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를 지나가다 스치기만 해도 짜증이 솟구치는 여름임에도 주변에는 손을 꼭 붙잡고 다니는 커플이 많습니다. 더운 줄도 모르고 스킨십을 하는 커플들을 보면 그저 부럽기만 한데요. 더욱이 8월 휴가철의 SNS에는 커플 여행을 다녀온 사진으로 도배되면서 솔로들의 눈가를 촉촉이 적시기도 합니다. '나에게도 저런 날이 찾아올까?'라는 부정적인 생각은 이제 그만! 오늘은 연애하고 싶은 솔로들을 위해 흥미진진한 예를 통해,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심리학을 이용한 솔로 탈출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시작은 첫인상이 중요! #초두효과
B : 질투가 강하다, 고집이 세다, 충동적이다, 비판적이다, 근면하다, 똑똑하다
위의 설명은 A와 B의 성격을 묘사한 것입니다. 여러분께서는 어떤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시나요? 단지 나열된 순서만 바뀌었을 뿐이지만, 우리는 A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는 대답을 합니다. 먼저 제시된 정보, 즉 A의 똑똑하다, 근면하다 B의 질투가 강하다, 고집이 세다와 같은 첫인상이 사람의 인상을 결정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왜 그런 것일까요?
위 실험은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솔로몬 애쉬가 첫인상의 영향력을 알아보기 위해 진행한 실험입니다. 부정적인 정보가 먼저 제시된 B보다, 긍정적인 정보가 먼저 제시된 A에게 더 호감을 느끼게 되는데요. 그 이유는 먼저 제시된 정보가 머릿속 기억에 오랜 시간, 큰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심리학자들은 이러한 현상을 초두효과라 부르고, 이 효과를 이용하여 처음 보는 이성에게 좋은 첫인상을 심어준다면 평생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도 있습니다.
소개팅에 나가기 전, 미용실에서 단정하게 머리를 정리한다거나 새 옷을 사기도 하고, 화장품 가게에서 이성에게 어필할 수 있는 향수를 사는 등 초두효과를 이용하는 방법은 많습니다. 가장 먼저 이성의 머릿속에 좋은 기억으로 남을 첫인상을 연구하고, 썸의 시작을 알려보시기 바랍니다!
자꾸 보면 정들 수밖에 없다! #에펠탑 효과
프랑스의 파리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에펠탑이 머릿속에 그려집니다. 지금의 에펠탑은 파리의 대표적인 명소지만, 처음부터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설립 당시, 사람들은 어떻게 흉물스러운 철골 구조를 파리 한가운데에 세울 수 있냐며 반대했던 것인데요. 하지만 자주 보면 정이 든다는 말이 있듯이 에펠탑은 금세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에펠탑처럼 자주 보면 정드는 현상을 에펠탑 효과라고 합니다.
에펠탑 효과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로버트 자이언스는 학생들에게 무작위로 얼굴 사진을 보여주었을 때, 사진을 보여주는 횟수가 증가할수록 호감도 또한 증가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즉, 그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더라도 자주 노출되는 이유만으로 호감도가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죠.
좋아하는 사람의 호감을 얻고 싶다면 자주 만나는 것이 좋습니다. 학생이라면 같은 동아리에 가입하거나 같은 수업을 듣는 것이 대표적인 방법인데요. 그것이 어렵다면 그 사람이 자주 가는 식당이나 카페를 알아내는 것도 좋습니다. 매일매일 찾아가다 보면 언젠가 그 사람을 만날 것이고, 전혀 모르던 사이였더라도 자주 보게 된다면 반가운 마음이 들 것입니다.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 #문간에 발 들여놓기 효과
미국의 심리학자 프리드만과 프레이저는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했었습니다. 가정주부들에게 전화하여 현재 가정에서 사용하고 있는 제품들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였고, 며칠 뒤 다시 전화하여 가정 제품을 조사하기 위해 가정 방문을 해도 되는지 물어보았습니다. 실험 결과, 미리 전화로 설문조사를 했던 주부들은 설문조사를 하지 않은 주부들에 비해 두 가정 방문 조사에 응할 확률이 2배가량 높았습니다.
이렇게 한 번 작은 부탁을 들어주었다면, 좀 더 큰 부탁을 들어주게 되는 것을 문간에 발 들여놓기 효과라고 부릅니다. 첫 번째 부탁은 예의상 들어주었지만, 사람들은 이 결정을 합리화하기 위해 자신은 처음부터 첫 번째 부탁의 대상이나 내용에 관심이 있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두 번째 부탁의 경우, 자신의 행동에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허락하는 것이죠.
