차 대전 당시, 설탕을 대용하는 목적으로 발명되었다고 하는데요. 인슐린 작용 없이 세포에 들어가기 때문에 당뇨환자들에게 포도당 대신으로 사용되다가 1970년대부터 치의학분야에 활용되기 시작되었습니다.
자일리톨은 산이 치아의 에나멜질을 녹이는 작용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서 충치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요. 만약 영화 '찰리의 초콜릿 공장'의 윙카 부자가 자일리톨을 알았다면, 서로 수십 년 동안 연락 없이 지내며 서먹서먹한 관계가 아닌, 누구보다도 행복한 가족이 되지 않았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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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
한화케미칼 http://hcc.hanwha.co.kr
한화케미칼 블로그 http://www.chemidream.com/
서적: 믿거나 말거나 2, 리플리 엔터테인먼트 저, 보누스, 출판사 2009
서적: 과자 내 아이를 해치는 달콤한 유혹, 안병수 저, 국일미디어,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