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웠던 여름이 지나고 벌써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요즘은 습도가 높지 않고, 날씨가 맑아 야외활동 하기에 적절한데요, 그래서 이런 가을 날씨에는 다양한 행사들이 있습니다. 학생들은 가을맞이 소풍을 가고 대학생들은 MT를, 그리고 사회생활을 하시는 분들은 야유회나 워크숍 같은 행사가 줄지어 있는 시즌이기도 하지요. 이런 야외활동에서는 게임과 같은 팀워크를 다질 수 있는 프로그램과 함께 맛있는 음식과 적절한 휴식도 필요합니다. 거창한 바비큐 파티가 아니더라도 집에서 정성스럽게 싸온 도시락을 좋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것도 여러 야외활동의 기쁨이지요.
이렇게 즐거운 시간들을 보낼 수 있는 야유회이지만 아직은 햇살이 뜨겁기 때문에 그늘진 곳이 꼭 필요합니다. 주변에 나무가 많으면 좋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늘을 만들어 주는 천막이 많이 이용되는데, 이 천막은 그늘뿐만 아니라 비가오면 비를 피할 수 있게 해줘서 야외에서 활동이 있는 경우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이 천막이 무엇인지 알고 계신가요?
바로 타포린이라고 불리는 섬유랍니다. 분명 섬유이기는 한데 우리가 알고 있는 면이나 나일론과 같은 섬유들과는 너무나도 다른 느낌을 가지고 있어서 섬유로 여겨지지 않지요. 그것은 타포린을 만드는 과정이 다른 섬유와 다르기 때문인데, 그래서 오늘 케미칼 스토리에서는 특별한 섬유인 타포린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 타르
타포린은 영어로 Tarpaulin인데, 이 단어는 Tar라고 하는 단어와 Palling이라는 단어 합쳐져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여기서 Tar라는 단어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타르인데요, 이 타르는 일반적으로 식물과 같은 유기물을 태워서 나오는 갈색이나 검은색의 찐득찐득한 액체를 말합니다. 모든 식물들을 태우면 타르가 나오고, 그래서 담배의 주원료인 담배 잎도 태울 경우 타르가 나오지요. 그런데 이렇게 식물을 태울 경우 나오는 타르는 예전부터 여러가지 용도로 많이 쓰였다고 하는데요, 치료제로 이용되거나 고대 이집트에서는 방부제로 이용되어서 미라를 만들 때에 쓰였다고 하네요. 또 식물에서 얻을 수 있는 타르 중에는 음식의 조미료로 이용되기도 했는데, 이외에 돛이나 배 표면에 방수처리를 위해서 사용되기도 했다고 합니다. 타르에는 여러가지 물질들이 많이 섞여 있는데, 대부분 탄소와 수소로만 이루어진 물질이 대부분이어서 물과는 친하지 않다고 하네요. 그래서 표면을 방수 처리할 경우 타르를 이용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Palling이라는 단어는 일반적으로 천을 뜻하는 단어이지요. 즉 타포린은 타르가 입혀진 천을 말하는 것 입니다. 현대와서는 섬유에 방수 코팅된 모든 종류의 천을 타포린으로 부르며, 따라서 타포린은 사용하는 물질에 따라 종류가 다양하게 나뉩니다.
▲ 일반적인 섬유의 모양
타포린이 만들어 과정을 보면 섬유이지만 섬유 같은 느낌이 안 드는 이유가 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섬유가 만들어지는 것처럼 섬유에 쓰이는 실이 만들어지고 그 실로 섬유를 직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섬유는 얼마나 얇은 실로 직조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어쨌든 실과 실 사이의 빈공간이 존재하므로 방수 효과는 크지 않습니다. 그래서 타포린은 다른 섬유들과 달리 이 섬유를 코팅하게 됩니다. 즉 실과 실 사이에 있는 구멍을 다 막아버리는 것인데, 이 때문에 물이 들어갈 틈이 없어서 방수가 되는 것이지요. 또 빛에 대해서 저항을 할 수 있는 물질을 섞을 경우 상당히 튼튼하기 때문에 몇 년간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고 합니다.
