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초! 치키치키 차카차카 쵸코쵸코 초! 나쁜 일을 하면~은” , “사쿠라여? 예림이 패 확인해 봐!” 과연 이 두 문장에는 어떤 공통 점이 있을까요? 정답은 각 대사가 나오는 작품의 원작자가 바로 만화가 허영만 선생님이라는 것입니다. 40년 동안 100개가 넘는 작품을 그리신 만화계의 거장, 허영만 선생님! 40주년을 맞아 예술의전당에서 허영만 선생님의 전시회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가서 구경하고 왔답니다. 그럼 지금부터 걸어 다니는 문화재 허영만 선생님과 그 전시회를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걸어다니는 문화재, 허영만
소설가든, 건축가든, 화가든, 예술가는 자신의 작품으로 대중들과 관계를 만들어나갑니다. 혀영만 선생님 또한 다양한 작품을 통해 대중들과 소통해오셨는데요. 허영만이라는 이름 석 자는 익숙하지 않을지 몰라도 선생님의 작품 ‘날아라 슈퍼보드’, ‘타짜’, ‘식객’ 등의 만화들은 익숙하실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40년째 묵묵히, 그리고 꾸준히 활동하시는 허영만 선생님은 90살이 넘어도 만화를 그리는 ‘영원한 현역’이고 싶다고 말씀하실 만큼 만화에 대한 애정이 깊으십니다.
허영만 선생님은 "만화는 끊임없는 구상으로 탄생한다"는 신념을 지니고 시간 날 때나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끊임없이 수첩과 공책에 기록한다고 합니다. 책상 위 쌓여있는 수첩과 공책들을 보면서 거장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선생님이 들이신 노력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이 남기신 기록들을 연도별로 정리해 나열하기만 해도 커다란 전시실에 꽉 채워 넣을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한 분량의 저작들이겠죠?
허영만 창작의 비밀, 허영만 전의 특징
전시회의 구성 자체도 허영만 선생님의 만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흠뻑 빠져 감상할 수 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이제는 추억이 되어버린 예전 만화들에 대한 해설, 80년대에 출간된 몇 안 되는 허영만 선생님의 컬러 만화의 원본, 심지어는 만화의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실제 야구장처럼 꾸며놓은 전시 공간까지 다양하게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도슨트가 없어도 그냥 바닥에 그려진 화살표들을 따라 전시관을 순서대로 걸어 다니면 어느새 훌쩍 시간이 지난 것을 느낄 수 있을 거예요. 대표적인 2차 콘텐츠라 할 수 있는 <비트>와 <타짜>의 영화 콘티와 시나리오, 영화감독들의 인터뷰 영상도 상연되니 놓치지 말고 꼭 보시기 바랍니다.
얼마 전에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미생 기억나시죠? 혹시 미생의 원작자 윤태호 작가님이 허영만 선생님의 문하생이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허영만 선생님의 문하생으로 2년을 보내며 선생님의 만화철학과 만화를 대하는 태도를 전수받은 윤태호 작가님! 윤태호 작가님의 인기작들의 원화와 제작과정 등도 함께 볼 수 있어 전시가 더욱 풍성해진 것 같습니다.
허영만 선생님의 대표작 중 손꼽히는 작품인 각시탈의 원화를 처음부터 끝까지 전시한 공간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직접 만화를 그려볼 수 있도록 태블릿PC가 놓여 있는 공간, 만화를 그리는 순서와 팁을 적어둔 방도, 만화가가 아닌 인간 허영만을 만나볼 수 있는 방도, 기념품 판매장, 포토존 등 미처 언급하지 못한 공간도 많습니다. 요즘은 웹툰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웹툰의 원류인 출판만화의 거장이자 한국 만화사의 산 증인인 허영만 선생님을 한층 더 가깝게 만나보실 기회인 허영만 전, 놓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