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체와 물체를 접합하는 물질 접착제. 접착제라면 응당 물체에 잘 밀착돼야 하고 접착 후 적당한 강도를 유지해야 하는데요. 특히 물건을 접착시킬 때는 서로 성질이 비슷할수록 잘 달라붙는다고 합니다. 이는 극성이 가까울수록 분자와 분자가 끌어당기는 힘이 커지기 때문인데요. 예를 들어 종이나 나무를 접착할 때는 쌀알을 으깬 풀을 사용하곤 하는 것과 같은 원리이죠. 나무와 종이, 쌀의 성분이 모두 셀룰로스라는 화합물로 이루어져 있어 서로 접착이 잘 된답니다.
▲ 다양한 접착제(출처: 엔하위키 미러 https://mirror.enha.kr/wiki/)
접착제에는 형태에 따라 크게 ‘반응성 접착제’와 ‘접착 테이프’가 있습니다. 접착제와 피접착물이 화학적으로 결합하거나 친화성을 가지고 서로 융합해 일체가 되는 형태가 이상적인 접착제라고 할 수 있는데요. 돌과 도자기류 등을 붙이는데 사용하는 에폭시수지 접착제나 순간 접착제로 사용되는 시아노아크릴산계 접착제가 친화성을 가지고 서로 융합해 일체화가 되는 대표적인 반응성 고분자 접착제라고 할 수 있답니다.
반면, 완전히 접착시키는 것이 아닌, 일시적으로 접착해 두려고 할 때 사용하는 접착 테이프는 성질이 비슷한 것끼리 달라붙는 형질이 있으나 분자구조가 다른 것은 친화성이 없어 붙어있기 어렵다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랍니다.
대표적으로 셀로판과 같은 얇은 비닐의 한 면에 왁스를 바르고 다른 면에는 천연고무를 바른 비닐 테이프가 있지요. 테이프는 왁스를 바른 면을 밖으로 하여 둥글게 말아서 판매되고 있는데요. 고무를 바른 면과 왁스를 바른 면 사이에는 친화성이 없어서 사용할 때 쉽게 떼어낼 수 있답니다. 접착제에는 고무왁스 외에도 가소제나 폴리비닐부티랄 등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여러 가지 목적에 따라 다양한 형태와 재질의 접착제가 출시되고 있지만, 현재까지도 충분하게 접착되지 않는 물질이 있습니다. 한화케미칼 블로그 친구들에게도 익숙한 ‘폴리에틸렌’이나 ‘폴리프로필렌’이 바로 그러한 물질들입니다. 이들은 탄소와 수소만으로 이뤄져 있어서 다른 물질에 대한 친화성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답니다. 이들 플라스틱들은 아직까지도 적당한 접착제가 없어 접착하는 부분을 가열해 플라스틱 자신을 용융 접착하는 방식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 EVA 결정(출처: 한화케미칼)
‘폴리에틸렌’과 ‘폴리프로필렌’과는 다르게 플라스틱제 접착제로 애용되는 물질이 있습니다. 바로 EVA(ETHYLENE VINYL ACETATE:에틸렌초산비닐)입니다. 1960년 미국의 Dupont사에서 엘박스라는 상품명으로 생산된 것이 그 시초라고 알려진 EVA는 중합도와 초산비닐 함유량에 따라 물질의 성질이 달라진답니다.
예를 들어 분자량이 커질수록 EVA는 강인성과 가소성 내충격성이 향상되지만 반면 성형성이나 표면광택은 현저히 떨어집니다. 이렇게 초산비닐함량이 적은 EVA는 필름이나 라미네이트, 발포제품, 중포장용 부대 등으로 사용됩니다.
▲ 글루건(출처: http://ko.wikipedia.org/wiki/)
반면 초산비닐 함량이 증가하면 할수록 밀도와 고무탄성, 유연성이 높아지면서 가격도 높아지고 높은 기술력이 요구되는데요. 이런 제품들은 주로 코팅, 태양전지의 시트 제작용, HMA(Hot Melt Adhesive: 핫 멜트형 접착제)라는 포장·목공용 접착제의 원료로 사용됩니다.
‘핫 멜트형 접착제’란?
열을 가해 용해시켜 유동상으로 도포하여 접합하는 접합체의 일종. 도포 접합한 후 굳기까지의 시간이 매우 짧은 편이랍니다. 안전하고 사용이 편리해 포장과 제본, 제화, 목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EVA 접착제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정성’이 아닐까 싶은데요. 무독성의 EVA는 우리 생활 곳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만큼 인체에 안정성이 검증된 착한 플라스틱이랍니다. 피부에 닿지 않게 조심해서 사용하는 플라스틱 접착제도 있지만 뛰어난 접착력을 지니면서 사용할 때 걱정 없는 EVA 접착제는 생활에서, 산업체에서 정말 유용한 접착제가 아닐까 싶습니다.
▲ 사우디아라비아 한화케미칼 공장 ▲ EVA 필름
한화케미칼은 접착제의 원료가 되는 초산비닐 함량이 높은 EVA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한화케미칼처럼 초산비닐 함량이 40%이상 포함된 고함량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업체는 전 세계적으로 미국의 듀폰과 일본의 토소 등 6곳에 불과하답니다.
또한 한화케미칼의 EVA는 세계적으로 높은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데요. 2009년과 2011년에는 각각 코팅용 EVA와 태양전지 EVA가 지식경제부로부터 ‘세계 일류상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답니다. 한화케미칼의 EVA는 우리나라 석유화학 분야가 국내를 넘어 세계로 도약할 수 있는 ‘프리미엄’과 ‘고부가가치’라는 키워드를 모두 지니고 있는 분야라고 할 수 있지요. 착한 플라스틱 EVA와 세상의 가치를 넓히는 기업, 한화케미칼의 만남은 정말 우연이 아닌 것 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