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빨리’ 라는 이 단어를 보시면 가장 먼저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한국인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이 드는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전부터 빠르게 결과를 얻는 것을 좋아해서 생활 속에도 조금 더 빠르게를 외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래서 인터넷이 조금만 느려도 인터넷 브라우저를 껐다가 다시 실행하고, 버스에 빨리 타기 위해서 정류장에 아직 정차하지 않은 버스를 쫓아갔던 경험이 누구나 한번쯤은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또 이보다 더 빠른 것을 선호하는 분들 중에는 컵라면이 익기도 전에 먹거나 혹은 삼겹살을 빨리 익히기 위해 젓가락으로 누르고 구워서 드셨던 분들도 아마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한국 사람들만큼 화학을 하는 사람들도 빠른 것을 좋아합니다. 일반적으로 잘 알려진 화학반응들 중에는 반응하는 시간이 고작 몇 분에서 2~3시간 인 것도 있지만, 몇 일 동안 기다려야 하는 반응도 있고 또 어떤 경우에는 새로운 물질을 만들고 싶지만 만들어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 해결사 역할을 해주는 것이 있으니 바로 촉매입니다.
평소에도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촉매들의 도움을 받고 있는데요, 핸드폰에 들어가는 플라스틱 제품들을 만들 때에도 촉매가 필요하고 옷을 만드는 합성섬유를 만들 때에도 촉매가 필요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도로를 쌩쌩 달리게 해주는 자동차의 연료, 휘발유와 경유를 원유로부터 만들 때에도 필요하고, 우리 몸 속에도 이러한 촉매들이 있어서 많은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렇게 많은 곳에 쓰이고 있었지만 잘 몰랐던 촉매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빨리빨리 반응을 일으켜주는 촉매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화학에 조금만이라도 관심이 있었던 분들은 촉매라는 단어에 익숙하실 텐데요, 영어로는 catalyst라고 부르며 촉매를 이용해 일어나는 반응을 촉매반응, 혹은 catalysis라고 합니다. Catalysis란 단어는 그리스어의 단어 중 ‘놓아주다’라는 뜻의 Kata와 ‘분해하다’의 뜻을 가지고 있는 Lusis를 합쳐서 만든 단어입니다. 당시엔 촉매를 쓰는 반응들은 대부분 화합물을 작게 분해하는 과정이 많아서 이러한 단어를 사용하였다고 합니다.
촉매는, 화학 반응에 넣어 자신은 변하지 않으면서 반응 속도를 조절하게 해주는 물질로 정의 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것을 촉매로 알고 계시지만 속도를 느리게 만드는 촉매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둘을 구분하기 위해서 다르게 부르고 있는데요, 속도를 빠르게 해주는 촉매를 정촉매, 속도를 느리게 해주는 물질을 부촉매라고 합니다.
그런데 촉매는 어떻게 반응 속도를 조절해 줄까요?
촉매가 반응속도를 빠르게 혹은 느리게 해주는 방법은 화학 반응이 일어나기 위한 에너지를 바꿔주기 때문입니다. 에너지가 높아지면 화학 반응이 일어나기가 어렵기 때문에 반응이 아주 천천히 일어나게 됩니다. 반면에 촉매로 인해 이 에너지가 낮아지면 화학 반응이 쉽게 일어날 수 있어서 아주 빠르게 반응이 진행되게 됩니다. 만약 우리가 산을 넘어서 다른 마을로 가야 할 때 터널이 없다면 꼬블꼬블 어지러운 길을 돌아서 가야 하지만 터널이 있을 경우 아주 빠르게 산을 넘어서 마을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촉매는 화학반응에서 터널처럼 속도를 빠르게 혹은 꼬부랑 길을 만들어서 느리게 가도록 하는 역할을 해주는 것입니다.
이런 촉매는 균일촉매와 불균일촉매로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균일촉매와 불균일촉매의 차이는 화학반응이 일어날 때 반응하는 물질과 촉매가 같은 상태인지 다른 상태인지에 따라서 판단됩니다. 예를 들어서 오존층 파괴의 주범으로 알려진 프레온가스는 빛을 받아서 오존을 분해하는 촉매인 염소를 만들게 됩니다. 이 때 오존과 염소는 둘 다 기체상태이기 때문에 염소는 균일촉매로 분류되게 됩니다. 반면에 암모니아를 만드는 과정에 필요한 촉매인 철의 경우 반응하는 물질들은 기체인 질소와 수소인 반면에 촉매는 고체인 철이므로 불균일촉매에 속하게 됩니다.
이렇게 반응 속도를 빠르게 해주었다가 느리게 해주는 촉매는 어디에 많이 쓰이고 있을까요?
