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가 우수성과 100선에 오른 한화케미칼 이성우 수석연구원을 대전 연구소에서 직접 만나봤습니다.
화요일의 수상 사진은 매우 경직되어 계셨는데 역시 익숙한 환경에 있으셔서 그런지 훨씬 자연스럽죠?^^ 인상이 너무 좋으신 이성우 수석연구원, 후배들에게도 인기만점입니다. 신입사원인 최태양 연구원에게는 “좋은 말씀도 많이 해주시는 성격도 짱!!이신 부장님”, 그리고 6년 차 박현구 주임연구원에게는 “업무에 있어서는 열정적이며 꼼꼼하신, 대외적으로는 화끈하면서 인자하신 분” 이라네요. 후배들의 무한 칭찬과 무한 신뢰의 대상, 이성우 수석연구원을 지금부터 밀착 취재합니다!
Q. 먼저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반갑습니다^^ 저는 대전연구소 유화제품연구센터에 근무하는 이성우입니다. 한화케미칼에는 1990년 입사했고 주로 폴리에틸렌 관련 제품 개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현재는 전자기기 전선에 사용되는 친환경 난연 컴파운드 개발과 염소유도체 중 하나인 고부가가치 에틸렌아민 제조기술 개발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친환경 난연 컴파운드라… 친환경은 알겠는데, 난연 컴파운드는 뭔가요?
A. 난연이란, 불에 잘 타지 않는 것으로, 즉 열에 강한 것을 말합니다. 난연 컴파운드는 예를 들어 컴퓨터 전선을 보면 도체를 감싸고 있는 피복이 있잖아요. 그 피복을 만드는데 난연제를 사용하는데, 제가 담당하는 제품은 그 중 친환경적이면서도 열에도 강한 제품입니다.
Q. 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전선이라고 생각하면 쉽겠네요. 이번에 우수성과 100선에 뽑히셨는데, 담당하시는 연구 관련 성과로 수상하셨나요? 내용 소개 부탁 드려요^^
A. 우수성과 100선은 국가 R&D 지원사업으로 개발된 기술 중에서 성과가 우수한 과제를 선정하여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서 시상하는 제도입니다. 저희는 지식경제부의 지원을 받아 수행한 “가공성/기계적 물성이 우수한 전선용 선형 저밀도 폴리에틸렌 개발” 연구로 분자량분포가 넓은 LLDPE 제조 기술을 개발하여 우수 성과로 선정되었습니다.
▲ 2011년도 R&D의 얼굴들- 이성우부장님은 어디에??
Q. 한화케미칼에는 어떤 의미가 있는 수상인가요?
A. 전선용 제품분야는 한화케미칼의 핵심 고부가가치 사업분야중의 하나입니다. 이번 과제를 통해 분자량분포가 넓은 전선용 LLDPE 제품을 개발하여 상업화 함으로써 한화케미칼이 Global Top 3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다고 생각합니다.
Q. 이런 성과를 얻기까지 많은 노력이 따랐을 것 같은데요, 성공적인 연구과제 수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보시나요?
A.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섬세함이라고 생각합니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섬세함 부족으로 개발이 지연되거나 아예 실패로 돌아가는 경우도 종종 보아 왔습니다. 가능한 모든 경우의 수를 고려하고 계획을 세우고 실행 전후에 꼼꼼하게 되짚어보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험을 한가지 이야기하면 필름제품을 개발 했는데 봄, 여름에 걸쳐 연구소에서 실험을하고 가을에 제품을 출시했는데 날씨가 추워지면서 첨가제가 표면으로 이행되어 클레임이 발생하였습니다. 나중에 밝혀졌지만 사용한 첨가제중의 하나가 특성상 저온에서의 이행성이 큰 것이 문제였습니다. 만약에 좀 더 세심하게 사용된 첨가제들의 특성을 파악했더라면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Q. 연구개발직은 섬세함이 요구되는 만큼 결과를 얻기까지 오랜 시간 참을성도 필요한 직업인 것 같네요. 그렇다면, 연구원이라는 직업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일까요?
