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을 위해서는 자원의 소모와 폐기물의 환경 영향을 줄이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자연적으로 분해가 어려운 플라스틱 제품은 유해물질을 배출하여 환경에 영향을 미치는데요. 플라스틱 제품과 폐기물 발생을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에 지속가능한 순환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환경단체 그린피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플라스틱 폐기물의 물질 재활용률은 약 16.4%로, 증가하고 있는 플라스틱 폐기물에 비해 재활용률은 낮은 편입니다. 이렇게 재활용률이 낮은 이유는 복합재질 플라스틱이나 이물질이 묻은 플라스틱, 그리고 크기가 작은 플라스틱은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입니다.
특히 병뚜껑처럼 작은 플라스틱은 선별장에서 일일이 골라 내기가 어려워 일반쓰레기처럼 매립이나 소각됩니다. 플라스틱 제품에 대해 엄격한 규제를 적용하고 있는 EU의 경우 일체형 병뚜껑을 의무화 하는 방안을 채택하고 있는데요. EU의 사례와 함께 우리나라는 병뚜껑의 순환구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EU의 일체형 병뚜껑 의무화
유럽에서는 올해 7월부터 3리터 이하의 용기에는 일체형 병뚜껑 부착의무를 시행하는데요. 일체형 병뚜껑은 뚜껑을 열어도 병에서 분리되지 않고 그대로 병에 부착된 상태를 유지하는 병뚜껑을 의미합니다.
병뚜껑이 병에서 분리되지 않으면 버려질 가능성이 줄어들고, 재활용될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유럽에 진출하거나 진출을 계획하는 기업들은 의무적으로 따라야 한다고 합니다.
종이팩 유제품 뚜껑도 일체형!
플라스틱 뚜껑은 플라스틱 병에만 있는 것이 아닌데요. 우리가 자주 마시는 우유팩과 주스팩에도 플라스틱 뚜껑이 달려 있습니다.
스코틀랜드의 그레이엄 다이어리(Graham’s The Family Dairy)는 영국 유제품 시장에서 일체형 뚜껑을 최초로 도입했으며, 핀란드 유제품 회사 바리오(Valio)도 일체형 뚜껑을 적용했습니다.
프랑스 유통업체 Intermarché 는 과일주스 PB 상품에 일체형 뚜껑을 다는 등 EU는 이미 플라스틱 뚜껑 재활용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을 엿볼 수 있습니다.
재생 혹은 생분해 가능한 지속가능한 병뚜껑
병마개 회사 구알라 클루저스 그룹(Guala Closeres Group)은 2020년 지속가능한 친환경 병뚜껑을 개발했다고 전했는데요. 미네랄 워터 알루미늄 병마개 ‘더 스프링 블로섬 클로저(The Spring Blossom Closure)’는 재활용 혹은 재생 가능한 자원에서 생산된 자재를 사용하여 생산되었으며, 바이오 기반의 폴리머로 만들어진 파손 방지 링을 적용했습니다.
‘절약을 위한 설계’ 목표에 따라 테킬라 생산에 사용되고 남은 30%의 폐 아가베 섬유와 70%의 폴리프로필렌으로 만든 바이오 기반 합성수지를 사용해 만들었다고 합니다.
또한 모든 조건에서 생분해 가능한 퇴비성 병마개와 바다에서 회수된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든 병마개도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재활용 불가능한 ‘이중병뚜껑’ 문제
제로웨이스트샵 ‘알맹상점’, 폐플라스틱 재활용 리퍼포징 스튜디오 ‘로우리트 콜렉티브’, 서울환경운동연합의 ‘플라스틱방앗간’은 국내 대표적인 플라스틱 재활용 및 업사이클링 단체입니다. 이곳에서는 기부를 통해 모은 플라스틱 병뚜껑을 녹여 치약짜개나 비누받침, 키링 등 다양한 제품으로 재탄생시키며 자원순환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병뚜껑 내부에 다른 소재가 섞여 있는 ‘이중병뚜껑’은 사실상 재활용이 불가능하다고 하는데요. 로우리트 콜렉티브에 따르면 병뚜껑 100kg 중 업사이클링 되지 못하고 폐기되는 양이 5~6kg이라고 합니다. 이중병뚜껑은 변조방지 및 밀폐 성능을 위해 두 가지 이상의 소재로 만들어지는데요. 최근 재활용이 용이하도록 한가지 소재로 만드는 병뚜껑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을 위한 뚜껑의 변신
서울시 병물 아리수는 분리배출이 용이한 일체형 병뚜껑이 도입되었으며, 나랑드사이다는 뚜껑 속 고무패킹을 없애고 재활용 가능한 단일소재 병뚜껑으로 생산을 전환했습니다.
브라질 패키징 업체 ‘클레버팩(Clever Pack)’은 병뚜껑을 쉽게 버릴 수 없도록 ‘레고’ 스타일로 만들었습니다. 내용물을 다 마신 뒤 병뚜껑을 레고처럼 블록을 쌓아 장난감을 만들 수 있습니다. 또한 100%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버려지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는 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무심코 버렸던 병뚜껑, 이제는 하나의 자원으로 보고 잘 닫아 분리수거함에 넣거나 따로 모아 주민센터나 환경단체에 보내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할 수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뚜껑의 변신은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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