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신입사원으로 한화케미칼 공장에 방문했을 때, 상상 이상으로 자연친화적(?)인 모습에 조금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곳이기 때문에 기계와 설비로만 가득해 딱딱하고 차가울 것만 같은 이미지였는데… 실제 공장의 모습은 주변 꽃들과 잔디밭, 나무들이 어우러져 있었지요!
여수국가산업단지에 방문했을 때에는 바로 옆 항구가 있어 조금만 운전해서 나가면 푸른 바다를 볼수 있었죠~ 날씨가 좋은 날이면 저 멀리 광양까지 보이더라구요! 항구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는 것이 얼마나 가슴이 뻥 뚫리는 경험인지 몰라요. 직접 여수공장에 가보고 나서야 국가산업단지가 여수 8경에 포함된 관광 포인트이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아니나다를까~ 한밤 중에 공장 4층에서 바라본 전체 산업단지는 정말 장관이었어요^^ ‘공장’이라는 단어가 딱딱하게 느껴져서 그런지, 처음엔 그저 아무나 범접할 수 없는 차가운 곳이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직접 방문해보니 모두 선입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누가 저에게 공장에서 교육받은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어냐고 물어본다면, 저는 ‘사람들’이라고 이야기할 것 같습니다. 공장에 대한 저의 잘못된 첫 이미지처럼, 공장에 근무하는 엔지니어들에 대한 이미지도 시간이 지날수록 바뀌어갔어요. 생산 설비와 함께 20년도 넘게 근무하신 분들은 프라이드도 강하실 것 같았고 특유의 전라도 억양이 가끔 살벌(^^)하게도 느껴졌지만, 그 누구보다 따뜻하게 잘 챙겨주신 선배님들이었답니다.
특히 단체로 광주 문학경기장에 한화이글스를 응원하러 간 날, 제사보다는 잿밥에 관심이 많다고, 야구 경기보다 선배님들이 챙겨주신 족발과 김밥에 얼마나 행복했는지!
지금까지 제가 느낀 공장의 의외의 모습들을 말씀 드렸다면, 지금부터는 진지하게 시작해볼까요?^^ 한화케미칼의 석유화학 공장은 생산하는 제품의 특성 상 24시간 동안 풀 가동되고 있는 곳인데요~ 이 곳 직원들은 1년에 1~2번 연차보수시기를 제외하면, 사실상 거의 1년 내내 교대근무를 하며 24시간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런데 왜 24시간 내내 운영되어야 하냐구요? 음..
윌리웡카의 초콜릿 공장 아시죠? 윌리웡카의 초콜릿 공장에서는 움파룸파들이 직접 생산 라인에서 초콜릿을 생산합니다. 한 명의 움파룸파가 초콜릿을 찍어내면 다음 움파룸파가 무늬를 찍고, 그 다음에 포장을 하고 초콜릿이 완성되지요. 하지만 석유화학 공장은 달라요! 소위 ‘물공장’이라고 불리는 석유화학 공장에서는 제품이 쉬지 않고 파이프를 통해 흘러간답니다. 정확한 분량의 원료가 반응기에 투입되어 촉매와 함께 반응을 거친 뒤 가스, 스팀, 액체 등의 형태로 단계별 공정을 거쳐 최종 제품이 되고, 이 제품 또한 저장탱크에 있다가 파이프를 통해 운반되지요. 따라서 작업자들은 각 단계에서 제품의 양과 반응 속도, 압력 등 여러 가지를 체크하며 공정에 이상이 없는지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있습니다.
비록 생산 라인에서 직접 손으로 생산하는 것은 아니지만, 안정적인 공정 운영을 위해서는 24시간 동안 단 1초도 놓치지 않고 모니터링을 해야 합니다. 그래서 각 교대 조는 실내 계기판 앞을 지키는 인원, 바깥 설비에 문제가 없는지 매 시간마다 설비를 점검하는 인원 등 여러 파트로 나뉘어 작업하고 있지요.
실내에서는 계기판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안정적인 수치가 유지되는지 확인합니다. 실외에서는 각 탱크의 압력도도 수치로 기록하고 녹슨 곳은 없는지, 새는 곳은 없는지 확인 또 확인합니다. 작은 상황도 놓치지 않도록 늘 조심에 또 조심입니다.
안전을 지키기 위한 활동은 가장 기본적인 업무에서부터 시작되는데요, 주기적으로 비상훈련을 함으로써 안전의식도 고취시키고 비상 상황에 대해 사전에 대비를 하기도 합니다. 비상 훈련 때는 발생 가능한 비상 상황이 주어지며, 이에 대해 어떻게 대처할 지 일종의 drill을 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액체를 운반하는 과정에서 탱크로리에 연결하는 파이프가 고장 난 경우 실제 상황처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빠르게 처리하죠! 진지하게 일하시는 선배님들을 먼 발치에서 바라보고 있으니 ‘아, 이런 것이 프로의 연륜이구나’라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더라구요!
의외의 모습과 새로운 모습을 가진 한화케미칼 공장! 입사 전에는 미지의 세계였지만, 어느새 이 곳 사람들의 따뜻함과 정겨움, 발빠른 공장의 움직임이 익숙해졌습니다^^ 저의 또 다른 삶의 터전이 된 한화케미칼 공장~ 아마 오늘도 24시간 근무하고 계실 선배님들의 노고를 다시한번 마음 속에 되새기며, 세계를 이끄는 석유화학 기업 한화케미칼의 무한 발전을 응원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