타르와 천을 이용해서 만들어진 방수천인 타포린은 어디에 많이 사용되고 있을까요? 타포린은 알고 보면 주변에서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답니다. 다들 타포린의 용도를 알게 되면 ‘이게 타포린이었어?’라고 놀라실 거예요.
제일 먼저 찾을 수 있는 곳은 공사장입니다. 비가 오면 건축자제들이 젖게 되고 이럴 경우에는 건물을 짓는데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비가 오는 날에는 자제들을 천막으로 덮어서 비를 막아주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쉽게 볼 수 있는 파란색 천막을 주로 사용하는데, 바로 이 천막이 타포린입니다. 공사장뿐만 아니라 농가에서도 많이 이용되고 있지요.
또 다른 예로는 야외 테라스에 있습니다. 요즘은 테라스가 잘 갖춰진 해변가나 커피숍 등 세련된 장소가 많죠? 테라스에서는 햇볕을 가리기 위해 큰 파라솔이나 차양막을 이용하는데, 이 파라솔이나 차양막에 사용되는 천도 알고보면 타포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따사로운 날에는 햇볕으로부터 보호하면서, 비가 오는 날에는 비를 피할 수 있겠죠?
가방을 만들 때 사용되는 소재로 타포린이 쓰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마트나 시장에서 주부들이 들고 있는 다회용 장바구니도 이런 타포린 소재로 만들지요. 하지만 타포린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분야는 아웃도어 의류가 아닐까 합니다. 각종 점퍼나 바지, 신발에도 타포린 소재가 이용되며, 특히 방수가 생명인 스키복은 타포린을 이용하기 때문에 탁월한 방수 기능을 갖는 것이지요.
그리고 요즘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여가로 각광받고 있는 캠핑! 여기에 텐트가 빠질 수 없죠? 텐트의 핵심기능이 방수를 위해서 이용되는 것이 바로 타포린입니다. 특히, 텐트에 사용되는 타포린은 얇고 가벼우면서도 튼튼해야 되기 때문에 강력한 나일론에 실리콘을 코팅한 섬유를 이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다양한 곳에서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는 타포린은 무슨 소재로 만들어질까요? 앞서 말한 것처럼 텐트에 사용되는 타포린의 경우는 나일론 실로 직조한 뒤 실리콘으로 코팅하는 과정을 거쳐서 제작되고 있습니다. 캔버스 천의 경우도 타포린의 소재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데, 방수 효과는 크지가 않은 단점도 있고요. 그러나 타포린을 만들 때 가장 많이 이용되는 소재는 폴리에틸렌과 PVC입니다. 어라? 지금까지 단단한 플라스틱인줄 알았는데 폴리에틸렌과 PVC로 천을 제작할 수 있다고요?
폴리에틸렌과 PVC가 고분자 섬유라는 건 잘 알고 계실 거예요. 이들은 아주 긴 형태의 분자로 얇고 길게 뽑을 경우 실처럼 만드는 것이 가능해서 딱딱하지 않고 유연합니다. 그래서 타포린을 만들 때 폴리에틸렌과 PVC를 이용하는데, 한 가지 더 좋은 장점은 만들어진 섬유에 같은 물질로 코팅을 하면 되기 때문에 두 가지 물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래서 공정도 상당히 간단하고 쉽게 대량으로 생산 할 수 있는 장점으로 대부분의 타포린들은 폴리에틸렌이나 PVC를 이용해서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타포린에 많이 이용되고 있는 폴리에틸렌과 PVC는 한화케미칼과 정말 인연이 깊은 물질이랍니다. 한화케미칼이 국내 최초로 폴리에틸렌의 한 종류인 LDPE를 생산했고 PVC는 1967년부터 국내 최초로 생산을 하기 시작한 물질입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국내외에 폴리에틸렌이 PVC가 필요한 곳에 공급하고 있는데, 방수용 천으로 이용되는 타포린에도 한화케미칼의 제품이 들어가고 있다고 하네요!
지금까지 비를 막아주는 멋진 천인 타포린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름은 정말 생소했지만 알고 보니 생활 이곳 저곳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섬유였어요. 이제부터는 타포린이라는 섬유를 다시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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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
한화케미칼 http://hcc.hanwha.co.kr
한화케미칼 블로그 http://www.chemidream.com/
General Chemistry, Thomson, Whitten, Davis, Peck, Stan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