사실 문간에 발 들여놓기 효과는 마케팅에서 더 자주 볼 수 있는 사례입니다. 마트의 시식코너에서 판매 사원이 시식을 권하면 물건을 살 생각이 없더라도 가볍게 시식을 하게 됩니다. 여기서 판매 사원이 물건을 사기를 권유하면 자신도 모르게 물건을 카트에 넣게 되는 것이죠. 이처럼 문간에 발 들여놓기 효과를 인간관계에도 적용할 수 있는데, 간단한 예시를 들어볼까요?
같은 반 A군은 B양을 좋아하지만, 어색한 사이이기 때문에 섣불리 다가갈 용기가 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A군은 지금이 시험 기간이라는 것을 알고, B양에게 시험공부를 조금 도와줄 수 있냐는 부탁을 하였습니다. B양은 자신도 시험공부를 해야 하는 입장이기에 제안을 승낙하였고, A군은 B양과 함께 시험공부를 하게 됩니다. 도움을 받은 A군은 B양에게 보답하고자 점심 약속을 제안하였는데, B양은 또다시 어렵지 않은 부탁이라고 생각하여 같이 점심을 먹겠다는 약속을 하게 됩니다.
이처럼 들어주기 쉬운 부탁을 먼저 하고, 부담되지 않는 선에서 조금 더 큰 부탁을 하는 것인데요. 어색한 사이, 친하지 않은 사이라면 용기를 내서 다가가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작은 부탁이라면 누구나 들어줄 수 있기 때문에 절대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계속해서 만남이 이어진다면 앞서 설명해 드린 에펠탑 효과의 덕도 볼 수 있으니 긍정적인 상황이 전개될 수 있다고 봅니다.
고백은 타이밍이 중요! #흔들다리 효과
1974년 미국에서 재미있는 실험이 진행되었습니다. 남성들을 두 그룹으로 나눈 후, 한 그룹은 높은 위치에서 심하게 흔들거리는 흔들다리를 건너게 하고, 다른 그룹은 낮은 위치에서 단단하고 안정감 있는 다리를 건너게 하였습니다. 다리의 끝에서는 한 여성이 설문조사를 하였는데, 남성들에게 자신의 번호를 주며 실험에 대해 궁금하다면 이 번호로 전화하라고 했습니다. 실험 결과 흔들다리를 건넌 남성 중 50%가 여성에게 전화를 걸었고, 흔들거리지 않는 다리를 건넌 남성 중에서는 12.5%만 전화를 걸었다고 합니다.
흔들다리가 마치 호기심이라도 심어주듯 신기한 연구 결과가 나왔는데, 왜 남성들은 흔들다리에서 벗어나도 마음마저 흔들리게 된 것일까요? 과학자들은 흔들다리 위에 올라간 공포 때문에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는데, 이것이 여성을 사랑해서 분비되었다고 뇌가 착각하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이렇게 뇌가 원인과 결과를 잘못 연결하여 생기는 현상을 흔들다리 효과라고 부르며, 우리가 자주 보는 영화에서 흔들다리 효과로 인한 장면들이 자주 등장하곤 합니다. 위기 상황을 함께 겪은 후, 연인으로 발전하는 영화들이 대표적인 예시이죠.
그렇다면 흔들다리 효과를 느낄 수 있는 대표적인 장소는 어디가 있을까요? 바로 놀이공원입니다! 무서운 속도로 달리는 롤러코스터, 깜짝 놀라게 하는 귀신의 집, 높은 곳에 매달리는 열기구처럼 심장을 떨리게 만드는 놀이기구를 함께 탄다면 상대방에 대한 감정이 더욱 깊게 느껴질 것입니다. 놀이공원뿐만 아니라 공포영화를 같이 보거나, 높은 전망대에서 경치를 보는 것도 비슷한 효과를 가져다줍니다. 이처럼 흔들다리 효과를 잘 이용하여 상대의 마음을 흔들어 놓는 뒤 고백한다면 좋은 결과를 낳을 확률이 더욱 높아질 것입니다.
지금까지 과학적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알아본 연애 심리학에 대해 설명해 드렸는데요. 글만 읽어보았을 뿐인데, 벌써 설레는 것도 흔들다리의 효과겠죠? 썸의 시작부터 끝까지 심리학을 잘 이용하여 전략을 짜고, 실천한다면 분명 이루어질 것입니다. 아직 여름이 끝나지 않았으니 좋은 결과를 만들어서 남부럽지 않은 커플로 거듭나 행복한 2017년이 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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