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 또는 갓 입사한 신입사원들은 대부분 회사생활에 대한 환상과 걱정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어찌 보면 가벼울 수도, 혹은 무거울 수도 있는 주제이지만 한 번쯤은 꼭 얘기를 해보고 싶어 이 기회를 빌려 넌지시 말씀을 드리려 합니다. 요즘 젊은 층에서 인기 있는 표현 중에 ‘팩트폭행’ 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어떤 것에 대해 사실대로 얘기하는 것으로 마음의 상처가 생긴다는 표현인데요, 그만큼 사람들이 적나라한 현실에 대한 두려움이 많이 생겼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예견하신 조상님들께서는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낫다.’ 라는 현명한 말씀을 남기셨고, 조상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스스로 느낀 실제 회사생활과 신입사원 시절 꿈꿨던 직장의 로망과의 괴리감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하고자 하면 정말 많은 것을 얘기할 수 있겠지만 분량 압박과 업무 압박으로(이미 하나를 얘기한 듯한 기분이네요). 지인들과의 이야기에서 나온 것들 중 가장 많이 나온 환상과 걱정, 두 가지씩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환상1. 오피스룩 + 사원증 + 커피 #멋진 직장인
이 질문은 특히 여성들에게서 많이 나온 환상인데요. 아무래도 대중매체가 만든 가장 대표적인 이미지인 것 같습니다. 필자는 공장에서 근무하고 있어 잘 보지 못하지만, 가끔 점심시간에 시내로 나가보면 정말 저렇게 다니는 분들이 매우 많습니다. 필자도 그런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했지만, 서울에서 직장생활 하는 동기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마냥 그렇지만은 않았습니다. 팩트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오피스룩
패션을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상관없겠지만, 일반적인 경우 출근 시간도 부족한데 매일 아침 입고 갈 옷을 정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입니다. 그리고 회사에 따라 복장 규정이 있는 곳도 있어, 본인이 생각하는 스타일의 오피스룩을 입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한 규정에 맞더라도 일부 상사들이 업무가 아닌 복장에 대해 지적하는 것은 은근 스트레스라고 합니다. 물론 작업복을 입는 공장의 경우 이런 걱정은 없습니다. 모두 같은 옷을 입으니까요.
2. 목에 건 사원증
사원증은 본인이 취직한 회사의 일원이라는 것을 가장 크게 확인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첫 출근 시 사원증을 찍고 게이트를 통과하는 본인의 모습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사원증이 가끔은 족쇄가 되기도 하는 점은 인지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사원증을 두고 온 것을 회사 앞에서 깨달았을 때의 그 고통은 발가락을 문지방에 찧었을 때와 흡사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사원증으로 출퇴근이 입력되는 시스템이 있는 회사는 더욱 그렇습니다. 일찍 일어나 준비한 노력은 모두 허사가 되며, 지각은 물론 상사의 잔소리로 하루를 시작하게 될 수 있습니다.
3. 한 손에는 커피
존재하는 모든 것에는 의미가 있습니다. 손에 들린 커피 역시 마찬가집니다. 영양분을 섭취하기 위해 밥을 먹듯이, 커피는 카페인을 섭취하기 위한 하나의 기호식품입니다. 지인의 말을 빌리자면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이 들고 다니는 커피는 식곤증을 탈출하기 위한 생명 유지장치’입니다. 즉, ‘커피라도 마셔야’ 일을 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물론 커피 자체가 좋아서 들고 있는 분들도 많습니다. 모두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 이 글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환상2. 퇴근 후 #멋진 저녁 생활
사실 이 부분은 전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습니다. 회사생활을 오래 하지 않았지만, 신입사원들이 일이 많아서 야근하는 경우는 예상보다 많지 않습니다. 업무량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긴 하지만, 먼저 퇴근하는 것에 대해 선배들이 본인을 좋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걱정 때문인 경우도 상당수 존재합니다. 특히 군대 다녀온 남자들이 특히 이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순수한 대학생 시절 아무것도 모르고 갔던 군대에서 처음으로 상급자라는 개념을 배우고 많은 희생을 거쳐 지금은 필요 이상의 눈치꾼이 되어 있습니다. 필자 역시 그런 사람이지만, 말씀드리고 싶은 말은 본인이 맡은 업무를 끝냈다면 퇴근은 본인의 자유라는 것입니다. 눈치가 보인다는 등의 이유로 야근하면서 회사에 야근이 많다고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라는 점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걱정1. 회식 때 신입사원은 #장기자랑 & 서바이벌
이 질문의 답은 정해져 있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위 질문의 답은 팀장님이 쥐고 계시기 때문입니다. 본인에게 맞는 성향의 팀장을 만나길 간절히 빌어드리겠습니다. 물론 필자는 그 소원이 이루어졌습니다.(팀장님 보고 계시죠?) 하지만 추세만 놓고 따져본다면, 또한 몇몇 대기업의 경우 회식을 9시~10시 전에 무조건 끝내야 하는 곳도 있어 끝까지 남아있어도 늦어야 10시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도 대부분 신입사원이 오면 환영회 개념의 회식을 하게 되는데, 그때 건배사 정도는 준비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다. 본인을 위해 마련된 자리인 만큼 소감 정도는 준비하는 건 매너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른들과 식사자리에서 지켜야 할 예의범절의 수준 정도로 생각하고 너무 부담 갖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만약 정말 본인의 장기를 펼치고 싶으시다면 말리는 분은 없을 테니 즐겁게 발산하시면 됩니다.
걱정2. 지방근무로 시작하면 #평생 지방근무?
이 부분은 특히 이공계 출신 지인들이 많이 하는 걱정입니다. 아무래도 이공계 출신이면 수도권에 위치한 본사보다는 지방 사업장에서 엔지니어 등의 직무를 많이 하게 됩니다. 특히 수요가 지방 사업장에 많다 보니 그럴 수밖에 없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시작이 지방이라고 끝도 지방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습니다! 회사는 매우 유동적인 집합이기 때문에 본인이 3년 뒤에 어느 부서에서 어떤 일을 할지는 아무도 장담을 할 수 없습니다. 회사 내부 사정 외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요인들이 본인 커리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평생 지방에 있고 싶어도 있지 못할 것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단, 본인이 본사나 수도권 지역으로 이동할 기회가 생겼을 때, 그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실력과 자격을 쌓았을 때만 가능한 것이니 본인의 역량개발은 기본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더 많은 궁금증을 풀어드리고 싶지만, 시간 관계상 다음 기회로 밀어두고, 이 글을 통해 걱정만 더 늘어난 분들이 계실 수 있을 것 같아 마지막으로 한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회사는 특성상 좋은 것만 있을 수는 없습니다. 본인이 가지고 있던 환상이 실제는 그만큼 좋게 느껴지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걱정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본인이 입사 전 걱정했던 부분은 상상만큼 걱정거리가 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그러니 아직 벌어지지 않은 일에 휘둘리지 마시고 최선을 다하셨으면 하는 것이 제가 결론적으로 드리고 싶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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