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이나 운동화 전문 매장에 가면 똑같아 보이는 신발들이 매장 곳곳에 진열되어 있는데요. 그 신발들이 진열되어 있는 진열장을 잘 살펴보면 한 쪽 구석에 running, football, basketball, tennis와 같은 표시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 표시들은 단어에서도 쉽게 이해할 수 있듯이 운동화의 용도를 나타내는 것인데요. 그런데 여러분들은 신발을 구입할 때, 이런 용도를 얼마나 고려해서 구입하시나요?
축구화, 볼링화, 골프화같이 특수한 환경에 적합하게 만들어져 일상생활에 사용하기에 불편한 신발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은 특별히 용도를 구분해서 신발을 구입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집 근처 헬스장이나 공원에서 운동을 하거나 친구들과 모여 공놀이를 즐길 때면 운동에 맞는 신발을 선택하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신발을 대충 신고 나가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매일 신고 다니는 운동화에 과학이 숨어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똑같아 보이는 신발도 용도에 따라 다른 설계가 이뤄진다고 하는데요. 오늘은 신발 속 과학 이야기를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인간의 한계를 끌어올려라 #육상
축구, 농구, 야구, 골프 등 많은 종목들이 경기에 공이나 스틱을 이용해서 다양한 기술과 박진감 넘치는 장면을 연출합니다. 그런데 이런 종목들과는 달리 인간의 체력 하나만으로 승부를 겨루는 경기가 있습니다. 바로 육상의 달리기 종목들입니다. 트랙을 아무런 도구 없이 달랑 유니폼과 신발 하나만 신고 자신의 체력의 한계를 끌어내어 경기의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그래서 육상선수들에게 신발은 더없이 중요하고, 중요한 만큼 다양한 과학 기술이 숨어있습니다.
1. 단거리
▲ 러닝화(출처: http://www.holabirdsports.com/)
며칠 전 우사인 볼트가 출전한 100m 달리기 결승전이 있었는데요. 우사인 볼트의 우승에 관심이 쏠리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경기를 시청하였습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우사인 볼트는 후반 스피드를 끌어올리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우승을 하고 특유의 세레모니를 하는 우사인 볼트에 단연 돋보이는 것은 화려한 금색의 신발이었습니다. 이 러닝화가 우사인 볼트에게 금메달을 안겨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 빠른 스타트에 적합한 러닝화(출처: https://infogr.am/)
육상 단거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타트인데요. 단거리 러닝화는 발의 앞부분을 사용해서 치고 나가는 힘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뒤꿈치가 땅에 닿지 않게 설계되었습니다. 그래서 스파이크도 신발의 앞부분에 모두 위치하고 있으며 강화 플라스틱을 통해 추진력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한 강화 플라스틱 소재를 사용하여 신발을 경량화시키면서 공기저항까지 감소시켜 선수들의 기록을 단축시켜주고 있습니다. 우사인 볼트 역시 가벼운 신발을 사용하지만, 중후반 가속능력이 뛰어난 우사인 볼트의 특징을 잘 살려주기 위해 초경량화를 포기하고 스파이크 개수를 2개 늘려 가속성을 살려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2. 장거리
장거리의 대표는 역시 마라톤입니다. 마라톤화는 단거리 러닝화와는 고려되는 부분이 다릅니다. 장거리는 단거리와 달리 지속적으로 달려야 하기 때문에 밑창이 딱딱한 단거리 러닝화와는 달리 EVA 스펀지와 같은 푹신한 밑창을 통해 선수의 발에 무리가 오지 않도록 방지해줍니다. 42.195km를 완주하는 동안 신발이 받는 무게가 총 1만 톤에 이른다고 하니 신발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해가 됩니다.
▲ 마라톤화(출처: http://www.bostonmagazine.com/)
또한 마라톤화는 가볍고 통풍이 잘되는 게 중요한데요. 오랜 시간 달리다 보면 발에서 열이 나고 땀이 차게 되는데, 선수가 좋은 컨디션을 끝까지 달릴 수 있도록 신발 안쪽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마라톤화의 역할인 것입니다. 2004년 대한민국 국가대표였던 이봉주 선수의 신발을 제작하는데도 1억 원이 투자되었다고 하는데요. 15m의 높이에서 날계란을 떨어뜨려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충격 흡수가 잘 되었다고 합니다.
무게를 버텨라 #역도화
자신의 몸무게의 2배를 넘는 무게를 들어 올리는 역도! 하체의 움직임이 거의 없이 제자리에서 바벨을 들어 올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운동화보다는 허리의 벨트가 중요해 보이기도 하는데요. 역도화 속에는 다양한 과학이 숨어있습니다. 역도에서는 작용 반작용의 원리로 운동화 바닥면이 고르고 강하게 딛을수록 위로 올라가는 힘도 커지게 됩니다. 또한 역도화의 뒤쪽에는 굽이 달려있는데, 이 굽은 체중이 고르게 분산되어 발목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하는 역할을 합니다.
▲ 역도화(출처: http://www.alltheheavylifting.com/)
역도화 밑창 중간에는 탄성이 좋은 내구성 플라스틱이 있는데, 이 플라스틱은 몸을 숙였다 펴면서 바벨을 올리는 동작에서 지지대 역할을 합니다. 역도화 끈에도 과학이 숨겨져 있는데요. 일반 끈에 비해 두껍고 신축성이 적어 엄청난 무게에 눌리는 발을 단단하게 고정할 수 있습니다. 여자 역도 75kg 이상급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획득한 장미란 선수도 이런 역도화가 있었기에 좋은 기록을 낼 수 있었습니다.
미끄러짐 방지 #핸드볼화
▲ 핸드볼(출처: https://en.wikipedia.org/)
대부분의 구기 종목은 볼을 가지고 상대방을 속여야 하기 때문에 갑자기 방향 전환을 하는 동작이 반복되게 됩니다. 특히 핸드볼은 빠른 동작 전환이 많은 대표적인 운동인데요. 달리는 도중 수비를 제치기 위해 갑자기 멈추거나 방향을 바꾸다 보면 발이 쏠리거나 미끄러지게 됩니다. 이런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핸드볼화는 발등 바깥쪽을 강한 소재로 만들어 발 쏠림을 막아주게 됩니다.
▲ 핸드볼화(출처: http://www.twenga.de/)
핸드볼 특성상 잦은 점프와 착지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때 발생할 수 있는 충격을 완화할 수 있도록 EVA 밑창을 통해 선수에게 직접적인 충격이 가지 않도록 합니다. 또한 상대 수비수와 거친 몸싸움을 하게 되면 코트에 넘어지면서 신발과 코트 사이에 마찰로 인해 신발이 마모되는 것을 막아주기 위해 내마모성을 가진 합성 섬유를 이용하여 신발의 외부를 마무리 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스포츠 신발을 알아보았는데요. 2000년 각종 수영선수권 대회에서 세계 신기록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수많은 세계 신기록 뒤에는 첨단 소재와 과학기술로 무장한 전신 수영복이 있었습니다. 물론 기술 도핑이라는 끊임없는 논란 속에 이제 세계 대회에서 전신 수영복을 볼 수는 없지만,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최대한 발휘하는데 과학기술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 수 있는 단적인 예입니다. 앞으로 어떤 새로운 소재와 과학기술이 만나 선수들의 기록을 향상시켜줄 지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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