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려나 했더니, 여름이 불쑥 찾아왔네요. 갑자기 더워진 5월, 무기력한 자신을 보며 한숨만 푹 내쉬고 있진 않나요?
법무법인 태평양의 조우성 변호사는 작년 연이은 패소를 당하며 슬럼프에 빠졌습니다. 그러다 출판사의 제의가 있어 자신이 그 동안 맡았던 사건들을 책으로 정리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죠. 과거 사건들을 정리하며 지난 17년 간의 소송에서 경험한 다양한 에피소드를 음미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자신이 클라이언트를 변호하였을 뿐만 아니라 그의 상처와 분노까지 보듬으려고 고군분투했던 자신을 발견하게 된거죠.
“아, 나도 이렇게 열심히 살아왔구나”라는 깨달음과 함께 다시금 의욕이 솟구쳤다고 해요.
조우성 변호사처럼 자기 내면의 긍정적인 면을 인식하는 것은 자신에게 매우 유익합니다. 부정적 생각에 휩싸이게 되면 계속 바닥으로 내려가는 것 같잖아요. 그런데, 자신의 부정적인 면을 바라보는 것이 나쁘지만은 않다고 하네요. 스스로 성장의 발판이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부정적인 것을 인식하는 것도 유익하다고 합니다. 즉,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자신의 상태를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지요.
하지만 자신의 내면을 아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죠.
“니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김국환의 ‘타타타’가 생각나네요. 나도 나를 모르고, 너도 나를 모르고, 나도 너를 모르는 것. 이게 어쩌면 우리의 당연한 모습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만큼 자신의 행동, 사고, 감정을 인식하는 것은 사실 매우 어렵습니다. 특히, 바쁘거나 마음이 복잡할 때 자신의 내면을 온전히 알아차리기는 정말 쉽지 않지요.
가령 거절을 잘 못하는 사람은 한창 바쁠 때 누군가 와서 업무에 대한 문의를 하며 “시간이 괜찮아?”라고 물으면, 일단 “괜찮다”라고 하며 시간을 내어주지만 말이 빨라지는 등 어딘가 불안한 모습을 보입니다. 우리의 몸은 마음상태를 나타내는 거울과도 같아요. 나도 모르게 반영되는 거울 말이죠.
나의 내면의 상태를 인식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로 인해 드러나는 외적인 부분까지 알 수 있을까요? 자신의 사고 패턴, 행동 패턴, 대인관계 패턴을 인식하는 것은 더욱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삶의 패턴 중 어느 것은 자신에게 손해가 됨에도 불구하고 습관적으로 반복하고 있는 것이 꼭 하나씩은 있죠.
주변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는 직장인이 있는데, 그는 완벽주의자라서 조금의 실수도 용납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봅시다.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실수하면 전체를 망쳤다는 기분이 들면서 자괴감에 빠지게 되겠죠. 그는 전부(all) 아니면 전무(nothing)라는 사고 패턴을 가진 사람입니다. 이러한 사고패턴으로는 실수를 만회할 기회를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에, 실수를 통해 배우며 성장해나갈 수 있기가 어렵겠지요. 그래서 자신의 삶의 패턴은 어떠한지, 문제가 있지는 않은지 아는 것이 중요한 것입니다.
나의 내면과 삶의 패턴을 아는 것. 네, 매우 중요하지요. 그걸 알면서도 참 쉽지 않은 것 같네요. 생각하다 보면 점점 근본적인 질문으로 가는 저를 발견합니다.
나는 과연 누구인가… “으으음~ 어허허~”(이것도 ‘타타타’의 가사 중 하나)
자기의 내면을 알아차리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라고 합니다.
심리전문가의 심리검사, 개인상담 또는 집단상담을 받으면 유용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상담이라고 하면 우울증이나 부적응자만 받는 것으로 오해를 하지만, 자기성장의 방편으로 상담을 할 수 있습니다.
