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이어트, 몸무게와의 전쟁!
새로운 해를 맞이하면 빼놓지 않는 다짐, 살을 빼자!
다이어트야 말로 평생 숙원사업이 아닌가 싶어요. 살을 빼는 건 좀처럼 쉽지 않은데 살이 찌는 건 순식간이지요. 샐러드를 주로 먹고 돈가스는 절반만 먹어야지, 하지만 정신차리고 나면 어찌나 싹싹 긁어 먹었는지 접시는 텅 비어있습니다. 딱 한입만 먹으려 했던 케이크, 어느새 한 쪽을 넘어 빛의 속도로 한 판을 먹어 치우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하면서 한숨 쉬게 됩니다.
몸무게와의 전쟁, 살을 빼기 위해 노력하는 건 비단 사람뿐이 아닙니다. 각종 분야에서 보다 가볍고 날렵한 뭔가를 만들기 위해 과학자들이 애를 쓰고 있거든요. 다이어트 킹에 숀 리가 있다면 과학자들의 무게 감량의 세계에는 플라스틱이 있습니다. 석유에서 태어난 플라스틱은 열경화가공, 사출성형, 회전성형, 진공성형, 주조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원하는 모양으로 변형시킬 수 있어요. 금속보다 쉽게 원하는 형태를 만들 수 있고 생산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지요. 또한 가볍고 내구성이 좋으며 전기를 통하지 않게 하는 등의 장점이 있어 자연의 물질을 대체하여 쓰이고 있답니다.
최근에는 다른 장점을 지닌 재료들을 더한 고분자 복합재료도 속속 선보이고 있습니다. 특히 경량화가 필요한 분야에서 이 물물질들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답니다. 그럼 과학자들의 고민과 연구를 통해 몸무게를 놀랍게 감량해 낸 것들을 한번 만나 볼까요?
# 자동차, 달리기 위한 다이어트
적은 연료로 더 빠르게 더 멀리 달리기 위해서 몸무게를 줄여야 하는 자동차. 무엇보다 자동차의 배기가스 배출을 줄이려면 자동차의 연비를 향상시켜야 하고, 그 방법 중의 하나는 차체 중량을 줄이는 것이지요. 그래서 엔지니어들은 효과적인 차체 무게 감량 방법을 오랫동안 고민해왔습니다.
그 해답 중 하나는 플라스틱! 자동차 업계는 플라스틱과 가벼운 알루미늄을 더 많이 쓰는 쪽으로 차체 개발을 진행하여 많은 성과를 이뤘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번쩍번쩍한 차체는 탄탄한 금속으로만 이뤄진 듯 하지만 그 안에는 많은 양의 플라스틱이 숨어 있습니다.
자동차에 금속이 아닌 플라스틱을 많이 사용해도 될까 하는 의문이 든다고요? 엔진의 열기며 진동을 과연 플라스틱이 견딜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고요? 플라스틱은 종류에 따라 열에 약하여 쉽게 모양이 바뀌는 플라스틱과 열에 형태 변화가 없는 플라스틱으로 나뉘어요. 열가소성 플라스틱은 열에 의해 길게 연결된 고분자의 결합이 끊어지면서 녹아내려 형태가 바뀌는 플라스틱입니다.
그러나 한번 굳어지면, 즉 분자들이 축합이나 중합과정을 거쳐 굳어지고 나면 열을 가해도 다시 녹지 않는 열경화성 플라스틱도 있어요. 자동차의 엔진 주변에 쓰이는 플라스틱들은 엔진이 가열되어도 끄떡없을 만큼 고온에도 견디며 변형되지 않는 플라스틱이니 걱정 없답니다.
이미 자동차 업계에서는 플라스틱 관련 부품을 많이 이용하고 있어요. BMW 그룹 개발 공학자들은 플라스틱 관련 부품을 이용해 차체 무게를 최적화 시키고 있답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의 서스펜션 스프링 시스템(suspension spring systems)의 경우 유리섬유강화플라스틱 (glass fiber reinforced plastic)을 이용하면 무게를 6kg 줄일 수 있다고 해요. 이렇게 자동차에 쓰이는 부품들을 플라스틱 관련 물질로 교체하면 차량 전체 무게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는 화석연료를 적게 쓰는 가벼운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기 위해서 앞으로 플라스틱의 이용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어요. BMW는 차체 경량화를 위해 플라스틱 사용을 보다 더 강화하겠다고 했습니다. BMW는 2013년 발표할 BMW i3과 BMW i8 모델에 더 많은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arbon fiber reinforced plastic, CFRP)을 사용해 보다 가벼운 신차를 개발해내겠다고 발표한 바 있지요.