대표적으로 촉매를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은 자동차입니다. 도로 위를 쌩쌩 달리는 차에는 촉매 변환 장치라는 것이 있습니다. 이 장치에는 로듐이라는 금속과 팔라듐 그리고 귀금속의 상징인 백금도 들어 있습니다. 이런 금속들이 들어 있는 것은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기가스를 정화하기 위해서 입니다. 자동차 배기가스에는 공기오염의 주범인 일산화탄소와 이산화질소와 같은 물질들이 들어 있어서 이들을 정화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가 많은 지역에 공기 오염이 심각하게 증가하게 됩니다. 따라서 백금과 로듐, 팔라듐이 들어있는 촉매 변환 장치를 달아서 이 오염물 들이 이산화탄소나 질소와 같은 무해한 기체로 변환되는 화학반응이 빠르게 일어나도록 촉매반응을 일으키게 됩니다.
그리고 촉매는 산업에서도 많이 쓰이고 있는데요, 특히 석유화학산업에서 촉매는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입니다. 한화케미칼에서도 많은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고분자인 polyethlene과 다양한 곳에 응용되고 있는 EVA, 그리고 각종 파이프에 많이 사용되는 PVC 등 있습니다.
한화케미칼에서도 이들을 만들 때 촉매를 사용하고 있는데,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료들을 반응기에 넣고 촉매를 함께 투입합니다. 이 때 촉매는 각종 원료들이 효과적으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가령 촉매를 이용하여 반응시간을 조절하는 등 조금 더 효율적으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도록 촉매가 도와주고 있답니다.
또한 원유에서 휘발유나 경유, LPG등을 얻을 때 크래킹이라는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 이 크래킹 과정은 큰 덩어리 분자를 작은 덩어리의 분자로 만드는 과정으로 촉매를 넣지 않을 경우 아주 높은 고온과 높은 압력에서 반응이 진행되지만 촉매를 사용할 경우 아주 짧은 시간 안에 원유에서 고급 휘발유와 경유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어려운 일을 쉽게 만들어 주는 촉매는 정말 대단한 것 같지 않나요?
생활 속에 많이 사용되는 촉매, 그렇지만 우리 몸 속에도 촉매가 있다는 사실은 알고 계셨나요?
사람뿐만 아니라 모든 생물체에는 촉매처럼 반응 속도를 조절해주는 물질들이 있는데요, 이들을 촉매라고 부르지 않고 특별하게 효소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효소들은 대부분 단백질로 이루어져 있는데요, 이들의 특징은 정해진 온도를 벗어나게 되면 그 기능을 상실하게 됩니다. 특히 사람의 효소들은 35~40도에서 효소들이 가장 잘 작동을 할 수 있는데요, 그 보다 온도가 낮을 경우 효소 능력이 더디게 발휘되고, 40도 보다 높을 경우 단백질의 변성이 일어나서 후에 온도가 낮아지더라도 다시 효소로 사용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아픈 사람에게서 열이 날 경우 40도가 넘어가지 않으면 큰 문제가 없지만 40도가 넘어갈 경우 효소들이 망가져서 몸의 큰 손상이 갈수도 있어서 즉각 체온을 내려야 하는 것입니다.
또 산성도를 나타내는 pH에 따라서도 효소의 활성이 달라지는데요, 예를 들어서 입 안에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역할을 해주는 효소, 아밀라아제의 경우 중성인 pH 7에서 가장 잘 작동하지만 위에서 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인 펩신은 아주 강한 산성 조건인 pH 2에서 가장 잘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이 두 효소가 서로 바꿔서 존재하더라도 적절한 pH에 있지 않기 때문에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없게 됩니다.
이렇게 우리 몸 속의 촉매인 효소는 그 종류만 엄청나게 많은데요, 대표적으로 소화효소들이 있습니다. 이 효소들은 입으로 통해 들어온 음식물들을 작게 만들어서 몸 속으로 흡수되도록 도와 주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또 몇몇 효소들은 몸의 물질들을 작게 잘라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죽은 세포나 비정상적인 세포를 제거하거나 DNA에 문제가 생겨서 잘라야 할 경우 이러한 효소를 사용하여 정상적으로 몸이 유지되도록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화학반응을 빠르게 해주는 촉매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이런 촉매를 이용할 경우 빛을 이용해서 새로운 물질을 만들거나 몸에 해로운 세균을 죽이는 것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역시 촉매는 못 하는 것이 없는 것 같네요!
- 참고문헌 –
한화케미칼 http://hcc.hanwha.co.kr
한화케미칼 블로그 http://www.chemidream.com/
General Chemistry, Thomson, Whitten, Davis, Peck, Stanl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