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4일은 발렌타인데이죠. 발렌타인데이는 원래 고대 로마시대에 사랑하는 사람에게 꽃과 사탕을 선물하는 축제였다고 해요. 하지만 지금은 좋아하는 친구와 연인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로 자리잡았습니다.
하지만 이 달콤한 초콜릿이 최근 환경을 오염시킨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오늘은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이 숨기고 있는 불편한 진실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열대우림을 파괴하는 카카오숲
초콜릿은 카카오 열매로 만들어집니다. 카카오 나무는 주로 아프리카 열대 지역에서 자라는데요, 전 세계적으로 카카오 수요가 늘어나면서 열대 우림을 베어내고 불태운 뒤 그 곳에 카카오 농장을 만들고 있습니다.
코코아 원료의 약 40%는 서아프리카의 코트디부아르에서, 20%는 가나에서 생산된다고 합니다. 특히 코트디부아르는 지난 50년간 카카오나무를 심기 위해 나무를 벌목해 열대우림의 80% 이상이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상태가 지속된다면 2030년에는 열대우림이 사라질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경고하고 있는데요. 지구의 탄소를 흡수하는 숲이 사라지는 것은 물론, 그 안에 살고 있는 동식물들의 생명까지도 위협하고 있습니다.
초콜릿 하나에 욕조 3개 채울 물이 사용된다
전세계의 지속가능하고 공정한 수자원 이용을 목표로 활동하는 ‘물발자국 네트워크’에 따르면 초콜릿은 많은 물을 사용하는 가공식품 중 하나로 손꼽혔습니다. 초콜릿 1톤당 평균 1,719만 6천L의 물이 사용되는데, 이는 우리가 50g짜리 초콜릿 하나는 사먹을 때마다 가정용 욕조 3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의 물에 해당합니다. 초콜릿이 아니었다면 다른 용도에 사용되거나 오염되지 않아도 되는 물입니다.
아프리카 어린이의 불법노동착취
유니세프와 국제노동기구에 따르면 카카오농장에서의 불법 아동 노동착취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툴레인 대학 연구진에 따르면 약 210만명의 어린이들이 코코아와 관련된 일을 하며, 이들 중 96%는 위험한 노동에 종사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코로나19로 학교가 문들 닫은 기간 동안 많은 아이들이 카카오농장으로 가서 코코아 껍질을 벗기고 햇볕에 말린 뒤 자루에 담고, 수십 킬로그램에 달하는 자루를 머리에 이고 산길을 이동한다고 합니다.
이렇게 아동들이 불법으로 카카오 농장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전세계 초콜릿을 생산하는 기업에서는 이를 몰랐다고 발뺌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먹을 수 없는 초콜릿?
최근 기후변화로 앞으로 먹을 수 없는 식품으로 커피와 초콜릿이 될 수 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옥스포드 대학 환경변화연구소에 따르면 기후변화로 2050년까지 전 세계 커피 재배지 절반이 사라지고, 지구 기온이 2도 정도 올라가면 코코아 재배지는 더 이상 코코아를 키울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우리가 무심코 먹은 초콜릿 하나의 나비효과가 바로 온실가스와 기후변화로 이어져, 이제 더 이상 먹을 수 없는 음식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먹을 수 없는 음식의 종류는 더 많아질 수 있으며, 그 만큼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이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공배양 초콜릿의 등장
2021년, 스위스 연구진이 초콜릿의 원료인 코코아를 인공배양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미 초콜릿의 환경파괴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고, 이를 막기 위해 인공배양된 코코아로 초콜릿을 만든 것입니다.
‘실험실 초콜릿’이라 불리는 인공 초콜릿은 모양이나 식감이 기존 초콜릿과 똑같으며, 향은 오히려 더 강하다고 합니다. 이 실험실 초콜릿이 상용화된다면 아프리카의 열대우림을 더 이상 베지 않아도 되고, 불법으로 아동 노동력을 착취하는 일도 없어지게 될까요?
환경을 생각한 ‘지속가능한 초콜릿’
그렇다면 우리는 초콜릿을 더 이상 먹지 말아야 할까요? 초콜릿은 발렌타인데이 외에도 평소 즐겨먹는 빵, 음료, 아이스크림 외 각종 디저트류에 빠질 수 없는 식품입니다. 최소한 우리가 불법으로 재배한 카카오 농장에서 아동노동 착취를 통해 만들어진 제품만 먹지 않는 것만으로도 아주 조금은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초콜릿은 카카오 재배자들에게 공정한 임금을 보장하고,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재배방식으로 카카오를 생산하는 지속가능한 초콜릿입니다. 하지만 초콜릿을 구입할 때 ‘지속가능한 초콜릿’인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현재 가장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바로 ‘공정무역’ 제품을 구입하는 것입니다.
이제 초콜릿 하나를 고르더라도 아프리카 열대우림과 아동들에게 도움이 되는 제품을 선택한다면 지구환경과 생태계는 조금 더 나아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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