여기서 언급된 복합재료 CFRP는 금속에 비해 아주 안정적이면서도 가벼운 물질이랍니다. 이런 복합재료의 연구는 오래 전부터 계속되고 있었어요. 자동차 업계에서 처음으로 FRP(fiber reinforced plastic)를 사용한 건 벌써 반세기 전의 일입니다. 1950년대 말 미국 시보레 코베트가 FRP로 스포츠카의 몸체를 만들었거든요. 미래에는 탄소섬유 같은 복합재료가 더욱 더 많이 쓰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말 자동차 업계에서의 플라스틱의 영향력이 장난 아니지요? 차체 중량을 줄이면서 안전성과 승차감을 높이고, 생산비용을 줄이면서 생산성을 높이며, 차량의 성능 개량 및 스타일까지 높여주니 플라스틱 없는 자동차 업계는 앞으로 상상할 수 없을 겁니다.
# 비행기, 날기 위한 다이어트! 뚱뚱하고 무거운 몸을 가지고 있으면 날아오르는 데 정말 힘들지 않을까요? 육중한 기체를 띄우려면 연료도 무척이나 많이 쓰일 겁니다. 비행기 동체의 무게를 줄이는 데 쓰이는 소재는 가볍기만 해서는 안됩니다. 외부와의 기온, 기압차이에도 너끈히 견딜 만큼 내구성, 내열성을 지닌 강도 높은 신소재여야 합니다. 그래서 비행기를 만드는 엔지니어들은 동체의 무게를 줄이는 신소재를 찾는데 골몰하고 있습니다.
플라스틱의 진화는 엔지니어들의 시름을 덜어 주었습니다. 일반 플라스틱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고성능 플라스틱인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금속을 대체하는 것을 목표로 개발 되었어요. 여기에 새로운 소재에 대한 필요성에 따라 태어난 수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플라스틱 합금 등의 고성능 수지는 열에 무척 강하고 기계적인 특성에 더 가까운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특히 고분자물질에 유리섬유나 탄소섬유를 더해 만든 고분자 복합재료는 놀랄 만큼 단단하지요.
고분자 복합재료로 이뤄낸 비행기 경량화의 좋은 예를 한번 볼까요? 이 신소재를 벌집모양의 구조로 만들어 동체와 날개를 제작하면 가볍고 강한 몸체를 만들어 낼 수 있지요. 육각형의 벌집구조는 공간을 채우는데 가장 효율적인 도형으로 자연계의 안정한 구조로 손꼽힌답니다. 그래서 비행기는 가볍고도 강한 몸체를 가질 수 있고, 덕분에 비행기 연비가 좋아져서 무려 30%이상의 연료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일례로 보잉사는 뛰어난 장점을 고루 갖춘 고분자 복합재료의 사용을 늘이고 있어요. 보잉 757은 전체 무게의 3%를 고분자 복합재료를 사용하여 700kg에 달하는 무게를 줄였습니다. 이렇게 항공기의 다이어트에는 고분자 복합재료가 꼭 필요하답니다.
# 우주로 가기 위한 다이어트!
가볍고 강한 플라스틱은 비행기뿐만 아니라 하늘을 날아야 하는 우주선, 미사일, 전투기에 꼭 필요하기 때문에, 항공기 제작에 필수품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미 비치크래프트 스타쉽(Beechcraft Starship)은 고분자 복합재료를 이용해 날개 무게를 기존 금속 날개보다 무려 절반 이상 줄인 바 있답니다.
전투기를 만드는데도 빠질 수 없죠. 최근 개발된 유럽형 전투기의 무게를 보면 탄소섬유 복합재 40%, 알루미늄-리튬기합금 20%, 알루미늄 18%, 티타늄 12%, 유리강화 플라스틱 10% 등 고분자 복합재료들의 비중이 상당하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차세대 전투기 사업에 선정된 기종의 하나인 F-18에도 고분자 복합재료가 30% 가량이 쓰인다고 합니다. 또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등에서 개발한 8인승 항공기에도 고분자 복합재료가 쓰였다고 해요.
고분자 복합재료는 열에도 아주 강하기 때문에 우주의 극한 상황을 견딜 수 있는 재료로 손꼽힙니다. 탄소섬유나 보론 섬유를 더한 고분자 물질은 섭씨 수백 도에 달하는 온도에도 끄떡없거든요. 가벼우면서도 단단하고, 열에도 강한 이 물질들은 인류가 우주로 뻗어나가는 데 없어서는 안되겠죠?
석유화학의 발전으로 다이어트에 성공한 자동차와 비행기! 오늘은 가볍고 튼튼한 플라스틱 덕분에 다이어트 킹으로 거듭난 것들이 뭐가 있을지 주변을 한번 살펴 보세요. 자료출처 : MCT NET(부품 소재종합정보망) - 자동차, 항공기 경량소재(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www.bmwblo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