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상생활을 하며 자주 보는 사물들이 있습니다. 모든 현대인의 필수품이라는 휴대폰도 그렇고, 우리가 수업을 듣거나 업무를 할 때 필요한 책상과 의자가 그런 사물 중에 하난데요. 또 학생들이 등교하거나 직장인들이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섰을 때 마주하게 되는 교통수단들도 그 목록 중 하나입니다. 특히 교통수단은 우리의 발이 되어 편하고 빠르게 원하는 곳으로 우리를 이동시켜주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자동차는 우리 생활 전반에 밀접하게 연관되어 어디를 가든 간에 쉽게 볼 수 있는 물품이 된 지 오래되었습니다. 누구든지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자동차를 상상해 보라면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인데요. 4개의 문, 유리로 된 창문, 2개 또는 4개의 문, 그리고 검정색 바퀴 4개. 이쯤에서 잠시 어릴 적에 배웠던 고무에 대해서 생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무는 탄성이 있고 흰색입니다. 다시 자동차로 돌아와 자동차 바퀴를 살펴보면 자동차 바퀴의 타이어는 고무라고 알고 있는데 타이어의 색이 검은색입니다. 더러운 도로를 많이 다녀서 때가 탄 것일까? 그 이유를 오늘 한 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타이어 고무에 대해서 설명하기 이전에 우선 천연고무와 합성고무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배웠던 고무는 나무로부터 채취되는 형태였던 것을 모두 기억하고 있을 것입니다. 이 나무는 헤비아 브라질리 엔지스나무라는 나무인데요. 나무의 진피에 비스듬히 상처를 내서 고무액을 얻는 방식으로 천연고무가 얻어집니다. 맨 처음 얻어지는 고무액은 라텍스라고 불리며 30-40%의 고무분을 함유하고 있고, 천연고무는 이 라텍스에 처리를 가하여 건조한 것입니다. 이렇게 얻어진 천연고무의 주성분은 폴리이소프렌(cis-1,4-polyisoprene), 즉 이소프렌 고무입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이 천연고무만을 가지고 타이어를 제조할까요? 물론 아닙니다 이 천연고무만을 단독으로 타이어 제조에 이용하기에는 천연고무는 가격이 비싸고 농산물인 만큼 공급이 불안정하며 또 균열성과 내마모성에서 약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단독으로 이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천연고무의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개발된 것이 바로 합성고무입니다.
타이어 제조에 이용되는 합성고무는 천연고무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물성을 가진 고무가 이용됩니다. 현재 주로 이용되고 있는 합성고무로는 크게 SBR과 BR이 존재하는데요. SBR은 Styrene butadiene copolymer rubber의 약자로 첫 번째로 많이 이용되는 합성고무입니다. 천연고무에 비하여 내마모성이 좋고 내열성이 좋은 특성이 있습니다. 두 번째로 많이 이용되는 고무는 부타디엔 고무(butyl rubber)로 역시 내마모성이 좋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합성고무들도 단독으로 이용되지는 않고 천연고무나 SBR 혹은 SBR/BR고무를 혼합하여 사용됩니다.
합성고무도 색이 검은색은 아닙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타이어는 검은색인 것일까요? 그 이유는 바로 원하는 특성을 갖도록 혼합된 고무에 카본 블랙을 혼합하였기 때문입니다. 카본블랙이란 우리가 알고 있는 그을음인데요. 인쇄용 잉크에도 사용되는 이 카본 블랙은 고무에 혼합하게 되면 기계적인 강도가 강해지게 됩니다. 따라서 타이어에도 그 강도를 높이기 위해서 카본 블랙이 포함되게 되었고, 결과적으로 타이어가 검은색을 띠게 되는 것입니다. 이렇게 타이어에 카본 블랙을 섞는 과정은 타이어 제조공정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 가황 처리 이전과 이후 비교
고무나무에서 고무를 채취하는 사진을 잠시라도 살펴보았다면 물처럼 흐르는 고무를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고무는 따로 처리하기 전에는 우리가 아는 것처럼 잡아당기거나 압축하더라도 곧바로 본연의 모양으로 돌아가지는 않습니다. 천연고무를 살펴보았을 때, 이소프렌(isoprene) 고분자들의 사슬들은 매우 이어폰과 같이 유연하게 배열되어 있습니다. 이로 인하여 마치 당신이 음악을 듣기 위해 이런 뭉쳐져 있는 긴 이어폰의 한쪽 끝을 잡고 집어 든다면 이어폰은 뭉쳐있던 원래의 형태를 잃어버리고 펼쳐지며 새로운 배열이 되듯, 천연고무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고분자 사슬이 주위의 압력이나 장력을 받았을 때, 그로 인해 그 배열 형태가 바뀌기 때문에 원하는 만큼 탄성이 좋지도 않고 온도가 높아짐에 따라서도 탄성이 나빠지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고무를 우리가 원하는 것처럼 쫀득쫀득한 형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가황 처리라는 공정이 필요합니다.
