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은 한국과 아일랜드의 수교 30주년이 되는 특별한 해입니다. 게다가 한국전쟁이 지난 지 60주년이나 되는 해이기도 하죠. 한국전쟁 당시 수백 명의 아일랜드 군인들이 참전해 생명을 잃었다고 해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아일랜드 최대의 축제,‘Saint Patrick’s Day’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Saint Patrick’s Day는 아일랜드에 복음을 전파한 성 패트릭이 세상을 떠난 3월 17일을 기리는 날로 Patty's Day또는 Paddy’s Day로도 쓰여요. 이 날은 이제 아일랜드뿐 아니라,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있는 곳이라면 세계 어디서나 축제를 벌이는 전 세계적인 명절이 된 것 같아요.
Saint Patrick’s Day를 앞둔 지난 3월,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와 18개 각 부처 수장들이 21개 나라에서 아일랜드 알리기에 나섰다죠? 약 900-1000명의 아일랜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Leo Varadkar(리오 바라드카르) 예술 스포츠 관광부 장관이 방문했다고 합니다.
Saint Patrick’s Day의 상징은 초록색과 네잎클로버인데요, 세계 여러 곳에서 Saint Patrick’s Day를 어떻게 기념하는지 구경해볼까요?
하는 사람도, 구경하는 사람도 신나는 퍼레이드!
이게 끝은 아니죠^^
Saint Patrick’s Day가 되면 너무나 흔한 초록 맥주입니다.
흔한 대학가의 신난 대학생들. 집이 터질 것 같아요!
놀라셨나요? 그럼 이 날을 위해 물들인 강을 보면 더 놀라시겠군요!
초록색으로 물든 시카고의 Michigan Lake!
백악관 정원 분수대
일리노이주의 상원의원 출신인 Barack Obama 대통령은 2009년, Saint Patrick’s Day에 시카고에서 강물을 초록색으로 물들이는 데 착안하여 백악관 직원들에게 분수 색깔을 일시적으로 바꿀 것을 지시했다고 해요. 그 때부터 백악관에서는 매 년 이렇게 분수를 물들인다고 해요.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시카고에는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어서 Saint Patrick’s Day 행사도 크게 열린답니다.)
그리고 이분들 빠뜨리면 섭섭하죠? 영국 로얄 패밀리~!
자세히 보면 윌리엄의 모자와 케이트의 가슴에 달려있는 초록색의 정체는 네잎클로버 뭉치랍니다. 귀엽죠?
우리 나라에서는 어떨까요? 생소한 행사일거라 생각했는데, 이미 한국에서는 지난 2001년 Saint Patrick’s Day 기념 행사가 처음 열렸고, 작년부터는 아일랜드의 대표 맥주인 기네스의 후원 아래 더욱 다양해진 프로그램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해요. 올 해에는 신도림 디큐브시티에 이렇게나 많은 인파가 몰렸습니다.
이번 행사는 한국 아이리쉬 협회가 주관하고 아일랜드 대사관, 기네스 맥주, 한화케미칼 등이 후원한…엇!? 한화케미칼?? 한화케미칼??? 왜 Saint Patrick’s Day 기념 행사에 한화케미칼이 후원했을까요??
바로 아일랜드 태생 Paul Coleman이라는 분이 한화케미칼 바이오사업본부의 CEO로 계시기 때문이죠. Paul Coleman CEO께서 한화 본사 빌딩 바로 옆에 위치한 한국국제교류재단 갤러리에서 한국과 아일랜드의 수교를 기념하는 사진전이 열린다고 귀띔해주셔서 구경도 다녀왔답니다.
입구의 오른편에는 방명록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이렇게 입구에서 인증샷을 찍기도 하구요^^
빨간 원 안에 있는 분이 이 사진전에 전시된 대부분의 사진을 찍은 Tom Coyner란 분으로, 1975년에 Peace Corps Volunteer로 한국에 처음 오셨다고 해요. 지금은 Soft Landing Consulting의 대표이십니다.
아, 소개해드릴게요. 이번 전시에 이분들의 사진도 출품되었는데요, 이분들이 바로 북촌에 살고 한국을 아주 사랑하는 Mr. and Mrs. Coleman입니다. 두 분 모두 아일랜드 태생이세요^^ 뒤에 액자 속에 껴있는 사진이 잘 보이지 않아 원본 사진을 입수했어요!
북촌에서 사랑하는 강아지 Oggie와 Ollie를 산책시키며 찍은 사진이랍니다.
사진전 중간에는 미니바 형식의 테이블이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핑거푸드에 쓰인 모든 음식 재료들이 오늘을 위해 아일랜드에서 건너왔다고 해요! 아일랜드는 섬국가라 해산물(특히 연어)이 유명합니다. 여기서도 초록색이 눈에 띄죠?
모두들 이렇게 진지한 태도로 사진 한 장 한 장을 오랜 시간 감상하는 것을 볼 수 있었어요. 사색에 잠겨 15분 넘게 한 사진 앞에서 움직이지 않는 분들도 계셨고요.
사진전에서 아일랜드와 한국이 생각 외로 많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에 대해 깜짝 놀랐는데요, 양국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식민역사와 눈부신 경제 성장, 분단된 영토, 국토 면적, 활기와 축제의 문화 등 많은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었답니다.
어떠세요? 이제 Saint Patrick’s Day 가 좀 가깝게 느껴지지 않나요?
내년 3월 17일엔 초록색 아이템을 입어보는 것이 어떨까요? 윌리엄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처럼요~^^ 하지만 신나는 파티의 흥겨운 분위기에 마냥 휩쓸리기 전에, 아일랜드와 우리나라의 깊은 관계와 우정을 생각해보면 더 몰입해서 축제를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