A. 글쎄요. 연구원이라는 직업의 장단점이 여러 가지 있겠지만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하면 무엇보다도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도전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리고 연구원으로서 가장 보람되고 기뻤던 순간은 역시 좋은 연구 결과가 나왔을 때인 것 같습니다. 제가 한 제품에 대한 연구를 하고 2001년에 첫 번째 시험 생산을 시도했는데 공정이 불안정해 시생산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갔던 적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포기하지 않고 몇 일 밤을 새워가며 가슴 졸이며 지켜보다 성공을 확신했던 순간, 그 때가 가장 기뻤던 순간으로 기억됩니다. 이 제품은 현재 상업화되었고 10년째 연간 1만5천 톤 이상 판매되는 스테디셀러가 되었답니다^^
▲ 바로 이 제품이지요
Q. 우와, 정말 뿌듯하시겠어요. 그런데 한편으로는 굉장히 많이 힘드셨을 것 같아요. 일을 하는 과정도 중요하지만, 업무에 대한 스트레스도 이만 저만이 아닐 텐데 보통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시나요?
A. 제 취미가 공을 가지고 즐길 수 있는 탁구, 테니스, 골프, 볼링 등의 각종 스포츠입니다. 보통 운동을 많이 하구요, 또 클래식 기타를 연주하는 것이 특기랍니다 ^^ 가끔 연주를 하기도 하지요.
Q. 과학 뿐만 아니라 예체능 등 여러 방면에 재주가 많으신 것 같아요 ^^ 연구원이 되지 않았다면 지금쯤 무얼 하고 계셨을까요?
A. 제가 클래식기타를 좋아해서 대학 시절에 한국 클래식기타 콩쿨에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입상은 못했고 예선통과는 했었습니다. 아마도 연구원이 되지 않았다면 음악공부를 좀 더 했을 것 같고 기타리스트(?) 또는 음악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지 않을까요?*^^*
Q. 부장님 대학 시절에 콩쿨 입상 하셨으면 하마터면 여기서 못 뵐 뻔 했네요 ^^ 한화케미칼에는 잘된 일이네요~ (웃음) 연구하시면서 이번에 좋은 결과 얻으셨어요. 더 이루고 싶으신 꿈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A. 폴리올레핀 제조용 촉매중에 Zigler-Natta촉매가 있는데 이는 독일의 Karl Ziegler 교수와 이태리의 화학자인 Giulio Natta 이름에서 유래한 촉매입니다. 저도 제 이름을 딴 기술 또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꿈입니다.
Q. 이름을 딴 기술 또는 제품이라… 과학자로서는 최고 영광이죠~ 그렇다면 20년 후 부장님이 그리시는 본인의 모습은?
A. 고향이 시골이라서 지금도 항상 시골생활을 동경하고 있습니다. 여건이 된다면 한적한 교외에 텃밭이 딸린 집을 장만하고 전원생활을 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외모와 관련해서는 거추장스러운 것을 싫어해서 대학시절 이후 머리를 길게 길러 보지 못했는데 그때쯤 되면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머리와 수염을 아주 길게 길러 보고 싶음 마음도 있답니다 ^^
Q. 긴머리와 수염이라, 많은 남자분들의 로망인 것 같아요. 은근히 잘 어울리실 것 같은데요? ㅎㅎ 마지막으로, 후배들 또는 과학자를 꿈꾸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면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항상 초심을 간직하고 생활하시기 바랍니다. 열정과 패기로 무장된 입사 초년 시절의 마음가짐이라면 그 어떤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사생활을 하면서 항상 여유를 가지고 즐겁게 생활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나만의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을 하나쯤은 가지고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운동이든, 음악이든……
▲ 보너스사진: 상패를 들고 있는 이성우 수석연구원입니다.
여러분 연구개발 어렵지 않~아~요~
끈기를 가지고 절대 포기하지 않으면 돼요~
끈기를 가지고 절대 포기하지 않으면 돼요~