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유화학의 시작, 석유!
거리의 자동차를 움직이는 힘도, 한겨울 집을 따뜻하게 해 주는 난로의 에너지원도 석유입니다. 화석 연료 중에 왕좌를 차지하고 있는, 현재의 경제를 움직이는 가장 주요한 에너지원이 바로 석유죠. 석유는 자연에서 액체상태인 탄화수소 혼합물입니다. 석유는 단순한 에너지원이 아니라 여러 가지 물질을 만드는 원료로서도 아주 중요합니다. 석유화학에 없어서는 안될 기본 원료가 되기 때문이죠. 석유화학의 발달로 우리의 삶은 많은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의식주 곳곳에 그 변화가 깊숙이 밀려들었고, 덕분에 생활의 많은 부분이 편리하게 변화했습니다. 석유는 어떻게 찾아서 개발하고 있는지 알아 볼까요?
# 석유의 역사
석유 이전엔 석탄이 산업혁명의 주역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석탄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증기기관이 발명되고 증기기관차가 세상의 곳곳으로 움직이며 세상의 변화 속도를 놀랍게 바꾸어 냈지요. 이후 석탄의 자리를 석유가 대체하기 시작했습니다.
석유가 산업의 뼈대 역할을 할 만큼 중요해진 건 근세에 들어서지만, 석유의 발견은 이미 기원전에 이뤄졌습니다. 기원전에 석유의 피치(원유를 증류할 때 남는 찌꺼기)에 점토를 섞어 건물을 지을 때 이용했거든요. 석유는 19세기 후반 본격적으로 개발, 생산, 이용이 이뤄졌고 20세기 들어 엄청나게 수요가 급증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약 1880년대쯤 석유가 처음 들어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석유회사는 미국 석유사인 스탠다드사 입니다. 1910년대엔 한국 최초 주유소가 서울역 앞에 들어섰지요. 1920년대 후 에너지원으로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1935년 조선석유 주식회사가 설립되었습니다. 당시 영국의 석유사이자 지금도 가장 유명한 석유회사 중 하나인 쉘 사가 조개표란 간판을 달고 종로에 주유소를 운영했습니다.
1960년대에는 대한석유공사가 세워지고, 호남정유, 경인에너지 등이 태어났지요. 1970년대 석유파동으로 석유값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 석유를 찾아라!
석유는 과거 생물체가 죽어 땅속에 매몰된 다음, 탄소와 수소 성분이 남아 있는 상태지요. 지층 안에 숨겨진 석유를 찾기 위해서는 탐사, 개발, 생산의 세 가지 과정을 거칩니다.
지층은 퇴적물이 물과 바람 등에 의해 이동된 다음 떡시루처럼 층층이 쌓여서 만들어 집니다. 그리고 깊이 매몰되면서 열과 압력을 받으면서 단단한 암석으로 변하지요. 이때 퇴적물과 함께 생물체가 매몰되면, 그 생물체의 탄화수소가 열과 압력을 받아 석유로 변합니다. 열과 압력을 더 받으면 석유가 가스가 되지요. 석탄은 주로 식물이, 석유는 주로 동물이 변하여 만들어집니다. 이렇게 생물체들이 많이 묻힌 다음 탄화되어 석유와 가스를 만들어 내는 암석을 근원암이라 합니다. 주로 점토질 암석이며 검은 빛을 띠고 있습니다. 근원암에서 만들어진 석유와 가스는 지층을 따라 이동을 하다가 밥그릇을 엎어 놓은 것처럼 생긴 지층 구조인 배사구조에 고이게 됩니다.
지층은 힘을 받아 구불구불 휘어 습곡이 되고 때로 끊어져 단층이 생기기도 합니다. 습곡 중 배사구조뿐만 아니라 단층, 또는 석유 가스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구조를 만나면 그 장소에 고여 있게 됩니다. 석유와 가스가 고여 있는 지층은 저류암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고인 석유와 가스가 도망 못 가게 저류암을 덮고 있는 층을 덮개암이라고 하지요.
석유와 가스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근원암, 저류암, 덮개암 이라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이 시스템을 석유시스템이라 부르지요. 우리가 엑스레이를 이용해서 우리 몸의 뼈 형태와 위치를, 초음파를 통해 콩팥, 대장 등 각종 장기의 모양을 알아 내듯, 음파를 이용한 물리탐사로 지층 속의 자료를 얻어낼 수 있어요. 그렇게 석유가 매장되어 있을 확률이 가장 높은 곳을 찾게 됩니다.