가수 김장훈씨도 얼마 전 ‘승승장구’라는 프로그램에서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해서 이슈가 되었었죠.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다가 찾아온 외로움에 ‘공황장애’ 판정을 받고 극한의 공포와 고통 속에 지냈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신과 치료를 통해서 자신의 삶을 다시 돌아보게 되고 희망을 찾게 되었다고 하네요.
하지만, 저도 여전히 심리상담을 받으러 가는 것이 굉장히 큰 일이며, 숨기고만 싶은 문제일 것만 같습니다. 주변 시선을 의식하게 되면서 현재의 나약한 내 자신을 숨기게 됩니다. 하지만, 정말 필요할 때는 우리 함께 용기를 내어 상담을 받아봅시다요! 나를 위해, 너를 위해, 우리를 위해!
또한 자기성찰을 통해서도 자기 통찰이 가능합니다.
상담심리 전문가들도 교육분석을 받기도 하지만, 끊임없는 자기성찰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알아차릴 수 있다고 해요.
* 자기성찰
자신의 경험을 자기 내면으로 돌려 생각해 보고, 자신의 내적 감정, 사고, 행동에 대해 초점을 두고 인식해 나가거나 자신의 감정 및 사고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나가는 것
자기성찰을 위해서는 개방적인 태도와 객관적인 자세가 중요합니다.
개방적인 태도는 자신의 경험 및 자극들을 자각하고 기꺼이 내면으로 가지고 오게 하는 것입니다.
“왜” 그러한 방식으로 느끼는지 보다는 “무엇을” 느끼는지에 생각할 때 자신을 알아차리기 좋다고 해요. “왜”의 차원은 “왜”에 대한 답을 고심하는 과정에서 그럴듯한 근거나 합리화 등의 인지적 왜곡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마음속에 무엇이 일어났는지, 무엇이 생각되고 느껴졌는지를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해요. 이 때 추상적이고 일반적인 상황 및 상태를 대상으로 삼지 않고, 구체적인 사건과 상태를 대상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
객관적인 자세는 자신의 경험이나 내면의 감정과 사고, 행동 등이 누구나 동의할 수 있는 객관적 기준이나 사회적 기준에 비추어봤을 때 타당한 것인지, 혹은 상황에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평가하는 것입니다.
“나는 정말 무능해” 라고 자신에 대하여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면, 누구나 이에 동의하는 지를 평가해야 하는 것이지요. 한마디로 ‘나만의 생각’이나 ‘나만의 착각’일 수 있을 것들에게 벗어나는 방법인 것 같아요.
객관성을 위해서는 외부의 시각과 피드백이 필요할 때가 있습니다. 즉, 정말 내 생각이 맞는지 주변사람들에게 확인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죠?
스스로 자신의 내면에 대하여 생각하기 어려운 분들은 글쓰기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누구에게 보여주려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나 자신만을 위해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죠. 요즘 SNS나 블로그 등 온라인 상에서도 자신만의 공간에 자유롭게 생각을 표현하잖아요. 이러한 것들이 결국 우리에게 도움이 되고 있었네요. 이렇게 자유롭게 나의 생각과 감정을 글로 표현하는 것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글쓰기보다 자아성찰을 가져오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그냥 떠오르는 대로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 느낌, 생각을 써보시길 바래요.
컴퓨터나 휴대폰 자판을 두드리는 것도 좋지만, 시간과 여건이 된다면 아날로그 감성 돋는 노트에 연필로 끄적끄적 적어보는 것도 참 좋을 것 같네요. 논리적인 흐름을 너무 고려할 필요도 없고, 문법도 신경 쓸 필요도 없습니다. 이렇게 자유롭게 글을 쓰고, 그 글을 살펴보는 과정 속에서 자신을 한층 더 깊이 알 수 있으니까요^^
* 참고자료
상담자 자기성찰에 대한 고찰 (정남운 외 1명, 2010)
글쓰기 치료 : 소설 고쳐 쓰기를 통한 자아성찰 사례 (이봉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