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호 태풍 덴빈을 제치고 올라온 15호 태풍 볼라벤은 많은 농민들에게 너무도 큰 상처를 안겨주고 사라져 갔습니다. 일년 삼백예순일, 겨울의 추위와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기를 4~5년, 내년 여름 쯤이면 꿈의 6년산 이라는 인삼농사를 완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무참히 짓밟아 버린 자연 재해 앞에 만물의 영장 이라는 인간의 무력감과 상실감으로 절망하고 있는 농민들….
45Km/hr의 초강풍 바람과 비로 인해 10정보(1정보는 3000평)가 피해를 입었다는 소식을 접한 한화케미칼 여수공장은 그 분들의 아픔을 나누기 위해 팔을 걷어 부쳤습니다.
순천시 승주군 주암마을 전체를 복구하려면 많은 인원이 필요하기에 주변의 한화 계열사와 연합팀을 구성했는데요, 한화케미칼 여수공장 70명, ㈜한화 여수사업장 70명, 한화 열병합발전소10명, 총 150명으로 구성되었답니다. 뜻 깊은 행사로 만들어진 자리였기에 모두들 한 걸음에 달려와 주셨습니다.
대규모 복구단은 9월의 첫번째 월요일 아침 출근과 동시에 사업장 별 버스를 타고 주암마을 회관 앞에 집결했는데요, 버스에 내리자 오산마을,궁각마을,문성마을 이장님들과 피해농가 주인들이 우리를 애타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피해복구를 위한 한 시라도 서둘러야겠다는 마음에 급히 조를 짜서 저마다 인삼밭으로 향했습니다. 충남 금산에만 있는 줄 알았던 대단위 인삼밭이 우리지역(전남동부권)에 있는 줄 미처 몰랐던 봉사단원들은 지붕이 날라가고 울타리가 넘어지며 잘자란 인삼이 쓰러져 있는 것을 보면서 처음에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지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상심해 있어야 할 밭주인은 오히려 밝은 얼굴로 여기까지 오셔서 감사하다면서 힘든일은 시키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여 시작부터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었습니다.
열심히 자원봉사 하는 한화봉사단원들
저마다 처음 하는일이라 서툴고 힘들지만 우리의 작은 수고의 손길이 어려운 이웃에겐 희망이요, 새로운 용기를 가져다 주는 것이기에 즐거운 마음으로 저마다 소중한 땀을 흘렸답니다. 참가한 사회공헌 팀 추진자는 “10년의 자원봉사중에 이렇게 땀을 많이 흘려 보기는 처음이지만 정말 봉사다운 봉사를 한 것 같다. 10월에 다시 와서 내가 복구한 지붕 상태와 지지대를 박아 세워둔 인삼들이 잘 자라고 있는지 확인 하고 싶다”고 말하였습니다.
조선시대 향약의 한 덕목인 환란상휼(患難相恤)
체질적으로 어려운 이웃을 보면 도와주고 아픔을 함께 나눴던 우리 민족들!
신용과 의리의 60년을 맞은 한화그룹은 온정이 흐르는 따뜻한 기업으로써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한 활동들이 여기저기 사회공헌의 아름다운 흔적으로 묻어 나고 있습니다. 민폐를 끼치지 말자고 도시락을 준비해 오고, 너무 덥고 힘들었지만 불평 한번 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 일하는 한화인들!
또한, 아침 9시부터 4시30분까지 하루 일과를 마치고 버스를 오르고 떠나는 순간까지 눈물을 흘리시며 고맙다고 말하는 밭 주인들…
산다는 것은 이런 것 아닐까요?
저마다 갈등과 아픔의 드라마를 극복하는 과정을 그려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차에 오르자 마자 곤해 떨어지는 동료들, 하루가 길었겠지만 오늘도 우리는 다른 이들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았노라는 자긍심은 간직될 수 있기에 피곤함도 잠깐의 눈 붙임 속에 말끔히 씻기리라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