석유시스템을 찾아 낸 다음엔 진짜 석유와 가스가 있는지, 있다면 상업적으로 생산할 만큼 충분한 양이 있는지 알아야 합니다. 이 작업을 탐사시추라고 해요. 빨대를 꽂듯 지층에 긴 터널을 뚫어 지층 내의 석유와 가스를 알아봅니다. 각종 첨단 장비로 시추 위치를 정하고 수 km를 파내려 가며 지질자료의 분석을 합니다. 상업적인 생산량이 확인되면 생산 계획을 세워 생산 설비를 갖추고 석유의 생산을 시작하게 되는 거지요.
#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
어둠을 찬란하게 밝히는 석유. 우리는 종종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 있으니 아껴 쓰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에너지를 아껴 써야 하는 건 맞지만 정말 우리나라에서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걸까요? 아닙니다! 1998년 우리나라는 석유 탐사, 개발, 생산을 하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동해에서 석유, 가스의 생산을, 베트남에서 대규모 석유개발에 성공했거든요.
우리나라 동해에서는 콘덴세이트라고 불리는 초경질 원유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지층에 숨겨져 있던 가스는 지표로 생산하면 물리적인 상태가 일부 달라집니다. 가스 상태에서 액체상태로 변하는데, 그것이 콘덴세이트입니다.
동해 앞바다 지층에서 생산된 가스와 초경질 원유는 울산과 경남지역에 공급되고 있습니다. 1년간 약 40만 톤씩 13년 넘게 공급할 수 있는 양이지요. 우리의 손으로 개발해 우리가 사용하는 만큼, 타국에서 에너지를 수입하는 비용을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는 외국에서 천연가스를 액화시킨 LNG를 수입하고 있는데요, 연간 이 LNG를 수입하는 1억불의 비용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가 개발한 만큼 우리나라의 석유 탐사, 개발, 생산의 기술력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습니다. 자원전쟁이 나날이 심해지는 지금, 세계 각지의 석유개발 현장은 점점 더 오지로, 심해로, 극지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동해 가스전의 개발 경험은 점점 더 까다로워지는 석유개발에서 있어서 필요한 기술을 갈고 닦는데 아주 좋은 밑거름이 되고 있습니다.
# 석유의 변신은 무죄
석유는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에너지원으로 꼽힙니다. 거리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주유소를 보면 알 수 있지요. 그만큼 석유는 각종 운송수단의 요긴한 동력원이자 발전소에 열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LPG, 휘발유, 나프타, 등유, 경유, 아스팔트 중유 등 다양한 성상의 석유가 쓰이고 있지요.
석유가 이처럼 다양하게 변신할 수 있는 건 석유화학산업의 발전 덕분이지요. 석유화학산업은 석유, 천연가스로 에틸렌이나 프로필렌 등 기초 석유제품을 만든 다음 이를 가지고 합성수지, 합성섬유, 합성고무 등을 만들어내는 산업입니다. 석유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물질들은 석유의 빛깔과 냄새는 흔적 없이 사라지고 새로운 모습으로 새로운 역할을 하며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제품으로 자리하고 있지요.
# 석유의 미래
▲ 국제원유 가격의 최근 변동 추이
세계 석유사들은 기존의 개발 방식으로 개발 가능한 석유가 고갈됨에 따라 최근에는 전통적인 개발방식이 아닌 새로운 비전통 개발방식으로 석유, 가스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너무 오지에 있거나 너무 단단한 암석 속에 있는 등 기술적인 문제로 개발을 할 수 없었던 석유나 가스를 수압파쇄 등 새로운 공법을 통해 생산해 내는 것이지요. 이렇게 셰일가스, 오일샌드 등 비전통적인 석유 가스를 개발하는 기술 발전은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화석연료의 양을 다시 크게 늘리고 있습니다.
지금도 환경오염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보다 효율적으로 석유, 가스를 탐사, 개발 생산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은 계속 되고 있답니다.
* 참고문헌: 석유지질학(이용일 저), 한국석유공사 www.knoc.co.kr
Chart of oil price Source : NYMEX Crude Oil Price History page, www.fedprimer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