1839년에 찰스 굿이어라는 발명가는 천연고무에 황을 넣어서 섭씨 150도로 열처리를 하면 고무의 탄성이 좋아지는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뭉쳐있는 이어폰의 부분 부분이 꼬여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될 것입니다. 뭉쳐있는 이어폰 줄이 꼬여 있다면 집어 들어도 뭉쳐있는 상황 그대로 들어 올려 지듯, 고무가 황 처리를 받았을 경우, 이소프렌 고분자 사슬의 중간중간에 접착제의 역할을 하는 황이 들어가게 되어 주위에서 압력을 받아도 사슬의 형태를 유지시키는데 도움을 주어 고분자 사슬의 탄성과 안정성을 증가시켜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산소나 오존에 의해 이소프렌(isoprene) 고분자 사슬이 분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산화 방지제(antioxidant)를 첨가하여 주기도 합니다.
▲ 타이어 제조과정(출처: http://blog.performanceplustire.com/)
타이어의 원료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이제 타이어에 대해서 조금은 아는 것 같은데요. 여기서 끝내기는 아쉬우니 타이어의 제조과정에 대해서 간단하게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타이어의 제조공정은 크게 4가지 과정으로 나눠집니다. 첫 번째는 정련 공정인데요. 정련 공정에서는 믹서를 이용하여 우리가 원하는 특성을 가진 천연고무 및 합성고무, 카본 블랙과 같은 보강재 그리고 산화 방지제와 같은 화학약품을 혼합하여 배합 고무를 형성하는 과정입니다. 두번째 과정은 배합 고무를 이용하여 타이어 규격에 따라 고무를 일정한 폭과 두께로 자르고 트레드(자동차 바퀴가 바닥에 닿는 면)와 사이드 월을 만들어냅니다. 이렇게 일정한 규격으로 잘린 고무를 강하게 하기 위해 섬유나 스틸 재료가 들어가는 압연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그리고 비드 과정에서 타이어를 림에 고정하는 부분인 비드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형성된 반제품인 트레드, 사이드월, 비드등은 순서대로 조립되어 타이어가 되는데, 이 과정이 세 번째 제조과정인 성형 공정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타이어는 우리가 생각하는 형태로 완성이 되지만 이 타이어는 사용하기에는 유연하고 탄성이 덜한 상태입니다. 그렇다면 어떤 과정을 더 해주어야 실제로 판매되는 타이어가 될까요? 우리가 앞서 살펴봤던 가황 과정이 여기서 이용되게 됩니다. 현재 타이어는 말랑말랑 하지만 이 타이어를 틀에 넣고 압력과 열을 가하게 된다면 유황과 여러 화학약품들이 고무와 반응을 일으켜 더 탄성있고 튼튼한 고무로 변하게 됩니다. 타이어 제조 공정에서는 이 과정을 가류공정이라고 부르는데요. 이 과정에서 트레드에 타이어마다 독특한 디자인을 가진 홈이 새겨지게 됩니다.
오늘은 우리 주변에 흔히 볼 수 있는 타이어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았는데요. 평소에 보게 되면 신경을 쓰지 않거나 의식조차 하지 않게 되는 타이어에도 우리가 몰랐던 여러 화학 지식들과 물질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화학은 우리 삶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무심코 지나쳤던 타이어 속에 다양한 화학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우셨나요? 이제 지나가는 자동차의 타이어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말고, 그 속의 이야기를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 이 콘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화케미칼 공식 블로그 케미칼드림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