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겨울 방학이 반이 지나갔어요. 모두들 방학 잘 보내고 계신가요? 저는 방학 동안 아르바이트, 영어공부, 각종 스펙을 쌓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쁘게 살고 있어요. 이렇게 바쁘게 살다 보면 어느 순간 스트레스가 잔뜩 쌓이는 것 같아요. 스트레스가 쌓이다 보면 저는 자꾸 생각나는 음식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화끈하고 매운 음식이에요. 여러분들도 스트레스가 쌓이면 매운 음식이 생각나시나요? 저는 매운 음식을 먹으면서 스트레스를 풀곤 한답니다.
그런데 이러한 매운 음식 속에도 다양한 화학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고추에 들어있는 매운맛의 분자인 캡사이신과 후추에 들어있는 매운맛의 분자인 피페린 속에는 우리가 모르고 지나쳤던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숨겨져 있다고 합니다. 지금부터 매운맛에 양대산맥인 캡사이신과 피페린 속에 들어있는 화학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할게요.
1. 캡사이신이란?
▲ 캡사이신 분자식(출처: https://ko.wikipedia.org/)
매운 음식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음식이 바로 고추인데요. 고추 속의 매운맛을 내는 화학 분자가 바로 캡사이신(capsaicin) 입니다. 캡사이신의 구조식은 (CH3)2CHCH=CH(CH2)4CONHCH2C6H3-4-(OH)-3-(OCH3)인대요. 이 구조식에서 매운맛을 내는 부분은 어디일까요? 바로 –OH와 –OCH3가 포함된 벤젠고리입니다. 이 부분이 혀에 있는 수용체와 결합하면 수용체와 연결된 이온 통로가 열리면서 칼슘이온이 방출되고, 통증을 감지하는 신경세포가 활성화됩니다. 그 결과 세포에서 방출된 신경전달 물질이 뇌로 전달되면서 통증, 즉 뜨겁고 매운맛을 느끼게 됩니다.
2. 왜 캡사이신이 기분을 좋아지게 할까?
3. 캡사이신의 의학적 효과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매콤한 맛뿐만 아니라 다양한 의학적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해요. 그 대표적인 예가 우리가 모두 소망하는 다이어트입니다.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인체에서 ‘카테콜아민’이라는 물질을 만들어낸다고 해요. 이때 카테콜아민은 아드레날린의 분비를 촉진시켜서 몸에서 열을 발생시키고, 지방을 분해하는 등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만들고 직접적으로 체중감량에 관여한다고 해요.
두 번째는 항암효과입니다. 캡사이신은 세균을 잡아내는 면역세포인 대식세포를 활성화해 인체의 면역체계를 강화한다고 해요. 그래서 관절염이나 위염에 고추가 좋다고 합니다. 또한 캡사이신에는 황산화 효능도 있어요. 캡사이신이 활성산소의 공격을 억제해 세포의 노화를 방지한다고 해요. 즉 세포가 공격을 덜 받아 세포 손상, 세포 변이를 막고 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해요.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매콤한 맛뿐만 아니라 다이어트 효과, 항암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니 앞으로 고추가 들어간 음식을 자주 먹어야겠어요. 그렇지만 뭐든지 과유불급! 너무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더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을 명심해야 해요.
1. 피페린이란?
▲ 피페린 분자식(출처: http://terms.naver.com/)
후추는 음식의 맛과 풍미를 더해주는 가장 대표적인 향신료인데요. 후추 특유의 맵고 깊은 맛이 나게 하는 화학물질이 바로 피페린(PePerine)입니다. 피페린의 화학식은 C17H19NO3입니다. 그렇다면 피페린에서 매운맛을 느끼게 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일까요? 피페린도 캡사이신과 마찬가지로 벤젠고리 부분인데요. 피페린의 왼쪽 끝에 H가 첨가되면 캡사이신과 같은 구조가 나타나죠. 흥미롭게도 피페린과 캡사이신은 같은 수용체와 결합한다고 해요. 화학구조가 분자의 맛을 나타낸다니 신기하죠?
