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름방학이 시작한 지 벌써 반절쯤 지났습니다. 그동안 보람찬 방학을 보내셨나요? 어떤 분들은 푹 쉬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여행 다녀오시고, 대부분 바쁜 학기 중에 못했던 활동들을 많이 하면서 즐겁게 보내고 계실 것이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방학이지만 새내기분들 같은 경우에는 한 학기 동안 학교를 다니면서 전공에 대해 본인이 생각했던 것과 다름을 느끼기도 하고, 정든내기같은 분들은 이중전공도 많이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고등학생분들은 대입을 준비하면서 정보가 부족해 많은 고민이 있을 거예요.
그중에서도 이공계를 준비하는 고등학생분들의 전공 선택과 자소서 등에 도움을 줄 수 있고, 전공에 대해 잘 모르겠어서 고민하는 공대 새내기분들이나 전과나 이중 전공을 생각하시는 분들을 위해 방학 동안 읽어 볼 공대 필독 도서 3권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합니다. 더운 여름방학 때 무슨 책을 읽냐고 할 수도 있지만, 시원한 선풍기 바람 앞에서 여유롭게 책 한 권 읽고 나면 피가 되고 살이 될 거에요. 그럼 이제 그 소중한 책 3권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해보겠습니다.
엔지니어란 무엇인가? #교양있는 엔지니어
▲ 교양있는 엔지니어(출처: 네이버 책, http://book.naver.com/)
1. 이 책 꼭! 읽어라!
오늘 소개해드릴 3권 중 유일한 번역서입니다. 원제에 대해 잠깐 소개해드리자면, “The Civilized Engineer”로 문명화된 엔지니어 정도로 이해하시면 쉬우리라 생각합니다.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엔지니어라는 참 많이 들어본 이 단어를 어떻게 설명하고 싶으신가요? 엔지니어라는 말은 많이 들어보고 자주 쓰는 단어지만 이런 질문을 받는 순간 답변하기 쉽지 않습니다. 이 책을 가장 처음 소개한 이유도 비슷한 제 경험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공대에 처음 들어와서 가장 많이 든 질문이었고, 주변 교수님과 선배들 그 누구도 명쾌하게 답을 내려주지 못한 질문이 바로 엔지니어란 무엇이고 무엇을 하는가?라는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공부를 하면서 나름의 정의를 내리려고 많은 생각들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질문에 대해서 가장 명쾌하게 이야기해주고 있는 것을 꼽자면 새뮤얼 C. 플러먼이 쓴 이 책입니다.
저자는 미국 공학계의 원로이자 과학 저술가답게 엔지니어의 본질적인 답변 외에도 많은 것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공학 윤리, 소양, 엔지니어의 역사, 위험 분석, 엔지니어와 여성 엔지니어, 앞으로 불어오는 변화 등에 대해 말이죠. 다양한 방면에 대해 성찰을 하지만 저자의 경험담이 많아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이야기를 말랑하게 이해하기 쉽도록 풀어나가기에 시원한 도서관에서 여름철 피서와 내적 경험, 일식이조를 누릴 수 있습니다.
2. 인문학과 공학
공학과 인문학이라고 하면 우리가 쉽게 생각하는 것은 스티브 잡스와 애플입니다. 몇 년 전 전 세계적으로 아이폰, UI(User Interface) 그리고 IoT(사물 인터넷) 열풍이 불고 스티브 잡스에 대한 찬양론이 하늘 높이 떠오를 때, 언론과 출판계에서 앞다투어 다루던 아이템이 인문학과 공학의 상관관계였습니다. 인문학을 갖춘 공학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일부 기업들에서는 엔지니어를 뽑는 대졸 공채 때도 이런 걸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할 정도로 매우 뜨거운 이슈로 우리 생활에 다가왔습니다.
▲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출처: 네이버 책, http://book.naver.com/)
하지만 공학도에게 있어서 인문학이 중요하다고 언급된 것은 이때가 처음은 아니었습니다. 국립생태원 최재천 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의 스승인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Consilience) 등에서도 인문학을 갖춘 과학자가 얼마나 뛰어난지 역설하고 있습니다. (윌슨과 최재천 교수는 모두 생물학자로 과학자의 기준에서 통섭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습니다.)
플러먼의 경우에는 앞의 두 분과는 다르게 공학자의 입장에서 그 중요성에 대해 설명합니다. 미국의 엔지니어 역사를 이야기하면서 왜 인문학이 중요한지 설명합니다. 역사라면 지루하다는 분들을 위해 엔지니어에게 인문학 교육이 필요한 이유를 짧게 요약하면서 다음 책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말과 글로 명확하게 소통하기 위해서 이를 통해 다른 이들을 설득하기 위해.
