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화제가 됐던 종목 중 하나는 단연 ‘펜싱’입니다. 총 5개 메달을 획득해 명실공히 펜싱강국의 이미지를 세계에 알렸는데요. 빠르고 민첩하게 상대방의 공격을 피하면서 동시에 점수를 취득하는 펜싱경기는 짜릿함을 자아냅니다. 하지만 날카로운 검을 사용하기 때문에 선수 안전에 위험하지는 않은지 손에 땀을 쥐고 경기를 관람하게 됩니다.
어느 경기이든 경기복과 장비는 선수의 컨디션을 높이고 안전사고로부터 보호하는 역할을 합니다. 펜싱의 경우 특히 선수를 보호하는 마스크와 펜싱복의 중요성이 매우 높은 경기인데요. 자칫 잘못하면 검이 보호장비를 뚫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 그리고 정확한 점수 계산을 위해 동원된 것이 바로 ‘첨단과학기술’입니다. 펜싱복에는 과연 어떤 과학기술이 숨겨져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총알도 막는 방탄복 소재 #케블라
국제펜싱연맹(FIE)에서는 펜싱복에 의무적으로 ‘케블라 섬유’를 사용하도록 엄격히 지정하고 있습니다. 케블라는 방탄복이나 헬멧에 사용되는 소재로, 총 1,600N(163.3㎏)의 저항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됩니다.
케블라 소재로 만들어진 펜싱복은 날카로운 펜싱검으로 찔러도 검이 휘어질 정도로 단단하게 선수를 보호할 수 있습니다. 검이 약해 자꾸 휘어지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사실 펜싱복이 강철검보다 강한 소재로 만들어진 것이었습니다.
절대 뚫리지 않는 #강철 마스크
펜싱복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바로 ‘마스크’입니다. 마스크에서 얼굴을 가리는 그물코에 혹시나 날카로운 검이 들어가지 않을까 걱정되지만, 그물코는 구멍 크기가 최대 2.1mm, 철선 굵기 최소 지름 1mm로, 구멍 뚫기 테스트에서 허용되는 힘의 두 배에도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됩니다.
또한 마스크 목 보호구는 1,600N의 저항과 12㎏의 압력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집니다. 강도, 탄성뿐만 아니라 부식까지 고려해 만들어진 마스크는 칼날로부터 선수의 머리와 얼굴을 안전하게 보호해줍니다.
제트 전투기 소재 #마레이징 강철
펜싱복도 마스크도 절대 뚫지 못하고, 찌를 때마다 쉽게 휘어지는 걸 보면 펜싱검이 약한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살짝 들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펜싱용 칼은 제트 전투기를 만들 때 사용되는 합금강철인 ‘마레이징 강철(maraging steel)’로 만들어집니다.
마레이징 강철은 탄소강철보다 강하고 단단한 것이 특징인데요, 500도가 넘는 고온에서도 강도가 유지되어 로켓의 외장재와 제트엔징 부품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칼끝과 펜싱복에 담긴 #첨단과학
펜싱경기를 보면 선수가 공격할 때 순간적으로 전등의 불이 밝혀지며 점수획득을 바로 알려주는데요, 그 비밀은 바로 ‘압력센서’입니다. 펜싱용 칼 끝과 펜싱복에는 무선압력센서가 조밀하게 분포돼 있는데, 칼끝이 살짝만 닿아도 센서가 작용하게 됩니다.
압력센서는 자극을 전기신호로 바꿔주어 순간적인 공격에도 작용하여, 칼끝이 압력센서를 누르는 즉시 판전용 전등에 불이 켜지게 됩니다. 과학을 이용한 정확한 측정으로, 심판의 오심없이 공정한 점수획득이 가능한 종목입니다.
도쿄올림픽에서 압도적인 경기력과 멋진 팀워크로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던 대한민국 펜싱팀! 선수들이 경기에만 오롯이 집중할 수 있도록 첨단기술이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고 있었습니다. 스포츠와 첨단과학의 조합으로 안전하고 공정한 경기는 물론, 선수들의 노력이 빛을 발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펜싱수트는 그냥 옷이 아닙니다, 과학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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