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는 내 운명처럼 딱! 붙는 접착제
우리가 손으로 만져보면 매끈매끈하게 느껴지는 물질도 현미경으로 자세히 보면 표면이 거칠거칠합니다.
이 울퉁불퉁한 표면 사이로 접착제를 흘려 보내어 굳히면 두 물질의 표면이 찰싹 붙어서 접착하게 되지요.
이 울퉁불퉁한 표면 사이로 접착제를 흘려 보내어 굳히면 두 물질의 표면이 찰싹 붙어서 접착하게 되지요.
대표적인 접착제, 본드를 생각해 보면 튜브 케이스가 떠오르지요? 접착제는 튜브 안에서는 주르륵 흘러내리는 액체인데 왜 공기 중에서는 딱딱하게 굳는 걸까요?
액체상태의 접착제는 튜브 안에서는 안정제 때문에 개별의 분자 형태로 존재하여 액체의 성질을 띠지만, 공기 중에 노출되면 안정제의 기능이 떨어져 분자들이 결합을 하지요. 그래서 우리에게는 “굳어지는” 것으로 보이면서 접착력을 가지게 된답니다.
# 석유화학의 품에서 탄생한 접착제
접착제와 석유화학이 무슨 상관이냐고요? 석유화학공업의 발달로 탄생한 대표적인 석유 2차 제품 중 하나가 접착제입니다. 석유화학업계는 산업계에서 필요로 하는 각종 원료를 생산해 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요.
한화케미칼에서는 접착제의 원료가 되는 폴리염화비닐을 생산하고 있어요.
폴리염화비닐은 열로 쉽게 모양을 변화시킬 수 있는 열가소성 플라스틱으로 PVC라고 불리지요. 염화비닐이 주를 이루고 있는 이 플라스틱은 필름이나 시트, 기계 부품 등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고 각종 일상생활용품으로도 쓰이고 있는 물질이에요. 이렇게 석유로 만들어낸 폴리염화비닐이 접착제의 소재로도 요긴하게 쓰이고 있습니다. 폴리우레탄수지도 접착제의 기본 원료로 쓰이고 있어요.
다른 플라스틱 소재의 접착제로는 폴리에스테르, 폴리아미드, 폴리에틸렌, 아크릴 수지 등을 들 수 있어요. 석유화학 품에서 많이 생산되는 폴리에스테르나 폴리아미드 등의 고분자도 각종 플라스틱, 금속 등의 접착에 쓰이고 있지요. 비닐 중합체 접착제는 목재, 종이 등을 붙이는 데 많이 사용하는데, 폴리비닐알코올이 비닐 중합체 접착제의 대표적인 물질이지요.
우리 생활에서는 고분자 용액이 접착제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원래 고분자인 접착제도 있고, 처음에 저분자였다가 고분자로 바뀌는 특성을 지닌 접착제도 있으며 고체상태의 고분자를 가열했다가 다시 굳혀서 쓰는 접착제도 있어요.
# 아무도 모르게 감쪽같이 붙이는 접착제
수 백 년 전 집터에서 발굴된 소중한 청자 항아리. 예술적 가치가 높은 미술 작품 들이 운반, 전시 중에 파손이 되면 정말 난감할 거예요. 고고학적으로 귀중한 몇 백 년, 몇 천 년 전의 유물이 발굴될 때 이미 녹슬거나 부식되고, 썩어서 본래의 모습이 아닐 때 원래의 모습으로 이어 붙여야 할 때가 있지요. 이때 감쪽같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접착제가 있습니다.
아크릴 계열의 특수 접착제는 목재 등 가볍고 약한 물질의 접착에 아주 유용하게 쓰이고 있어요. 보통 접착제는 시간이 지나면 누렇게 변하곤 하는데, 이 접착제는 맑고 투명해서 붙인 부분이 티가 나지 않아요.
잘못 붙였다고 해도 아세톤이라는 물질에 쉽게 녹기 때문에, 기존 접착제를 제거하고 다시 유물이나 미술작품 등을 복원할 때 아주 용이하답니다. 비닐, 아크릴, 합성 고무 등의 열가소성 접착제는 열에는 강하지 않지만 내열성이 필요로 하지 않는 접착 물질에 널리 쓰이고 있어요.
# 돌덩이도 붙이는 초강력 접착제
돌로 만든 계단, 철골 구조 등 단단하고 무거운 물질로 만들어진 물품이 파손되었을 때는 에폭시를 접착제로 사용합니다. 에폭시의 주원료인 ECH(에피클로르하이드린)은 한화케미칼 여수공장에서 매년 2만5천톤씩 생산하는 제품입니다.
합성접착제인 에폭시는 굳어지면서 부피가 줄어드는 현상이 없으며 아주 강력한 접착력을 발휘합니다. 에폭시나 우레탄과 같은 열경화성 접착제는 충격에 강하고 열에도 안정하기 때문에 금속, 돌 등 무게가 많이 나가는 물품의 접착에 널리 쓰이고 있답니다.
합성접착제인 에폭시는 굳어지면서 부피가 줄어드는 현상이 없으며 아주 강력한 접착력을 발휘합니다. 에폭시나 우레탄과 같은 열경화성 접착제는 충격에 강하고 열에도 안정하기 때문에 금속, 돌 등 무게가 많이 나가는 물품의 접착에 널리 쓰이고 있답니다.
# 신기술로 만든 특별한 접착제
나노기술과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최첨단의 접착제를 만나 볼까요? 먼저 반질반질한 표면에도 딱 달라붙게 만드는 초강력 나노접착제가 있습니다. 고리형 탄소화합물을 바탕으로 만들어낸 나노접착제는 넓은 분야에 사용될 전망이에요. 예를 들면 폴리에스테르 같은 합성 고분자 물질에 센서를 붙이거나 유연하게 휘는 성질을 가진 물질에 메모리를 부착시킬 때도 쓸 수 있어요.
도마뱀이 알려준 방법으로 만든 특별한 접착테이프도 있어요. 자연을 잘 관찰하면 우리에게 필요한 기술을 개발해 내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지요.
미국의 연구진들은 도마뱀이 벽에 찰싹 붙어서 떨어지지 않고 재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 이유를 연구했는데, 도마뱀 발바닥의 털 끝이 갈고리처럼 휘어져 있기 때문에 벽을 탈 때 쉽사리 미끄러지지 않는 다는 걸 알아냈어요. 이런 성질을 이용해 테이프 표면에 도마뱀 발바닥 털 같은 소재를 붙여 초강력 접착력을 지닌 테이프를 개발했어요.
그 특별한 소재는 바로 최근 꿈의 신소재로 각광을 받고 있는 탄소나노튜브! 탄소가 원통형태로 배열된 탄소노튜브는 강도가 좋고 전기전도성과 탄성력이 좋은 신소재에요. 탄소나노튜브는 응용분야가 무궁무진한 신소재이기 때문에 한화케미칼 같은 우리나라 기업들과 연구소에서도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물질입니다.
참, 테이프를 붙였다가 떼어내야 할 때도 있겠죠? 이 탄소나노튜브를 이용한 초강력 접착 테이프는 수직으로 떼어내면 아주 적은 힘으로 쉽게 떼내지는 특성을 지니고 있어요. 떼는 방향만 잘 잡으면 힘들이지 않고 말끔히 테이프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해요.
우리가 늘 사용하던 접착제, 알고 보면 첨단 과학의 힘과 석유화학공업의 발달로 탄생한 물질이랍니다.
* 참고문헌: 접착제의 선정(전전승계 저), www.scienc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