2. 피페린의 의학적 효과
피페린 또한 캡사이신과 마찬가지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다이어트에 기여하는 방식은 캡사이신과 사뭇 다르다고 합니다. 캡사이신은 지방을 분해해서 체중을 감량시킨다면, 피페린은 새로운 지방세포가 만들어지는 것을 방지한다고 합니다. 또한 피페린을 섭취하면 포만감도 느낄 수 있어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후추로 음식의 맛도 돋우고 다이어트도 되니 일석이조네요. 또한 피페린은 영양소 흡수도 촉진 시킨다고 해요. 피페린은 셀레늄 비타민 B, 커큐민 그리고 베타카로틴과 같은 다양한 영양분의 흡수를 돕는다고 하는데요. 요즘 쉽게 피로하고 비타민이나 여러 영양분이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비타민이나 다른 영양제를 챙겨 먹고 있는 분들이라면 후추로 양념된 맛있는 음식을 먹는다면 영양소 흡수에 더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고추나 후추가 들어간 음식을 너무 많이 먹어 입에서 불이 난 것 같은 느낌을 받은 적이 있지요? 그럴 때 매운맛을 없애기 위한 특효약은 무엇일까요? 아마도 대부분 발을 동동거리며 물을 찾을 텐데요. 그런데 물을 마셔도 매운맛이 없어지지 않는 느낌을 받은 적이 많을 거예요. 이때 물 대신 우유를 마셔보세요. 아마도 훨씬 매운맛이 빨리 사라졌다고 느낄 수 있을 거예요. 그렇다면 왜 물을 마셔도 매운 맛이 잘 없어지지 않을까요? 그 비밀 또한 화학에 숨겨져 있답니다. 캡사이신과 피페린은 둘 다 무극성에 가까운 구조식을 갖고 있어요. 그런데 물은 극성 물질로 되어있어요. 극성 용매는 극성 용질을 잘 녹여낼 수 있지만, 무극성 용질은 극성 용매에 잘 녹지 못합니다. 그런데 우유 속의 지방은 대부분 극성 물질이에요. 따라서 극성 물질인 우유는 캡사이신과 피페린을 잘 녹여서 혀의 수용체에서 씻어낼 수 있는 것이지요. 이제부터는 매울 때는 물 대신 우유를 찾아보세요!
▲ 노리타 가든의 검프
지금까지 캡사이신과 피페린 속 재미있는 화학 이야기를 알아보았는데요. 그렇다면 고추와 후추가 들어간 맛있는 음식은 무엇이 있을까요? 드림팀이 추천하는 유명 매운 맛집!! 그 첫 번째 장소는 신림동 고릴라 스테이크 ‘매운 국물 스테이크’입니다. 신림동에 위치한 고릴라 스테이크인데요. 5가지 믹스 고추와 칠리소스 그리고 고추장 소스로 매콤하고 맛있는 스테이크가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는다고 해요. 1단계부터 6단계까지 매운맛이 조절 가능하다고 하니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도 가볼 만한 곳인 것 같아요. 두 번째 장소는 바로 강남역 노리타 가든 ‘검프’입니다. 인기메뉴 ‘검프’는 타원형 마늘 빵 속에 새우, 버섯, 브로컬리, 후추 치즈를 넣은 크림 파스타가 푸짐하게 어우러져 있습니다. 특히 검프속 후추 치즈의 맛이 일품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매운맛으로 우리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주는 매운 음식 속에 숨어있는 화학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이제 매운 음식이 조금 새롭게 보이시나요?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일들을 그냥 지나치면 당연한 일 중 하나로 스쳐 지나가겠지만,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고 알아보면 그 속에는 다양한 원리들이 숨어있습니다. 오늘부터라도 주변에서 일어나는 신기하면서도 궁금한 일들을 하나씩 알아가 보는 건 어떨까요? 그런 의미에서 오늘 배운 매운 음식부터 도전해보세요. 이제는 매운 음식이 단순히 입맛을 자극시켜주는 음식이 아니라, 우리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음식으로 보일 거예요. 쌓여있는 스트레스가 있다면, 매운 음식과 함께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려버리세요!
* 이 콘텐츠의 모든 저작권은 한화케미칼 공식 블로그 케미칼드림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