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매년 13억 톤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하며, 생산되는 식품의 1/3이 소비자 식탁에 오르지 못한 채 버려진다고 합니다. 2019년 기준, 국내에서 유통되는 농산품 중 약 14%(약 500만 톤)가 폐기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20조원에 달합니다.
대부분 유통과 조리과정, 혹은 보관 문제 등을 이유로 폐기되는데요, 식품 폐기물이 문제가 되는 것은 온실가스와 폐수를 일으키는 환경오염의 원인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발표한 ‘2021 음식 폐기물 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식품 폐기물로 발생한 온실가스는 전 세계 배출량의 8~1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음식물 폐기물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연구가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그 중 하나가 바로 ‘푸드 업사이클링(Food Upcycling)’입니다.
푸드 업사이클링(Food Upcycling)이란?
푸드 업사이클링은 식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이나 상품가치가 떨어진 식재료를 재가공해 새로운 제품으로 탄생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세계 최초로 ‘업사이클링 푸드 인증마크’를 선보인 글로벌 환경단체 ‘업사이클 푸드연합(Upcycled Food Association)은 업사이클링 푸드를 “사람이 소비하지 않은 성분을 추출하여 검증 가능한 공급망을 통해 조달 및 생산함으로써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식품’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식품제조 및 폐기 과정에서 나오는 음식 쓰레기를 활용해 부가가치를 높이는 ‘푸드 업사이클링’은 쓰레기를 줄임으로써 환경오염 및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푸드테크(Food Tech)’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푸드 업사이클링 방법
푸드 업사이클링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크기가 작거나 못생겨서 상품가치가 떨어져 가판대에 오르지 못한 채 폐기되는 음식물을 활용하는 방법으로, 못난이 과일과 채소를 활용해 과일주, 피클, 스낵 등을 만드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식품을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산물을 새로운 식품이나 식품원료로 전환하는 방법인데요, 맥주를 만들고 남은 찌꺼기를 활용해 만든 밀가루, 두부 등을 만들고 남은 대두박과 쌀 도정 후 부산물로 나오는 미강을 사용한 식물성 대체육 등이 있습니다.
푸드 업사이클링 제품들
-버려진 빵조각으로 만든 맥주
영국 ‘토스트 에일(Toast Ale)’은 샌드위치 가게에서 사용하고 버린 식빵 가장자리 부분을 수거해 맥주를 만듭니다. 영국에서는 하루에 버려지는 식빵이 2,400만장 정도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버려진 식빵을 맥주로 만들고 있으며, 전 세계인이 먹다 남은 빵을 재활용할 수 있도록 홈페이지(toastale.com)를 통해 레시피를 공개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집에 먹다 남은 빵이 있다면 버리지 마시고 맥주로 한번 만들어 보시는 건 어떨까요.
-못난이 과일과 채소로 만든 기후 사탕
미국 스타트업 ‘퓨어플러스(PurePlus)’는 일명 ‘기후사탕(Climate Candy)’라고 불리는 업사이클링 식품을 출시했는데요. 못생겨서 버려지는 과일과 채소로 만든 이 사탕 한 팩에는 매립지에서 얻은 ‘6개의 당근, 3개의 비트, 1개의 고구마, 1/4의 호박’이 들어 있습니다.
-과일껍질로 만든 스낵
버려지는 과일껍질로 스낵을 만든 회사도 있습니다. ‘린드 스낵(RIND Snacks)’은 음식물 쓰레기 퇴치를 목적으로 키위, 사과, 오렌지, 코코넛, 수박 등 다양한 껍질과자를 만들고 있는데요. 린드스낵은 껍질을 활용함으로써 2021년 34만 파운드(약 154톤) 이상의 음식물쓰레기를 절약했습니다.
-맥주찌꺼기로 만든 밀가루
국내 대표 푸드 업사이클링 스타트업 ‘리하베스트(RE:harvest)’는 맥주나 식혜를 제조하고 남은 찌꺼기를 수거해 빵이나 쿠키를 만드는 밀가루로 재탄생시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생산된 가루는 피자, 베이커리 등 식품 기업에 공급돼 피자 도우와 빵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으며, 이 외에도 리너지바, 셰이크, 그래놀라 등 다양한 식품으로 만들어집니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기술, 푸드테크
최근에는 음식물 쓰레기를 재가공하여 항공연료로 활용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미국국립재생에너지연구소는 음식물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휘발성 지방산’을 활용해 등유(케로신)를 만드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케로신은 항공기나 우주발사체 제트 엔진 등에 사용되는 연료인데요, 이렇게 생산된 항공연료는 탄소절감 효과도 뛰어나다고 합니다.
독일은 오래 전부터 음식물쓰레기를 사료나 퇴비 대신 바이오가스로 만들어 전력을 생산하고 있는데요, 매립이나 처분 대신 바이오원료를 활용한 화력발전을 통해 탄소배출절감에도 기여하고 있습니다.
생활 속 푸드 업사이클링 아이디어!
우리도 집에서 푸드 업사이클링에 쉽게 참여할 수 있습니다. 못난이 농산물을 판매하는 마켓에서 과일과 야채를 구입하거나, 푸드 업사이클링 식품을 소비하는 것도 방법이지만 직접 푸드 업사이클링을 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집에서 가장 많이 버리는 음식물 쓰레기 중 하나는 바로 ‘과일껍질’인데요. 과일껍질은 과육보다 더 많은 영양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버리지 말고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딱딱하고 먹기 힘든 과일껍질은 깨끗하게 씻은 후 잘게 썰거나 말리면 다양한 활용이 가능합니다.
-사과껍질: 잘게 썰어 볶음밥에 넣거나, 빵이나 쿠키 반죽에 섞어 구워내면 새콤달콤한 맛이 배가됩니다
-참외껍질: 참외껍질을 얇게 썰어 샐러드 토핑으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귤껍질: 햇빛에 잘 말린 후, 끓는 물에 넣어 끓여주면 향긋한 귤차가 완성됩니다.
-포도껍질: 포도껍질을 믹서기에 넣고 우유, 꿀과 함께 갈아주면 맛있는 포도 스무디가 됩니다.
푸드 업사이클링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 대응할 뿐만 아니라, 식량자원을 늘려 글로벌 식량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우리도 생활 속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작은 실천만으로도 지구 온난화 방지에 기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주세요.
* 이 콘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화솔루션(주)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