2. 기술에 대한 사회적 책무를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3. 도덕적, 심미적 역량을 갖춘 엔지니어를 만들기 위해
서울대 공대 교수님들이 들려주시는 이야기 #축적의 시간
▲ 축적의 시간(출처: 네이버 책, http://book.naver.com/)
1. 한국 산업의 위험
교양있는 엔지니어와 갑자기 분위기가 바뀌어서 놀라셨을 거예요. 앞의 교양있는 엔지니어가 엔지니어에 대한 소개와 풀러먼이 독자분들과 같은 미래의 엔지니어에게 하고 싶은 당부의 이야기들을 해두었다면, 지금부터 소개해드릴 축적의 시간은 서울대 교수 26분이 각자 당신들의 분야에서 현실에 대한 통찰을 담아 하나하나 이야기를 담아낸 책입니다. 책의 부제가 서울공대 26명의 석학이 던지는 한국 산업의 미래를 위한 제언인 만큼 현실적인 이야기들, 학계에서 본 엔지니어로서 부딪히게 될 한국 산업의 문제점들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놓은 책이기 때문에 책 전반적으로 내용의 무게감이 있습니다.
축적의 시간이라는 제목은 책의 핵심을 꿰뚫고 있습니다. 우리 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해외의 챔피언 기업(구글, BASF, NIKE 등)들이 자체 기초 기술을 가지고 제품을 만드는 것에 비해 한국의 기업들은 그런 것 없이 흘러온 시간이 많다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해결하고 나아가기 위해서는 앞으로 기초 기술력이 축적될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에서 제목을 위와 같은 ‘축적의 시간’이라고 정의했다고 합니다.
2. 왜 이 책인가?
이 책을 소개한 이유는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다양한 분야의 석학들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한 권을 읽음으로 압축적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는 것이죠. 다른 장점은 질의응답식이라는 점입니다. 질문을 하고 이에 대한 답변을 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고 이동할 때나, 잠자기 전 5분 정도 시간을 내서 가볍게 읽을 수 있어 꼭 어딘가에 앉아서 집중해서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 쉽게 접근할 수 있어요. 그리고 두 번째는 공대생들도 기계, 전기, 화공, 건축, 재료 등 많은 분야가 있어서 다른 전공인 친구들끼리 만나면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다른 분야에서 가지고 있는 관심사 등을 쉽게 파악해 생각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공계 출신 선배들의 진솔한 이야기 #바보야, 이제는 이공계야
▲ 바보야, 이제는 이공계야(출처: 네이버 책, http://book.naver.com/)
1. 이 책을 선택한 이유
첫 번째는 이공계 학생의 입학부터 졸업 후 대학원, 박사 졸업 등 다양한 케이스에 대해 담은 몇 안 되는 책이라고 생각해서 이 책을 선정했습니다. 대학에 들어와서 많은 공대생들은 방황하게 됩니다. 그 고민 중 가장 기초적인 것은 내 전공이 무엇이냐라는 것입니다. 대입을 위해 자기소개서를 쓰는 고등학생도, 갓 입학한 새내기들도, 이중전공을 준비하는 학생들도 기계 공학, 전기 공학, 화학공학이 어떤 것들을 배우는지 잘 모릅니다. 이는 시간이 지나고 조금씩 배워가면서 해결이 됩니다. 그다음 나오는 질문은 내가 대학원에 가서 학문을 더 쌓아야 하는지 혹은 빨리 취업을 해야 할 것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됩니다. 대학원에서 무얼 하는지, 바로 산업계에 뛰어들면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 사회와 기업에서는 무얼 요구하는지 저자 두 분의 경험과 주변 분들의 이야기로 매우 간단명료하지만 핵심을 파고든다고 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인문학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문학에 대해서 강조를 하지만 조금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인문학을 갖춘 엔지니어라는 것은 인문학적 지식을 갖춘 것이 아닌 인문학을 배경으로 하는 통찰력을 가진 것이라고 설명을 해줍니다. 이는 인문학의 부활을 외치면서 사유가 아닌 지식을 외치던 많은 곳들과 차이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2. 1세대 IT업계 종사자의 쓴소리
이 책의 두 저자 모두 1세대 IT업계 종사자입니다. 실제 업계에서 활동하면서 느꼈던 것들을 토대로 남긴 글을 모아놓은 것이 이 책입니다. 이제는 이공계라는 희망찬 제목과는 다르게 책을 통해 많은 쓴소리를 냅니다. 엔지니어 개인에 대해서도 한국 시스템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남깁니다. 읽으면서 뜨끔한 부분도 있을 것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까지 공대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은 책을 3권 소개해드렸습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린 책들은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것들을 이미 시행착오를 통해 경험으로 느껴본 선배님들의 충고를 통해 간접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만나볼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한 막연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자신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올여름 가볍게 시작한 책 한 권으로 여러분의 미래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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